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리더십으로 두산중공업 부활 이끄는 박지원 회장
서창완 기자 승인 2021.07.02
박지원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회장.
[인사이트코리아=서창완 기자] 두산중공업이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박지원 회장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악화한 재무 구조 탓에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한 채권단으로부터 받았던 3조원 긴급 수혈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있다는 평가다.
원자력과 석탄발전 등 전통의 발전 기자재 강호였던 두산중공업은 가스터빈, 해상풍력터빈 등 신사업에서의 기대감이 크다. 변화하는 발전산업 환경에 대처가 늦었다는 평가도 있지만, 신사업에 꾸준히 투자해온 국내 유일의 발전 기업이기도 하다. 신사업 발전 기대감을 타고 주가도 올랐다. 재무구조 개선과 주가 상승에 힘입은 두산중공업이 사업 영역에서 성과를 낼 시점이 중요해졌다.
자구안 이행 성공적…재무구조 개선 마무리
박지원 회장은 2012년 두산중공업 부회장을 지낸 뒤 2016년 5월부터 두산중공업 회장을 맡고 있다. 2007년 결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된 이후로 최고경영자 직위를 사실상 14년째 유지하고 있다. 현재 두산중공업은 박지원 회장을 비롯해 정연인 사장과 박상현 부사장 등 3인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박지원 회장은 ㈜두산의 부회장도 맡고 있다. 두산 지분율은 4.94%로 형인 박정원(7.41%) 두산 회장 다음으로 보유 주식이 많다. 두산중공업에서만 14년째 최고경영자 직위를 유지한 데다 그룹 부회장직도 맡은 만큼 두산중공업의 위기로부터 자유롭기는 어렵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1분기 이전까지 연결 기준 7년(2014~2020년)째 당기순손실을 이어왔을 정도로 경영 사정이 좋지 않았다. 올해 1분기에 248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11분기 만에 순손실 기록을 깼을 정도다. 두산중공업은 별도 기준으로도 2018~2020년 3년 연속 연간 기준 당기순손실을 이어왔다.
두산중공업은 그동안 금융비용과 기타 영업외비용의 압박에 시달려왔다. 연결 기준 지난 2018~2020년 평균 금융 관련 손실이 5673억원이다. 기타영업외 손실은 4481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이 계속됐지만 영업이익은 나쁘지 않았다. 2018~2020년 중공업 부문을 비롯해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건설, 두산큐벡스 등 주요 사업을 합한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평균 7448억원을 기록할 정도였다.
2019년 9월 두산중공업 창원 본사에서 진행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최종조립 작업.두산중공업
중공업 부문인 원자로, 증기발생기, 발전기 등 발전 기자재 수익성을 알 수 있는 별도 기준 영업이익을 봐도 이익이 계속됐다. 두산중공업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2014년 2200억원, 2015년 2282억원, 2016년 2834억원, 2017년 2263억원, 2018년 1846억원, 2019년 877억원이었다. 지난해에만 영업손실 4731억원을 기록했을 뿐 판매 실적만 놓고 보면 대부분 이익을 냈다.
이런 지표는 두산중공업의 재무적 위기가 글로벌 발전시장의 악화보다는 두산건설로부터 비롯된 측면이 크다는 해석의 근거가 된다. 두산건설은 2011~2019년 9년 연속으로 순손실을 냈다. 누적 순손실이 2조8338억원이다.
이 기간 두산중공업이 두산건설에 수혈한 자금은 유상증자와 보일러 열교환기 사업 현물출자 등 직간접적 지원을 합쳐 약 2조원으로 알려져 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부채 증가로 인한 이자 비용 증가와 자회사인 두산건설의 지분법평가손실로 인해 당기순손실이 계속 발생해 왔다”며 “글로벌 발전시장 저성장 기조가 2017년부터 시작되면서 발전 기자재 사업 부문에서도 최근 어려움을 겪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어려움을 겪었지만 자구안 이행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유동성 위기로 3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마련하면서 자산 매각을 단행했다. 이중 2조원 안팎을 채권단에 상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에는 1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발표했다. 자금 지원 당시 이행 기간을 3년으로 설정했던 점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이른 시간에 재무 구조 개선을 마무리한 셈이다.
두산중공업은 재무 구조 개편으로 1분기 흑자를 거둔 것과 함께 중공업 부문 개별 사업도 회복 기조로 올라섰다.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손실 4731억원을 기록하면서 중공업 부문 사업 악화를 걱정했던 상황을 올해는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 547억 원을 거둔 두산중공업은 올해 2212억원의 영업이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라인업 다 갖춘’ 두산중공업 기대만큼 실적 낼까
두산중공업은 재무 구조 개선과 함께 원전 사업 부문 기대감을 타고 주가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난해 6월 4000원대이던 주가가 지난 6월 7일 3만2000원까지 올랐다. 시장에서는 지난 5월 말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양국이 원전 사업 공동 참여를 포함해 해외 원전시장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포함되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후 주가가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2만4000원대로 5월 주가 랠리가 시작되기 전과 비교하면 2배 수준이다. 두산중공업은 6월 28일 시가총액 기준 코스피 40위 기업에 올라 있다.
두산중공업은 국내 발전 기자재 부문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원전과 석탄화력, LNG 복합화력은 물론 풍력, 수소, 차세대 가스터빈과 소형모듈원전(SMR) 등 발전 부문의 모든 기자재 기술력을 갖췄거나 개발하고 있다.
일단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주가를 끌어올린 요소는 SMR이다. 두산중공업에 따르면 SMR은 기존 원전보다 안정성은 강화되고 초기 투자비용과 건설 기간을 줄일 수 있는 차세대 원전이다.
뉴스케일 소형모듈원전(SMR) 플랜트 가상 조감도(왼쪽)와 2019년 9월 두산중공업 창원 본사에서 진행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최종조립 작업.두산중공업
뉴스케일 소형모듈원전(SMR) 플랜트 가상 조감도.
현재 SMR 시제품 제작에 돌입한 개발사는 미국의 뉴스케일 한 곳이다. 뉴스케일 SMR 제조사는 BWXT와 두산중공업 단 두 곳뿐이다. 두산중공업은 2019년 뉴스케일에 4400만 달러(약 5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에 나서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한 바 있다. 뉴스케일 측은 SMR 기술이 단순히 기존 원전을 축소한 게 아니라 전혀 새로운 개념의 차세대 원전이라고 밝히고 있다. 기존 원전보다 3000배 안전하고, 그린수소를 개발하는 데도 중요한 기술이라는 설명이다.
가스터빈과 풍력터빈, 수소 부문도 기대되는 사업이다. 두산중공업은 사업 구조 개편이 늦었다는 평가도 받지만, 국내에서 유일하게 풍력터빈과 가스터빈 등 에너지 전환 부문에 투자를 계속했다는 점을 인정받고 있다. 박지원 회장은 이 과정에서 가스터빈과 풍력터빈을 두산중공업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점찍고 연구개발을 진행해 왔다.
가스터빈은 지난 2013년부터 준비했다. 박지원 회장은 가스터빈 원천 기술을 보유한 이탈리아 회사 안살도에네르기아 인수도 타진했으나 현지 여론의 반대에 성사시키지 못했다. 그럼에도 개발에 성공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은 세계에서 5번째로 시장 진출을 하게 됐다.
가스터빈 시장의 경우 교체할 때 모듈 전체를 갈아줘야 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제너럴일렉트릭(GE), 지멘스, 미쓰비시 등이 석권한 시장인데, 설치 시 저렴한 가격에 넘긴 뒤 교체·수리비를 비싸게 받는 식으로 영업할 만큼 기술력이 중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상풍력터빈도 손 놓지 않고 꾸준히 개발해 온 분야다. 그린뉴딜 정책으로 대규모 확대가 예상되는 해상풍력 분야에서 2019년 5월 국내 최초로 해상풍력 발전시스템에 대한 형식인증을 받았다. 해상풍력터빈 분야에서는 사실상 국내에서 유일하게 경쟁력을 갖춘 사업자로 평가받을 정도다. 두산중공업은 2025년에는 8MW 부유식 해상 풍력터빈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은 2019년 3분기 이후 6분기 만에 자사 홈페이지에 IR 자료를 게재했다. 자구안 이행 마무리 단계에서 경영 정상화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셈이다.
두산중공업은 IR 자료에서 올해 수주 목표치로 8조 6518억원을 제시했다. 지난해보다 50% 이상 늘어난 수치다. 1분기에만 1조3200억원을 수주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1% 증가했다. 올해 자체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5조8976억원, 2212억원으로 제시됐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쯤에는 주가나 매출액 측면에서 더 큰 발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SMR, 가스터빈 등 신사업에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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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브리핑] 흑자전환 두산중공업, 시장 자금 조달 속도…두달 새 2,500억 육박
올해 사모사채·장기CP로 자금 순조달 이어가
연간 2,000억 금융비용 부담에 현금흐름 발목
입력 2021.06.30
1분기 흑자전환한 두산중공업(034020)이 자금 조달을 늘리고 있습니다. 전날에도 단기자금시장을 찾아 210억 원 규모 1년 만기 기업어음(CP)을 발행했는데요. 2분기 들어서만 벌써 2,250억 원이 넘는 현금을 확보했습니다.
사업 특성상 운전자금 변동성이 크고 기존 차입금 만기가 돌아오면서 운영자금과 차환자금을 계속 조달하고 있습니다. 만기는 6개월~1년으로 3개월짜리 어음에 의존하던 작년보다 길어졌습니다. 자금시장의 유동성이 늘어나면서 어음 만기를 늘려 재무 안정성을 높이는 모습입니다.
같은날 120억 원 규모 사모사채도 발행했습니다. 만기는 1년 6개월, 금리는 4.3%입니다. 최근 아시아나항공도 4.1~4.9%대 사모사채를 발행한 것을 감안하면 악화된 재무상황과 신용등급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사채에 대한 투자 수요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두산인프라코어(042670) 보유 지분도 매각하면서 약 8,500억 원의 현금도 추가 유입될 전망입니다. 그러나 현금창출력이 떨어지면서 과도한 금융비용 부담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회사의 총차입금은 지난 1분기 별도 기준 5조3,133억 원에 이르는데요. 이에 따라 연간 약 2,000억 원에 달하는 금융비용을 지출하고 있습니다. R&D를 포함한 카펙스 비용도 비슷한 수준으로 잉여현금 창출이 쉽지 않은 구조지요.
대부분 단기자금에 의존하는 점도 부담입니다. 1분기 회사가 보유한 단기성차입금은 5조1,000억 원으로 △국책은행 등 은행차입금 4조3,000억 원 △회사채 900억 원 △기업어음·전단채 4,857억 원 △유동화 차입금 등 기타 2,590억 원 등입니다. 같은 기간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7,134억 원에 불과해 리파이낸싱 부담이 큰 상황이지요. 단기성 차입은 올해 상반기처럼 유동성이 넘쳐나는 시장에서는 금융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지만 추후 금리 상승이나 자금 경색 등 외부 충격이 발생할 시 변동성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회사는 두산인프라코어 보유 지분 매각으로 유입되는 현금으로 국책은행으로부터 빌린 차입금을 상환할 계획입니다. 물론 토지와 건물(장부가 2조6,000억 원), 매출채권 (1조5,000억 원), 관계사 투자지분(1조6,000억 원) 등 담보로 제공할 수 있는 자산도 남아 있어 당장 유동성 부담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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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에도 고군분투 두산重…3년전부터 美 SMR 공들였다
이유섭 기자
입력 2021/06/17
2019년 美뉴스케일 지분투자
글로벌 기자재시장 선점나서
최소 13억弗 이상 수주 전망
◆ SMR로 원전 재도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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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케일 소형모듈원자로(SMR) 플랜트 가상 조감도. [사진 제공 = 두산중공업]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수단으로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전(SMR)을 지목하고, 이어 지난달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이 해외 원전 시장 공동 진출에 협력하기로 합의하면서 탈원전 정책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두산중공업이 활력을 되찾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원자로 등 원전 핵심 설비 제작뿐 아니라 해체 사업까지 해온 세계적인 원전회사로, 특히 SMR 분야에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다만 사고위험이 크게 줄어드는 안전성이나, 설비용량이 작다 보니 발생하는 경제성 등 측면에서 소형 원자로 비즈니스에도 한계가 있다.
게다가 국내 업계는 최근 일부 변화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 방향이 바뀔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설계된 비즈니스모델이 원전 설비 관련 기술 수출이다. 하지만 원자력 설비 기술은 국가 안보와 연관돼 있기 때문에 자국 기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기업 혼자만의 힘으로 뚫을 수 없는 벽이 존재하는 분야인 것이다.
두산중공업은 2019년 국내 투자사 등과 함께 미국 원자력발전 전문기업인 뉴스케일(NuScale Power)에 4400만달러 규모 지분투자를 하면서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뉴스케일의 SMR 모델은 작년 8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설계인증 심사까지 마쳤다.
SMR 모델이 미국 NRC 설계인증 심사를 모두 통과한 건 뉴스케일이 처음이다. 이는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안전성과 신뢰성을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심사 통과에 쏟아부은 자금만 5억달러에 달한다.
뉴스케일은 미국은 물론 캐나다, 체코, 요르단 등 전 세계에서 SMR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SMR 관련 첫 수주는 발전사 UAMPS(Utah Associated Municipal Power Systems)가 미국 아이다호주에 추진 중인 프로젝트가 될 전망이다. 최대 924㎿ 규모인 이 프로젝트는 77㎿급 SMR 12기로 구성되며 2023년 건설에 착수해 2029년 중반께 1기가, 나머지 11기도 2030년 상업운전에 들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원전(APR) 대비 단위가격은 40~50% 더 비싸다.
당초 두산중공업은 뉴스케일을 통해 미국 및 글로벌 시장에 최소 13억달러 규모 주요 기자재를 공급할 예정이었는데, 사업 확대 분위기가 조성됨에 따라 수주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2030년까지 최소 5개 넘는 프로젝트가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데, 첫 수주 규모는 1500억~2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시장에선 보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풍력발전을 이용한 청정 '그린수소' 생산을 제주도에서 진행 중인데, 이와 관련해 SMR를 활용한 청정수소 생산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자력발전은 전력 생산 시 탄소 배출이 없어 청정수소 생산을 위한 전력 공급원으로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최근 유가 상승세는 원전 설비 사업에 긍정적"이라며 "또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등 온실가스 감축 측면에서 원전에 추가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산업계 움직임과 관련해 정부가 SMR에 보다 열린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연구개발(R&D) 및 기업의 기술 수출 등에 있어서만큼은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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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 원전수주 ‘청신호’에 상승마감
폴란드 원전 수주·두산인프라코어 매각 기대감에 4% 올라
두산중공업 창원 본사 [사진 두산중공업]
두산중공업 창원 본사 [사진 두산중공업]
두산중공업 주가가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매각 및 원전 수주 기대감에 다시 상승세를 보였다.
1일 두산중공업은 전일 대비 4.19% 오른 2만48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오전 한 때 2만5200원에 거래가 되기도 했다.
이날 주가 상승은 해외 원전사업 수주 가능성이 커진 데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작업이 3분기 내 마무리되는 데 따른 것이다.
두산중공업은 그룹차원의 구조조정과 사업다각화에 성공하며 1분기 영업이익 3421억원, 순이익 2481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또한 국내 대표 원전 수혜주답게 원전협력을 약속한 한미정상회담 등을 계기로 3만2000원(6월 7일)까지 급등했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던 두산중공업은 6월 30일 미국 웨스팅하우스사가 폴란드 원전 기본설계(FEED)를 수주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며 다시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웨스팅하우스 주력 원자로인 AP1000에 원전 주기기를 공급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두산중공업은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달 29일 개최한 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주전략회의에도 합류했다. 두코바니 원전은 1000~1200메가와트(㎿)급으로 지어지며 총 사업비는 8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경쟁자는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프랑스 EDF로 체코 당국이 중국과 러시아를 입찰에서 배제함에 따라 수주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 상태다.
이밖에 일부 투자자들은 두산인프라코어 사업부문 매각 역시 두산중공업에 호재라고 보고 있다. 두산중공업을 비롯한 두산그룹은 해당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차입금을 갚고 이자비용을 낮추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채인택 중앙일보 국제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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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도 ‘눈독’…탈원전에 판로 막힌 한수원·두산중공업의 구원투수
입력 2021-06-02
소형원전 ‘SMR’ 탄소 중립 시대 게임 체인저로 부상
대형 원전 대비 경제성·안전성 뛰어나
[비즈니스 포커스]
두산중공업이 핵심 기기를 공급하는 미국 뉴스케일의 소형모듈원전(SMR) 플랜트 가상 조감도 /두산중공업 제공
두산중공업이 핵심 기기를 공급하는 미국 뉴스케일의 소형모듈원전(SMR) 플랜트 가상 조감도 /두산중공업 제공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미국이 해외 원자력 발전소 시장 공동 진출에 합의하면서 소형 모듈 원전(SMR : Small Modular Reactor)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SMR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두산중공업이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차세대 원전이다.
정부는 2020년 12월 ‘제9차 원자력진흥위원회’에서 혁신형 SMR 개발을 공식화하고 2021년 예비 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기술 개발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SMR 분야에서 한·미 양국 간 협력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수원과 두산중공업의 해외 사업 진출과 수주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전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SMR은 게임 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러시아· 중국 등에서 71종 이상의 SMR이 개발되고 있다. 해외에선 미국 뉴스케일 원전이 기술성·사업성 측면에서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른 국가에서도 SMR 개발 움직임이 활발하다. 러시아는 세계 첫 부유식 해상 원전인 아카데믹 로모노소프를 운영하며 사우디아라비아·요르단·수단·필리핀 등에 부유식 해상 원전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은 항공기 제작 업체 롤스로이스가 잠수함 추진용 원자로를 제조한 경험을 활용해 2013년부터 SMR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사고 발생률, 대형 원전 1000분의 1 수준
SMR은 증기 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한 전기 출력 300MW 안팎의 소형 원전으로 공장 제작, 현장 조립이 가능해 차세대 원자력 발전으로 부각되고 있다.
대형 원전의 수출·건설은 정부 정책 변화, 수출국 간의 경쟁 심화, 신재생에너지 등 경쟁 에너지원의 급성장, 막대한 건설비와 과다한 용량 등으로 한계에 직면한 상황이다. SMR은 소형 원전이기 때문에 건설비용이 적게 들고 사고 발생률이 기존 원전의 1000분의 1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SMR은 소형이라는 특성을 이용해 전력망과 무관한 분산형 전원, 수소 생산, 해수 담수화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수급 불안정을 보완하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저렴한 건설비 등으로 투자 리스크가 적고 탄소 중립이라는 세계적 흐름과 맞물려 미국 바이든 정부의 에너지 정책, 빌 게이츠의 테라파워도 SMR인 ‘나트리움’ 개발에 뛰어드는 등 원자력 발전 분야의 세계적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국도 우수한 원전 기술을 기반으로 SMR 개발에 돌입했다. 한수원은 2012년 표준 설계 인가를 받은 SMR과 중소형 원전(SMART) 등 소형 원전 기술을 개량해 경제성과 안전성을 대폭 향상시킨 ‘혁신형 SMR’을 개발하고 있다.
한수원은 2028년까지 인허가를 획득한 후 2030년부터 원전 수출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2021 한국원자력연차대회에서 “세계 원자력계가 소형 원전에 주목하고 있다”며 “한국 원자력계도 혁신형 SMR 기술개발 사업화 로드맵을 조속히 정립하고 소형 원전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산중공업은 세계에서 SMR 제조 기술을 보유한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다. 전 세계가 SMR 개발에 뛰어들고 있지만 실제 시제품 제작에 돌입한 SMR 개발사는 미국 뉴스케일이 유일하며 뉴스케일의 SMR 관련 핵심 기기를 만드는 제조사는 두산중공업과 미국 BWXT 두 곳뿐이다.
뉴스케일은 2020년 8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SMR 설계 인증 심사를 처음으로 통과했다. NRC 설계 인증 심사 통과는 뉴스케일 SMR 모델의 안전성·신뢰성이 세계 원전 시장에서 공인된 것을 의미한다.
두산중공업은 2019년 뉴스케일에 약 500억원의 지분 투자를 통해 전략적 협력 관계를 강화했다. SMR은 두산중공업의 수소 사업과도 시너지를 낼 유인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두산중공업은 제주도에서 풍력 발전을 통해 그린 수소를 생산하고 있는데 수소 가스터빈 개발을 진행하며 SMR을 활용한 그린 수소 생산도 검토하고 있다.
그래픽=배자영 기자
원전 없는 탄소 중립 불가능…SMR이 대세
산업계에서는 정부 계획대로 2050년까지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주요국의 온실가스 감축 정책 등을 분석한 결과 한국이 다른 국가보다 탄소 중립 목표 달성 기간이 짧아 SMR 등 원자력 발전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탄소 중립을 선언한 국가들도 원전을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핵심 수단으로 활용하는 추세다.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 공약을 통해 원전을 청정 에너지 전환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고 SMR에 대한 3조6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미국은 운영 중인 원전의 수명도 연장하고 있다. NRC가 버지니아 주에 있는 서리(Surry) 원전 1·2호기의 20년 추가 수명 연장을 승인하기로 하면서 서리 원전의 수명은 기존 60년에서 80년으로 늘어났다.
중국은 제14차 5개년 계획에 2025년까지 원전 20기를 신규 건설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영국도 원전이 탄소 중립에 기여한다고 인정하고 SMR 건설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프랑스도 원전을 미래 국가 전력 공급의 핵심으로 삼고 관련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일본도 안정성이 확인된 원전을 탄소 중립 정책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유환인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정부가 2030 감축 목표 설정 시 급격한 탄소 감축을 지양하고 탄소 저감 시설 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며 “SMR 등 원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합리적인 탄소 중립 정책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존 대형 원전 사업 모델의 한계에 직면한 원전업계는 SMR에 주목하고 있다. SMR은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태양광·풍력 중심)의 간헐성을 보완하는 에너지 믹스 구축에 활용이 용이하고 신기후 체제에서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부합하는 에너지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력망 규모가 작은 개발도상국은 대형 원전 도입이 어려운 실정이고 선진국도 대용량 송전망 추가 건설에 따른 환경 파괴 논란을 피하기 위해 SMR 건설에 뛰어들고 있다. SMR은 대형 원전과 비교해 사업 추진에 필요한 파이낸싱에서도 유리하다.
원전업계는 SMR 시장 확대에 발맞춰 해외 원전 대비 경쟁력 있는 SMR을 적기에 사업화할 수 있다면 혁신형 SMR의 시장성은 충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원자력기구(NEA)에 따르면 2035년까지 SMR이 세계 각국의 신규 원전 수요의 약 9%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며 관련 시장 규모도 400조원대로 팽창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서창완 기자 승인 2021.07.02
박지원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회장.
[인사이트코리아=서창완 기자] 두산중공업이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박지원 회장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악화한 재무 구조 탓에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한 채권단으로부터 받았던 3조원 긴급 수혈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있다는 평가다.
원자력과 석탄발전 등 전통의 발전 기자재 강호였던 두산중공업은 가스터빈, 해상풍력터빈 등 신사업에서의 기대감이 크다. 변화하는 발전산업 환경에 대처가 늦었다는 평가도 있지만, 신사업에 꾸준히 투자해온 국내 유일의 발전 기업이기도 하다. 신사업 발전 기대감을 타고 주가도 올랐다. 재무구조 개선과 주가 상승에 힘입은 두산중공업이 사업 영역에서 성과를 낼 시점이 중요해졌다.
자구안 이행 성공적…재무구조 개선 마무리
박지원 회장은 2012년 두산중공업 부회장을 지낸 뒤 2016년 5월부터 두산중공업 회장을 맡고 있다. 2007년 결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된 이후로 최고경영자 직위를 사실상 14년째 유지하고 있다. 현재 두산중공업은 박지원 회장을 비롯해 정연인 사장과 박상현 부사장 등 3인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박지원 회장은 ㈜두산의 부회장도 맡고 있다. 두산 지분율은 4.94%로 형인 박정원(7.41%) 두산 회장 다음으로 보유 주식이 많다. 두산중공업에서만 14년째 최고경영자 직위를 유지한 데다 그룹 부회장직도 맡은 만큼 두산중공업의 위기로부터 자유롭기는 어렵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1분기 이전까지 연결 기준 7년(2014~2020년)째 당기순손실을 이어왔을 정도로 경영 사정이 좋지 않았다. 올해 1분기에 248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11분기 만에 순손실 기록을 깼을 정도다. 두산중공업은 별도 기준으로도 2018~2020년 3년 연속 연간 기준 당기순손실을 이어왔다.
두산중공업은 그동안 금융비용과 기타 영업외비용의 압박에 시달려왔다. 연결 기준 지난 2018~2020년 평균 금융 관련 손실이 5673억원이다. 기타영업외 손실은 4481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이 계속됐지만 영업이익은 나쁘지 않았다. 2018~2020년 중공업 부문을 비롯해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건설, 두산큐벡스 등 주요 사업을 합한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평균 7448억원을 기록할 정도였다.
2019년 9월 두산중공업 창원 본사에서 진행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최종조립 작업.두산중공업
중공업 부문인 원자로, 증기발생기, 발전기 등 발전 기자재 수익성을 알 수 있는 별도 기준 영업이익을 봐도 이익이 계속됐다. 두산중공업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2014년 2200억원, 2015년 2282억원, 2016년 2834억원, 2017년 2263억원, 2018년 1846억원, 2019년 877억원이었다. 지난해에만 영업손실 4731억원을 기록했을 뿐 판매 실적만 놓고 보면 대부분 이익을 냈다.
이런 지표는 두산중공업의 재무적 위기가 글로벌 발전시장의 악화보다는 두산건설로부터 비롯된 측면이 크다는 해석의 근거가 된다. 두산건설은 2011~2019년 9년 연속으로 순손실을 냈다. 누적 순손실이 2조8338억원이다.
이 기간 두산중공업이 두산건설에 수혈한 자금은 유상증자와 보일러 열교환기 사업 현물출자 등 직간접적 지원을 합쳐 약 2조원으로 알려져 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부채 증가로 인한 이자 비용 증가와 자회사인 두산건설의 지분법평가손실로 인해 당기순손실이 계속 발생해 왔다”며 “글로벌 발전시장 저성장 기조가 2017년부터 시작되면서 발전 기자재 사업 부문에서도 최근 어려움을 겪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어려움을 겪었지만 자구안 이행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유동성 위기로 3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마련하면서 자산 매각을 단행했다. 이중 2조원 안팎을 채권단에 상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에는 1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발표했다. 자금 지원 당시 이행 기간을 3년으로 설정했던 점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이른 시간에 재무 구조 개선을 마무리한 셈이다.
두산중공업은 재무 구조 개편으로 1분기 흑자를 거둔 것과 함께 중공업 부문 개별 사업도 회복 기조로 올라섰다.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손실 4731억원을 기록하면서 중공업 부문 사업 악화를 걱정했던 상황을 올해는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 547억 원을 거둔 두산중공업은 올해 2212억원의 영업이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라인업 다 갖춘’ 두산중공업 기대만큼 실적 낼까
두산중공업은 재무 구조 개선과 함께 원전 사업 부문 기대감을 타고 주가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난해 6월 4000원대이던 주가가 지난 6월 7일 3만2000원까지 올랐다. 시장에서는 지난 5월 말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양국이 원전 사업 공동 참여를 포함해 해외 원전시장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포함되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후 주가가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2만4000원대로 5월 주가 랠리가 시작되기 전과 비교하면 2배 수준이다. 두산중공업은 6월 28일 시가총액 기준 코스피 40위 기업에 올라 있다.
두산중공업은 국내 발전 기자재 부문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원전과 석탄화력, LNG 복합화력은 물론 풍력, 수소, 차세대 가스터빈과 소형모듈원전(SMR) 등 발전 부문의 모든 기자재 기술력을 갖췄거나 개발하고 있다.
일단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주가를 끌어올린 요소는 SMR이다. 두산중공업에 따르면 SMR은 기존 원전보다 안정성은 강화되고 초기 투자비용과 건설 기간을 줄일 수 있는 차세대 원전이다.
뉴스케일 소형모듈원전(SMR) 플랜트 가상 조감도(왼쪽)와 2019년 9월 두산중공업 창원 본사에서 진행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최종조립 작업.두산중공업
뉴스케일 소형모듈원전(SMR) 플랜트 가상 조감도.
현재 SMR 시제품 제작에 돌입한 개발사는 미국의 뉴스케일 한 곳이다. 뉴스케일 SMR 제조사는 BWXT와 두산중공업 단 두 곳뿐이다. 두산중공업은 2019년 뉴스케일에 4400만 달러(약 5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에 나서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한 바 있다. 뉴스케일 측은 SMR 기술이 단순히 기존 원전을 축소한 게 아니라 전혀 새로운 개념의 차세대 원전이라고 밝히고 있다. 기존 원전보다 3000배 안전하고, 그린수소를 개발하는 데도 중요한 기술이라는 설명이다.
가스터빈과 풍력터빈, 수소 부문도 기대되는 사업이다. 두산중공업은 사업 구조 개편이 늦었다는 평가도 받지만, 국내에서 유일하게 풍력터빈과 가스터빈 등 에너지 전환 부문에 투자를 계속했다는 점을 인정받고 있다. 박지원 회장은 이 과정에서 가스터빈과 풍력터빈을 두산중공업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점찍고 연구개발을 진행해 왔다.
가스터빈은 지난 2013년부터 준비했다. 박지원 회장은 가스터빈 원천 기술을 보유한 이탈리아 회사 안살도에네르기아 인수도 타진했으나 현지 여론의 반대에 성사시키지 못했다. 그럼에도 개발에 성공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은 세계에서 5번째로 시장 진출을 하게 됐다.
가스터빈 시장의 경우 교체할 때 모듈 전체를 갈아줘야 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제너럴일렉트릭(GE), 지멘스, 미쓰비시 등이 석권한 시장인데, 설치 시 저렴한 가격에 넘긴 뒤 교체·수리비를 비싸게 받는 식으로 영업할 만큼 기술력이 중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상풍력터빈도 손 놓지 않고 꾸준히 개발해 온 분야다. 그린뉴딜 정책으로 대규모 확대가 예상되는 해상풍력 분야에서 2019년 5월 국내 최초로 해상풍력 발전시스템에 대한 형식인증을 받았다. 해상풍력터빈 분야에서는 사실상 국내에서 유일하게 경쟁력을 갖춘 사업자로 평가받을 정도다. 두산중공업은 2025년에는 8MW 부유식 해상 풍력터빈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은 2019년 3분기 이후 6분기 만에 자사 홈페이지에 IR 자료를 게재했다. 자구안 이행 마무리 단계에서 경영 정상화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셈이다.
두산중공업은 IR 자료에서 올해 수주 목표치로 8조 6518억원을 제시했다. 지난해보다 50% 이상 늘어난 수치다. 1분기에만 1조3200억원을 수주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1% 증가했다. 올해 자체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5조8976억원, 2212억원으로 제시됐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쯤에는 주가나 매출액 측면에서 더 큰 발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SMR, 가스터빈 등 신사업에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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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브리핑] 흑자전환 두산중공업, 시장 자금 조달 속도…두달 새 2,500억 육박
올해 사모사채·장기CP로 자금 순조달 이어가
연간 2,000억 금융비용 부담에 현금흐름 발목
입력 2021.06.30
1분기 흑자전환한 두산중공업(034020)이 자금 조달을 늘리고 있습니다. 전날에도 단기자금시장을 찾아 210억 원 규모 1년 만기 기업어음(CP)을 발행했는데요. 2분기 들어서만 벌써 2,250억 원이 넘는 현금을 확보했습니다.
사업 특성상 운전자금 변동성이 크고 기존 차입금 만기가 돌아오면서 운영자금과 차환자금을 계속 조달하고 있습니다. 만기는 6개월~1년으로 3개월짜리 어음에 의존하던 작년보다 길어졌습니다. 자금시장의 유동성이 늘어나면서 어음 만기를 늘려 재무 안정성을 높이는 모습입니다.
같은날 120억 원 규모 사모사채도 발행했습니다. 만기는 1년 6개월, 금리는 4.3%입니다. 최근 아시아나항공도 4.1~4.9%대 사모사채를 발행한 것을 감안하면 악화된 재무상황과 신용등급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사채에 대한 투자 수요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두산인프라코어(042670) 보유 지분도 매각하면서 약 8,500억 원의 현금도 추가 유입될 전망입니다. 그러나 현금창출력이 떨어지면서 과도한 금융비용 부담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회사의 총차입금은 지난 1분기 별도 기준 5조3,133억 원에 이르는데요. 이에 따라 연간 약 2,000억 원에 달하는 금융비용을 지출하고 있습니다. R&D를 포함한 카펙스 비용도 비슷한 수준으로 잉여현금 창출이 쉽지 않은 구조지요.
대부분 단기자금에 의존하는 점도 부담입니다. 1분기 회사가 보유한 단기성차입금은 5조1,000억 원으로 △국책은행 등 은행차입금 4조3,000억 원 △회사채 900억 원 △기업어음·전단채 4,857억 원 △유동화 차입금 등 기타 2,590억 원 등입니다. 같은 기간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7,134억 원에 불과해 리파이낸싱 부담이 큰 상황이지요. 단기성 차입은 올해 상반기처럼 유동성이 넘쳐나는 시장에서는 금융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지만 추후 금리 상승이나 자금 경색 등 외부 충격이 발생할 시 변동성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회사는 두산인프라코어 보유 지분 매각으로 유입되는 현금으로 국책은행으로부터 빌린 차입금을 상환할 계획입니다. 물론 토지와 건물(장부가 2조6,000억 원), 매출채권 (1조5,000억 원), 관계사 투자지분(1조6,000억 원) 등 담보로 제공할 수 있는 자산도 남아 있어 당장 유동성 부담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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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에도 고군분투 두산重…3년전부터 美 SMR 공들였다
이유섭 기자
입력 2021/06/17
2019년 美뉴스케일 지분투자
글로벌 기자재시장 선점나서
최소 13억弗 이상 수주 전망
◆ SMR로 원전 재도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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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케일 소형모듈원자로(SMR) 플랜트 가상 조감도. [사진 제공 = 두산중공업]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수단으로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전(SMR)을 지목하고, 이어 지난달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이 해외 원전 시장 공동 진출에 협력하기로 합의하면서 탈원전 정책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두산중공업이 활력을 되찾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원자로 등 원전 핵심 설비 제작뿐 아니라 해체 사업까지 해온 세계적인 원전회사로, 특히 SMR 분야에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다만 사고위험이 크게 줄어드는 안전성이나, 설비용량이 작다 보니 발생하는 경제성 등 측면에서 소형 원자로 비즈니스에도 한계가 있다.
게다가 국내 업계는 최근 일부 변화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 방향이 바뀔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설계된 비즈니스모델이 원전 설비 관련 기술 수출이다. 하지만 원자력 설비 기술은 국가 안보와 연관돼 있기 때문에 자국 기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기업 혼자만의 힘으로 뚫을 수 없는 벽이 존재하는 분야인 것이다.
두산중공업은 2019년 국내 투자사 등과 함께 미국 원자력발전 전문기업인 뉴스케일(NuScale Power)에 4400만달러 규모 지분투자를 하면서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뉴스케일의 SMR 모델은 작년 8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설계인증 심사까지 마쳤다.
SMR 모델이 미국 NRC 설계인증 심사를 모두 통과한 건 뉴스케일이 처음이다. 이는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안전성과 신뢰성을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심사 통과에 쏟아부은 자금만 5억달러에 달한다.
뉴스케일은 미국은 물론 캐나다, 체코, 요르단 등 전 세계에서 SMR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SMR 관련 첫 수주는 발전사 UAMPS(Utah Associated Municipal Power Systems)가 미국 아이다호주에 추진 중인 프로젝트가 될 전망이다. 최대 924㎿ 규모인 이 프로젝트는 77㎿급 SMR 12기로 구성되며 2023년 건설에 착수해 2029년 중반께 1기가, 나머지 11기도 2030년 상업운전에 들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원전(APR) 대비 단위가격은 40~50% 더 비싸다.
당초 두산중공업은 뉴스케일을 통해 미국 및 글로벌 시장에 최소 13억달러 규모 주요 기자재를 공급할 예정이었는데, 사업 확대 분위기가 조성됨에 따라 수주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2030년까지 최소 5개 넘는 프로젝트가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데, 첫 수주 규모는 1500억~2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시장에선 보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풍력발전을 이용한 청정 '그린수소' 생산을 제주도에서 진행 중인데, 이와 관련해 SMR를 활용한 청정수소 생산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자력발전은 전력 생산 시 탄소 배출이 없어 청정수소 생산을 위한 전력 공급원으로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최근 유가 상승세는 원전 설비 사업에 긍정적"이라며 "또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등 온실가스 감축 측면에서 원전에 추가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산업계 움직임과 관련해 정부가 SMR에 보다 열린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연구개발(R&D) 및 기업의 기술 수출 등에 있어서만큼은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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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 원전수주 ‘청신호’에 상승마감
폴란드 원전 수주·두산인프라코어 매각 기대감에 4% 올라
두산중공업 창원 본사 [사진 두산중공업]
두산중공업 창원 본사 [사진 두산중공업]
두산중공업 주가가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매각 및 원전 수주 기대감에 다시 상승세를 보였다.
1일 두산중공업은 전일 대비 4.19% 오른 2만48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오전 한 때 2만5200원에 거래가 되기도 했다.
이날 주가 상승은 해외 원전사업 수주 가능성이 커진 데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작업이 3분기 내 마무리되는 데 따른 것이다.
두산중공업은 그룹차원의 구조조정과 사업다각화에 성공하며 1분기 영업이익 3421억원, 순이익 2481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또한 국내 대표 원전 수혜주답게 원전협력을 약속한 한미정상회담 등을 계기로 3만2000원(6월 7일)까지 급등했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던 두산중공업은 6월 30일 미국 웨스팅하우스사가 폴란드 원전 기본설계(FEED)를 수주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며 다시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웨스팅하우스 주력 원자로인 AP1000에 원전 주기기를 공급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두산중공업은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달 29일 개최한 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주전략회의에도 합류했다. 두코바니 원전은 1000~1200메가와트(㎿)급으로 지어지며 총 사업비는 8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경쟁자는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프랑스 EDF로 체코 당국이 중국과 러시아를 입찰에서 배제함에 따라 수주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 상태다.
이밖에 일부 투자자들은 두산인프라코어 사업부문 매각 역시 두산중공업에 호재라고 보고 있다. 두산중공업을 비롯한 두산그룹은 해당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차입금을 갚고 이자비용을 낮추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채인택 중앙일보 국제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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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도 ‘눈독’…탈원전에 판로 막힌 한수원·두산중공업의 구원투수
입력 2021-06-02
소형원전 ‘SMR’ 탄소 중립 시대 게임 체인저로 부상
대형 원전 대비 경제성·안전성 뛰어나
[비즈니스 포커스]
두산중공업이 핵심 기기를 공급하는 미국 뉴스케일의 소형모듈원전(SMR) 플랜트 가상 조감도 /두산중공업 제공
두산중공업이 핵심 기기를 공급하는 미국 뉴스케일의 소형모듈원전(SMR) 플랜트 가상 조감도 /두산중공업 제공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미국이 해외 원자력 발전소 시장 공동 진출에 합의하면서 소형 모듈 원전(SMR : Small Modular Reactor)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SMR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두산중공업이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차세대 원전이다.
정부는 2020년 12월 ‘제9차 원자력진흥위원회’에서 혁신형 SMR 개발을 공식화하고 2021년 예비 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기술 개발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SMR 분야에서 한·미 양국 간 협력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수원과 두산중공업의 해외 사업 진출과 수주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전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SMR은 게임 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러시아· 중국 등에서 71종 이상의 SMR이 개발되고 있다. 해외에선 미국 뉴스케일 원전이 기술성·사업성 측면에서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른 국가에서도 SMR 개발 움직임이 활발하다. 러시아는 세계 첫 부유식 해상 원전인 아카데믹 로모노소프를 운영하며 사우디아라비아·요르단·수단·필리핀 등에 부유식 해상 원전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은 항공기 제작 업체 롤스로이스가 잠수함 추진용 원자로를 제조한 경험을 활용해 2013년부터 SMR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사고 발생률, 대형 원전 1000분의 1 수준
SMR은 증기 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한 전기 출력 300MW 안팎의 소형 원전으로 공장 제작, 현장 조립이 가능해 차세대 원자력 발전으로 부각되고 있다.
대형 원전의 수출·건설은 정부 정책 변화, 수출국 간의 경쟁 심화, 신재생에너지 등 경쟁 에너지원의 급성장, 막대한 건설비와 과다한 용량 등으로 한계에 직면한 상황이다. SMR은 소형 원전이기 때문에 건설비용이 적게 들고 사고 발생률이 기존 원전의 1000분의 1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SMR은 소형이라는 특성을 이용해 전력망과 무관한 분산형 전원, 수소 생산, 해수 담수화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수급 불안정을 보완하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저렴한 건설비 등으로 투자 리스크가 적고 탄소 중립이라는 세계적 흐름과 맞물려 미국 바이든 정부의 에너지 정책, 빌 게이츠의 테라파워도 SMR인 ‘나트리움’ 개발에 뛰어드는 등 원자력 발전 분야의 세계적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국도 우수한 원전 기술을 기반으로 SMR 개발에 돌입했다. 한수원은 2012년 표준 설계 인가를 받은 SMR과 중소형 원전(SMART) 등 소형 원전 기술을 개량해 경제성과 안전성을 대폭 향상시킨 ‘혁신형 SMR’을 개발하고 있다.
한수원은 2028년까지 인허가를 획득한 후 2030년부터 원전 수출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2021 한국원자력연차대회에서 “세계 원자력계가 소형 원전에 주목하고 있다”며 “한국 원자력계도 혁신형 SMR 기술개발 사업화 로드맵을 조속히 정립하고 소형 원전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산중공업은 세계에서 SMR 제조 기술을 보유한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다. 전 세계가 SMR 개발에 뛰어들고 있지만 실제 시제품 제작에 돌입한 SMR 개발사는 미국 뉴스케일이 유일하며 뉴스케일의 SMR 관련 핵심 기기를 만드는 제조사는 두산중공업과 미국 BWXT 두 곳뿐이다.
뉴스케일은 2020년 8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SMR 설계 인증 심사를 처음으로 통과했다. NRC 설계 인증 심사 통과는 뉴스케일 SMR 모델의 안전성·신뢰성이 세계 원전 시장에서 공인된 것을 의미한다.
두산중공업은 2019년 뉴스케일에 약 500억원의 지분 투자를 통해 전략적 협력 관계를 강화했다. SMR은 두산중공업의 수소 사업과도 시너지를 낼 유인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두산중공업은 제주도에서 풍력 발전을 통해 그린 수소를 생산하고 있는데 수소 가스터빈 개발을 진행하며 SMR을 활용한 그린 수소 생산도 검토하고 있다.
그래픽=배자영 기자
원전 없는 탄소 중립 불가능…SMR이 대세
산업계에서는 정부 계획대로 2050년까지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주요국의 온실가스 감축 정책 등을 분석한 결과 한국이 다른 국가보다 탄소 중립 목표 달성 기간이 짧아 SMR 등 원자력 발전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탄소 중립을 선언한 국가들도 원전을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핵심 수단으로 활용하는 추세다.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 공약을 통해 원전을 청정 에너지 전환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고 SMR에 대한 3조6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미국은 운영 중인 원전의 수명도 연장하고 있다. NRC가 버지니아 주에 있는 서리(Surry) 원전 1·2호기의 20년 추가 수명 연장을 승인하기로 하면서 서리 원전의 수명은 기존 60년에서 80년으로 늘어났다.
중국은 제14차 5개년 계획에 2025년까지 원전 20기를 신규 건설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영국도 원전이 탄소 중립에 기여한다고 인정하고 SMR 건설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프랑스도 원전을 미래 국가 전력 공급의 핵심으로 삼고 관련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일본도 안정성이 확인된 원전을 탄소 중립 정책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유환인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정부가 2030 감축 목표 설정 시 급격한 탄소 감축을 지양하고 탄소 저감 시설 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며 “SMR 등 원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합리적인 탄소 중립 정책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존 대형 원전 사업 모델의 한계에 직면한 원전업계는 SMR에 주목하고 있다. SMR은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태양광·풍력 중심)의 간헐성을 보완하는 에너지 믹스 구축에 활용이 용이하고 신기후 체제에서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부합하는 에너지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력망 규모가 작은 개발도상국은 대형 원전 도입이 어려운 실정이고 선진국도 대용량 송전망 추가 건설에 따른 환경 파괴 논란을 피하기 위해 SMR 건설에 뛰어들고 있다. SMR은 대형 원전과 비교해 사업 추진에 필요한 파이낸싱에서도 유리하다.
원전업계는 SMR 시장 확대에 발맞춰 해외 원전 대비 경쟁력 있는 SMR을 적기에 사업화할 수 있다면 혁신형 SMR의 시장성은 충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원자력기구(NEA)에 따르면 2035년까지 SMR이 세계 각국의 신규 원전 수요의 약 9%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며 관련 시장 규모도 400조원대로 팽창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