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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커진 M&A시장, NCR 규제는 '족쇄'

Bonjour Kwon 2013. 11. 1. 11:31

30 10월, 23:31www.fnnews.com

 

자기자본이 3조원을 넘는 증권사들의 기업대출 업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국내 헤지펀드에 한정됐던 프라임브로커리지 서비스도 금융회사, 연기금, 해외 헤지펀드로 확대됐다. 대형 증권사들이 자기자본 3조원을 맞추기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한 지 2년 만에 한국형 투자은행(IB)의 새 장이 열린 것이다.

 

 ■한국형 IB, 도약의 시대 열려

 

 30일 금융위원회는 KDB대우증권,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5곳을 한국형 IB로 선정했다. 모두 자기자본이 3조원을 넘는 대형 증권사로 지난 2년간 자본시장법 개정을 기다리며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이들 증권사는 이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인가를 받아 본격적인 영업이 가능해졌다.

 

 한국형 IB들은 조직개편과 향후 계획에 대한 밑그림 그리기를 마치고 시장 선점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KBD대우증권은 IB사업부 직할로 '기업여신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고 그룹 시너지부문도 흡수통합했다. 산업은행과의 실질적인 시너지를 키우겠다는 포석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전사적 공조하에 '기업신용공여 TF'를 운영하고 있다. 과거 종금 라이선스를 통해 관련업무를 수행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것으로 자신하는 눈치다.

 

 삼성증권은 IB본부에 기업여신 관련 내부 프로세스 등 인프라를 구축했고 구조화금융.M&A 인수금융 위주의 기업대출을 전개할 계획이다. 특히 수탁잔액 기준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SB) 부문은 기관.해외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시장 지향적으로 조직을 전환했다. 자본시장법 개정에 맞춰 IB사업부를 전면 개편했고 기존 투자금융본부를 부동산본부로 명칭을 변경해 흡수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내부통제 규정, 리스크관리.이해상충 방지체계 구축을 완료했고 관련 전산시스템 개발까지 마무리됐다.

 

 시장 선점을 위해 외부와의 협력도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증권은 외국계 대형 IB나 사모투자회사(PE)와 협력을 강화하고, 우리투자증권은 우리금융 계열 은행과 협업을 고려하고 있다.

 

 ■인수금융 적극 공략

 

 이번에 선정된 한국형 IB 5개사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것은 기업 신용공여 부분이다. 단순히 기업을 대상으로 대출을 할 수 있다는 수준을 넘어 다양한 형태의 고부가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신규사업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M&A 자금뿐 아니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기업의 수요에 맞는 다양한 틈새상품을 발굴한다는 전략이다.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한 법인영업을 주목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기업자산유동화, 리파이낸싱, 브리지론 등에서 기회를 찾을 계획이다. 특히 M&A 인수금융 참여 확대를 위해 은행.증권사와의 연계도 구상하고 있다.

 

 올 초 MBK파트너스의 네파 M&A 때 인수금융을 제공했던 우리투자증권은 관련 비즈니스를 확대해 더 큰 딜을 수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부가적인 비즈니스로 연계되거나 유동화를 통해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딜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제도적인 부분에서 결정적인 족쇄가 남아 있다. 자본시장법에는 총 신용공여 한도를 자기자본의 100%로 정하고 있지만 이는 증권사의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을 15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규제와 상충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자기자본이 3조원이라도 NCR 규제 때문에 실제로는 5000억~6000억원밖에는 활용하지 못할 것"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NCR규제는 증권사들의 IB업무 활성화를 위해서는 고쳐져야 할 부분"이라며 "정부에서도 이 문제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곧 완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박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