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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대우, 해외 식량 사업 속도낸다.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 인수 옥수수·밀 등 유통 교두보 확보

Bonjour Kwon 2019. 2. 14. 07:54

2019.02.13

 

최정우 회장 개혁과제 박차

 

김영상 포스코대우 사장(오른쪽)이 유리 부드닉 오렉심그룹 회장과 지분인수 계약식 체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포스코대우]

포스코대우가 세계 최대 곡창지대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터미널을 인수하며 글로벌 식량·유통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곡물 터미널 인수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100대 개혁과제 중 하나로 발표한 식량 사업 육성 방안의 일환으로 추진된 것으로 국가 식량안보 측면에서도 기여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대우는 13일 우크라이나 물류기업인 오렉심그룹이 보유한 곡물 수출 터미널 지분 75%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 최초로 해외의 곡물 수출 터미널 운영권을 갖게 되면서 식량 사업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해 지난 12일(현지시간) 김영상 포스코대우 사장과 유리 부드닉 오렉심그룹 회장은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지분 양수도 계약 체결식을 했다.

 

수출 터미널은 곡물을 선적하기 전에 저장하는 일종의 창고다. 수출 터미널이 있으면 가격이 낮을 때 곡물을 비축했다가 수요가 급증할 때 선적하는 등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다. 이번 계약으로 포스코대우는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되는 곡물의 수매·검사·저장·선적에 이르는 과정을 조절하며 재고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오렉심그룹은 하역업 2개사, 물류업 2개사를 운영하고 있는 현지 유력 종합물류회사다. 우크라이나에서 해바라기씨유 수출 1위 기업이다.

 

특히 이번에 운영권을 확보하게 된 터미널은 우크라이나 남부 흑해 최대 수출항 중 하나인 미콜라이프 항에 위치하고 있으며 올해 7월 준공되면 연간 250만t 규모를 출하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식량 생산량이 2007년 4000만t에서 2017년 7700만t으로 10년 사이 약 2배, 수출량은 같은 기간 850만t에서 4300만t으로 약 5배 증가한 신흥 수출 강국이다. 우크라이나는 옥수수와 밀 수출에서 각각 세계 4위와 6위를 기록하고 있다. 2027년 약 7500만t의 곡물을 수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 주요 곡창지대 중 하나다. 특히 전체 곡물 중 약 90%가 흑해 항만을 통해 수출되고 있으며 이 중 최대 물량인 22.3%가 미콜라이프 항에서 수출되고 있다.

 

미국 카길과 스위스 글렌코어 등 글로벌 곡물 메이저 기업들 외에도 중국 중량집단유한공사(COFCO), 일본 종합상사인 스미토모 등도 최근 우크라이나에 진출했다. 최근 몇 년간 비유전자변형(Non-GMO) 곡물에 대한 선호와 물류 효율성 등을 감안해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아시아 수출이 확대되는 추세다. 이에 우크라이나 정부도 노후 저장시설 개선과 곡물 전용 수출 터미널 개발을 적극 추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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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측은 이번 우크라이나 곡물 터미널 운영권 인수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세계적인 식량 파동에 대한 대응과 함께 국내 식량 수급 안정화 등 '국가 식량안보'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설명하고 있다.

 

현재 쌀을 제외한 국내 식량 자급률은 10% 미만으로 대부분 곡물 수급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옥수수와 밀의 자급량은 1%대로, 2017년 기준으로 옥수수 약 1000만t, 밀은 약 500만t을 수입했으며 기후변화나 작황 문제 등에 따라 심각한 수급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는 상황이다.

 

포스코 측은 "국내 민간 기업의 해외 수출 터미널 운영권 확보는 글로벌 곡물 트레이더로서의 역량 강화를 뛰어넘어 국내 식량안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곡물 터미널 인수로 최정우 회장이 취임 후 발표한 100대 개혁과제인 식량 사업 육성 방안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포스코대우는 2020년까지 곡물 1000만t 처리 체제를 구축해 글로벌 곡물 트레이더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강두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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