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02
탈원전 직격탄…발전사 올해 실적 더 암울
정부의 탈원전·탈석탄 정책 드라이브로 발전회사의 적자폭이 커지면서 결국 비상경영을 선포하는 곳까지 나타났다. 2일 한국남동발전은 최근 경남 진주시 한국남동발전 본사에서 2021년도 비상경영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남동발전은 이 회의에서 노사 합동으로 비상경영 자구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남동발전은 지난해 139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전력공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남동발전을 비롯한 발전 자회사 5곳은 지난해 총 361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남동발전 측은 "한전에 전기를 판매할 때 제대로 된 원가 보상을 받지 못한 구조가 적자의 원인"이라면서 "지난해 매출 원가 단가가 1kwh당 87.4원이었는데 실제 전기 판매 단가는 1kwh당 81.2원으로 오히려 더 낮았다"고 하소연했다.
정부의 에너지 전환으로 인해 생겨난 원가 상승 비용 부담을 발전공기업들이 지게 되면서 적자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발전사 적자는 단순히 한국남동발전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전력공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발전 자회사 5곳은 지난해 총 3610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발전사별 당기순손실 규모는 남동발전이 139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서부발전 1090억원, 한국동서발전 654억원, 한국중부발전과 한국남부발전은 각각 299억원, 176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 악화는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른 석탄발전 감축 정책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연료 원가가 낮은 석탄발전소 가동이 줄어들면서 기존 발전기의 전력 판매와 수익은 줄어드는 반면, 신재생 발전 설비 투자는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 정부 들어 발전 자회사들 실적은 눈에 띄게 하락하는 추세다.
5개 발전 자회사는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2017년 6623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다음 해인 2018년에는 182억원 적자 전환한 후 2019년 181억원, 2020년 3610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로 적자폭을 키웠다.
올해 실적 전망은 더 어둡다. 발전 자회사 5곳은 올해 총 1조3000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공동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상태다.
정부도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다. 최근 발전 공기업들 적자를 보전해주려다가 환경단체들에서 거센 저항을 받았다. 정부는 최근 화력발전사들이 지원금을 조금 더 받는 방향으로 정산조정계수를 소폭 수정했는데 환경단체에서 적자를 국민에게 떠넘기는 처사라며 거센 비판을 받았다. 기후솔루션 측은 "전력거래소가 소급적용까지 하며 발전사들에 추가 보상해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면서 "이는 석탄발전원에 대한 특혜이며 반시장적 조치"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발전사는 한계상황이라는 입장이다. 남동발전은 기획관리본부장을 단장으로 수익 창출 등 4개 핵심 분야 반장으로 구성된 비상경영추진단을 운영한다. 또 적자의 구조적 원인인 전력거래제도 개선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전력거래제도 개선을 포함한 극한의 자구 노력과 원가 절감으로 적자 위기를 극복해 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오찬종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탈원전 직격탄…발전사 올해 실적 더 암울
정부의 탈원전·탈석탄 정책 드라이브로 발전회사의 적자폭이 커지면서 결국 비상경영을 선포하는 곳까지 나타났다. 2일 한국남동발전은 최근 경남 진주시 한국남동발전 본사에서 2021년도 비상경영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남동발전은 이 회의에서 노사 합동으로 비상경영 자구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남동발전은 지난해 139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전력공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남동발전을 비롯한 발전 자회사 5곳은 지난해 총 361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남동발전 측은 "한전에 전기를 판매할 때 제대로 된 원가 보상을 받지 못한 구조가 적자의 원인"이라면서 "지난해 매출 원가 단가가 1kwh당 87.4원이었는데 실제 전기 판매 단가는 1kwh당 81.2원으로 오히려 더 낮았다"고 하소연했다.
정부의 에너지 전환으로 인해 생겨난 원가 상승 비용 부담을 발전공기업들이 지게 되면서 적자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발전사 적자는 단순히 한국남동발전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전력공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발전 자회사 5곳은 지난해 총 3610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발전사별 당기순손실 규모는 남동발전이 139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서부발전 1090억원, 한국동서발전 654억원, 한국중부발전과 한국남부발전은 각각 299억원, 176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 악화는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른 석탄발전 감축 정책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연료 원가가 낮은 석탄발전소 가동이 줄어들면서 기존 발전기의 전력 판매와 수익은 줄어드는 반면, 신재생 발전 설비 투자는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 정부 들어 발전 자회사들 실적은 눈에 띄게 하락하는 추세다.
5개 발전 자회사는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2017년 6623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다음 해인 2018년에는 182억원 적자 전환한 후 2019년 181억원, 2020년 3610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로 적자폭을 키웠다.
올해 실적 전망은 더 어둡다. 발전 자회사 5곳은 올해 총 1조3000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공동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상태다.
정부도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다. 최근 발전 공기업들 적자를 보전해주려다가 환경단체들에서 거센 저항을 받았다. 정부는 최근 화력발전사들이 지원금을 조금 더 받는 방향으로 정산조정계수를 소폭 수정했는데 환경단체에서 적자를 국민에게 떠넘기는 처사라며 거센 비판을 받았다. 기후솔루션 측은 "전력거래소가 소급적용까지 하며 발전사들에 추가 보상해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면서 "이는 석탄발전원에 대한 특혜이며 반시장적 조치"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발전사는 한계상황이라는 입장이다. 남동발전은 기획관리본부장을 단장으로 수익 창출 등 4개 핵심 분야 반장으로 구성된 비상경영추진단을 운영한다. 또 적자의 구조적 원인인 전력거래제도 개선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전력거래제도 개선을 포함한 극한의 자구 노력과 원가 절감으로 적자 위기를 극복해 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오찬종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