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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 발표 "홍콩처럼 키운다"

Bonjour Kwon 2018. 4. 17. 08:49

2018.04.16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2025년 기본 체계 구축, 2035년까지 세계 최고 사업 환경 건설…개혁개방 의지 과시, 새 성장동력 창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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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하이난 . 하아커우 전경. /하이난(중국)=진상현 특파원 jisa

 

중국이 '중국의 하와이'로 불리는 하이난(海南)성을 홍콩이나 싱가포르 못지 않은 자유무역항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자유무역항 건설을 통해 중국의 개혁 개방 의지를 다시한번 대내외에 과시하고, 개혁 개방 40주년을 맞은 중국 경제에 새로운 성장 엔진을 만들어낸다는 복안이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은 14일 공동 발표한 '하이난 개혁개방 전면 심화를 지지하는 지도의견'(이하 지도의견)에서 2025년까지 하이난성에 기본적으로 자유무역항 체제를 구축하고, 2035년까지 세계 앞자리 수준의 사업 환경을 만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하이난성 자유무역항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투자펀드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앞서 지난 13일 하이난 경제특구 건설 30주년 기념식(이하 기념식)에 참석해 공산당 중앙위가 하이난성을 시범 자유무역지대(FTZ)로 만들어 점차적이고 착실하게 중국 특색 자유무역항으로 건설하는 방안을 지원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하이난 자유무역항이 세계에서 가장 개방된 경제지대로서 무역·투자에 있어 전반적인 특혜정책에 힘입어 싱가포르, 홍콩처럼 번영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보도했다.

 

자유무역항은 기존의 자유무역지구 보다 상품과 인력, 자본, 투자 등 경제 각 부문에서 한단계 더 자유로운 경제권을 의미한다. 시 주석은 지난해 10월 열린 중국 공산당 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업무보고에서 이를 처음 언급했고, 지난 10일 하이난에서 열린 보아오포럼 개막 연설에서도 재차 건설 의지를 밝혔다.

 

면적이 3만4000㎢인 하이난은 중국의 최남단 섬이자, 대만을 제외하면 중국에서 가장 면적이 큰 섬이다. 기후가 따뜻해 '동양의 하와이' '중국의 하와이'로 불리고 있다. 개혁개방 초기인 1988년 중국 최대 특별경제구역으로 지정됐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특구 지정 이후 개발과 관련한 각종 부패 사건이 끊이지 않았고, 1992년까지 주택 가격이 3배로 뛰어오르는 등 부동산 투기 광풍이 휩쓸었다. 결국 1993년 모든 개발 계획에 대한 지원이 철회됐다. 중국 정부는 2009년 하이난을 국제적인 관광 지역으로 개발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다시 내놨지만 카지노 허용 등 획기적인 조치들은 실현되지 않았다. 하이난이 지난 5년간 유치한 외국인 투자액은 100억 달러(약 10조6800억원)에도 못 미쳤다. 중국 전체 투자 유치액의 1.5% 수준이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 역시 중국 평균에 못 미친다. 지난해 성장률은 31개 성 중 22위에 머물렀다.

 

중국은 하이난 자유무역항 개발을 통해 중국의 개혁개방 열기를 이어가고 새로운 성장 동력도 만들어낼 계획이다. 시 주석은 13일 기념식에서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은 당 중앙이 국제·국내 발전의 전반적인 정세에 착안해 심도 있게 연구하고, 종합적으로 고려해 과학적인 계획에 따라 내린 중대한 결정"이라며 "이는 중국의 대외 개방 확대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이난 경제특구는 초심을 잊지 말고, 사명을 마음에 새겨 계속해서 개혁 개방의 중요한 창구이자 실험 플랫폼이 돼야 한다"면서 "또 개혁 개방의 개척자이자 착실한 일꾼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 입장에서도 그동안 기대에 못미쳤던 하이난을 중국의 새로운 개혁개방 일번지로 만들어낼 경우 경제 부문에서도 중국 경제를 일으킨 개혁개방의 총설계자로 불리는 덩샤오핑 못지 않은 명성을 얻을 기회를 잡게 된다. 중화권 정론지로 통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덩샤오핑은 31년 전 '우리가 하이난을 잘 개발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말했다"면서 "덩이 실패한 바로 그곳에서 시 주석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지켜볼 차례"이라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