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다시 주목받는 태국 건설시장.한국건설 '해외 개척 발원지'… 인프라 개발에 250억달러 투입

Bonjour Kwon 2018. 5. 30. 14:33

 다시 주목받는 태국 건설시장

한국건설 '해외 개척 발원지'… 인프라 개발에 250억달러 투입

태국은 우리나라 해외건설의 발원지다. 지난 1965년 현대건설이 시공권을 따낸 태국의 파타니∼나라티왓 간 도로공사를 시작으로 국내 업체들의 해외건설시장 진출이 본격화됐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해외건설 역사를 논할 때 태국은 항상 등장하는 나라다.

국내 건설사들은 태국에서 꾸준히 수주실적을 올렸다. 지금까지 태국에서만 총 201건, 131억달러를 확보했다. 수주 누계금액 기준 태국의 우리나라 해외건설 점유율은 세계 17위, 아시아 7위 규모다.


그러나 최근 수주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 2014년과 2015년에는 각각 4억달러와 3억달러에 머물렀고, 작년에는 이보다 훨씬 적은 8000만달러에 그쳤다. 이 같은 감소 추세는 현지업체의 기술 및 가격경쟁력 상승, 외국업체 진출 확대 등과 함께 태국의 경기위축 심리가 건설업 전반에 영향을 미쳐 발주량이 크게 줄었다는 점에서 그 배경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태국 건설시장이 다시 꿈틀거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 정부가 올해 말 정권이양을 위한 총선을 앞두고 경제성장을 최대 현안으로 인식하면서 다양한 인프라사업 발주와 민간투자 활성화를 서두르고 있다. 아울러 작년 아세안경제공동체(AEC)의 출범을 계기로 지리적 장점을 활용한 ‘아세안 물류허브’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태국 정부는 인프라사업 활성화를 위해 ‘17년 교통인프라 개발계획’을 세웠다. 여기에 총 250억달러를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도로 및 메트로 사업 추진을 위해 이미 15억달러 규모의 재원을 확보했다. 이 가운데 9억달러는 라마 3세 도로, 다오카농 고속도로, 서부외곽 순환도로 등에 배정할 예정이다. 이 밖에 램차방 항구 개발과 카투∼빠통 연결 고속도로 등도 추진할 계획이며, N2 구간 연결 북부고속도로 프로젝트는 내각승인을 앞두고 있다.

발전사업에도 적극적이다. 2015년 발표한 전력개발계획(Power Development Plan 2015)에는 오는 2035년까지 총 31개의 발전소를 신설해 현 3만7612MW 규모의 발전설비 용량을 7만MW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따라 태국 정부는 2019년까지 복합 화력발전소 6기(5978MW)를 비롯해 석탄화력발전소 3기(1940MW), 열병합발전소(3618MW) 등 발전설비를 확충한다는 복안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정책에 힘입어 ‘동부경제회랑(EEC)’ 개발사업도 본궤도에 진입할 전망이다. 태국 정부는 태국의 탈중진국 전략 중 하나로 EEC를 설립했으며, 앞으로 5년간 총 430억달러 규모의 투자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올 상반기 안으로 EEC 법 발효를 통해 민간주도 투자 및 개발, 장기 토지임차 허용(50년+49년), EEC 특별기금 조성, 특별 민관 파트너십(Special PPP), 세제 및 비과세 혜택 등의 인센티브를 도입해 민간 투자자의 참여를 유도할 방침이다. 아울러 민간 투자 극대화를 위해 최장 15년간 기업소득세 면제와 개인소득세 제한(최대 17%) 등의 추가혜택 제공도 검토하고 있다.

태국은 다른 개발도상국과 달리 정부가 사업재원을 직접 조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프로젝트의 추진이 안정적이다. 다만, 정치적 리스크가 사업 추진의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있다.

 


하지만 이 점도 그리 크게 걱정할 부분은 아니다. 외국인 투자유치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국내 건설사들이 다양한 전략(특성화한 마케팅 전략, 현지 업체와 전략적 제휴, 현실 가능한 금융조달 등)을 바탕으로 수주 노력을 기울인다면 태국에서도 건설한류의 물결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건설협회 지역1실 김태완 아시아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