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1.11 06:21+크게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국민연금이 '사대주의' 논란에 빠졌다.
해외주식 위탁수수료가 국내주식 보다 최대 10배 이상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주식 위탁운용의 경우 현지 정보 접근성 등이 뛰어난 해외 운용사가 독점하고 있다.
게다가 글로벌 국부펀드가 국민연금의 수수료 수준을 기준으로 국내에서 위탁운용 협상에 나서고 있어 국내 운용사들이 난감한 상황에 직면했다. 국내 운용사들은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수익이 제한된 상황이어서 "국민연금이 자본시장을 망치는 주범이 될 수도 있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국민연금 수수료, 국내 0.15% VS 해외 2%=10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기금운용본부는 일반적인 국내주식 위탁운용 기본수수료율을 0.15~0.35%로 책정하고 있다. 각 유형별 1조원 초과 운용사에게는 0.15%를 적용한다. 이후 규모별로 8000억~1조원 0.20%, 6000억~8000억원 0.25%식으로 체감적용한다.
예컨데 지난해말 기준으로 순수주식 유형에서 가장 많은 2조4530억원을 위탁운용한 코스모자산운용의 경우 37억원(0.15%)가량을 수수료로 받은 것으로 보인다. 역시 같은 유형에서 6950억원을 위탁받은 KTB자산운용의 수수료 수입은 17억원(0.25%)정도로 추정된다.
자산운용업계는 이같은 국민연금의 수수료가 지나치게 적다는 의견을 지속 피력해왔다.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데 투입되는 인건비 등을 고려했을 때 수수료 수익이 크게 미흡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에 국민연금은 지난 6월 대형주, 중소형주 유형 위탁운용사 모집에서 새기준을 제시했다. 위탁 신청사가 0.30% 이내에서 자율적으로 수수료율을 제시하고, 이를 위탁사 선정 과정에서 평가항목으로 고려한 것이다. 국민연금은 향후 다른 유형에도 이같은 방식의 수수료율을 적용할 방침이다.
하지만 자산운용사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최대치가 0.3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연금의 해외주식 위탁사의 경우 수수료율이 0.6~2%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 해외주식의 경우 모두 외국계 자산운용사가 위탁운용하고 있어 사실상 국내외 운용사 사이에 차별이 존재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영업담당 임원은 "정당한 수수료를 국내운용사에도 지급해 운용능력 재고에 기여하는 게 자본시장의 리더다운 모습일 것"이라며 "사실상 현재 수수료 체계에서는 국민연금 위탁자금을 받아도 남는 게 없는 수준"이라고 잘라말했다.
◇'쥐꼬리' 수수료, 해외 자금유치도 '발목'=이같은 국민연금의 '쥐꼬리' 수수료 정책은 자산운용사의 해외자본 유치에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해외 연기금·기관들의 경우 국내 운용사와 협상할 때 국민연금과의 거래내용을 바탕으로 투자 세부사항을 검토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외국계 국부펀드 및 기관의 국내 운용사에 대한 위탁문의 역시 늘어나는 추세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의 경우 노르웨이 정부연금기금(GPFG)과 아부다비투자공사(ADIA)로부터 각 5억 달러씩의 투자자금을 유치했다. 캐나다연금(CPPIB)은 삼성SRA자산운용을 통해 삼성SDS 신사옥 인수에 참여하는 등 대체자산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특정 국가에 대한 투자의 경우 현지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를 통해 진행하는 게 현재 국제적인 흐름이어서 국내 업체들에게도 기회가 오고 있다"면서도 "외국계 연기금이 국민연금에서 받는 만큼의 수수료율을 적용하겠다고 나오는 바람에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민연금 역시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정치권과 감사원 등은 '국민의 노후자금'임을 명분삼아 오히려 수수료 인하를 압박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끝난 국정감사에서도 국민연금이 위탁운용 수수료를 지나치게 많이 지출한다는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기도 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수수료의 경우 감사원 등의 지적도 받아들이지만 업계의 입장도 고려해서 개선해 나가는 방향을 잡을 것"이라며 "기본수수료보다 성과에 따른 보상을 강화하는 방안 등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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