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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맞은 M&A 큰손 KB금융 카드사 고객정보유출 대란에 KB금융 경영진 줄사퇴 동양證 발빼고 LIG손보 등도 인수여력 잃을까 우려

Bonjour Kwon 2014. 1. 23. 09:05

정성훈 (greg@ebn.co.kr) l 2014-01-23 05:00:00

증권 및 금융업계 M&A(인수합병)의 큰손으로 꼽히고 있는 KB금융지주가 악재를 맞았다.

 

다수의 증권사들은 물론 LIG손보 등 인수를 기다리는 회사들은 당장 유력한 인수 후보가 발을 뺄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지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맞게 됐다.

 

23일 금융투자업계와 KB금융 등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지난 20일 최근 불거진 카드사 고객정보유출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그룹 임원들이 모두 임영록 KB금융 회장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사표를 제출한 임원 가운데는 KB국민카드는 물론 지주사의 임원도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경영공백 악재를 피할 수 없게 됐다.

 

금융당국도 제재를 가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고, 경영진은 물론 금융수장까지 책임론이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 KB금융지주 ⓒ연합뉴스

 

지난해 도쿄지점 부당대출 및 비자금 조성에 이어 신용카드 대규모 고객정보유출이라는 악재가 연달아 겹치며 자리에 대한 책임을 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주가도 빠지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 주가는 KB카드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일어난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5거래일간 3.25%의 하락률을 보였다.

 

정보유출 대란으로 경영공백 불가피 M&A시장에도 악재?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KB금융이 추진 중인 다각도의 M&A시장 참여에도 빨간불이 들어온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재 KB금융은 매물로 나온 증권 및 보험사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반면 이번 악재로 인해 KB금융이 인수전에서 발을 빼거나 위축된 모습을 보일 경우 인수전은 흥행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KB금융 "동양증권 인수 추진 안한다" 발빼

 

현재 M&A 시장에 나와있는 곳 가운데 증권사는 대형사 기준으로 동양증권과 현대증권이다.

 

이 중 KB금융은 동양증권 인수전에서 일찌감치 발을 뺐다.

 

KB금융은 지난 15일 오후 "동양증권 인수는 추진하고 있지 않다"고 공시했다. 공교롭게도 이튿날인 16일 정보유출 대란이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시기적으로는 동양증권 인수를 접었다는 공시가 정보유출 대란 발생보다 하루 먼저 나왔지만 연관성이 전혀 없다고 판단하기도 어렵다는 분석이다.

 

적극적이었던 LIG손보 인수전도 난항예고

 

증권업 못지 않게 보험업 진출도 염원인 KB금융 입장에서 LIG손해보험 인수작업도 이번 사태로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도 ´알짜·우량´회사로 인식되고 있는 LIG손보 인수에 눈독을 들이며 내부적으로 테스크포스(TF)팀을 가동한 것으로 알려진 KB금융은 이번 정보유출 사태로 LIG손보 인수전 참여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특히 지난해 우리투자증권 인수합병 실패는 물론 2012년 이사회의 반대로 ING생명 인수에 실패하며 보험업 키우기에 한차례 실패한 바 있는 KB금융 입장에서는 LIG손보를 악재로 놓치기에는 아까운 것이 사실이다.

 

KB금융이 LIG손보를 인수하면 현재 영위하고 있는 생보업과 함께 손보업 라인업까지 갖춰 종합보험사의 틀을 갖출 수 있다.

 

반면 현재 경영공백이 불가피한 KB금융 입장에서 LIG손보 인수를 위한 이사회 설득과 함께 적정가격을 써내는 작업을 쉽게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재 LIG손보 인수전에는 롯데그룹(롯데손해보험)과 동양생명, 사모펀드(PEF) 등 10곳에 이르는 쟁쟁한 후보군들이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현대증권은 다른 후보군도 주춤

 

KB금융의 또 다른 인수 후보 중 하나는 현대증권이다. 그러나 인수를 위해서는 KB금융의 내부적 문제보다는 매물 자체가 크고 작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우선 업계에서도 유명한 강성노조가 문제다. 인수자 입장에서는 인수 후에도 강성 노조를 상대해야 하는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이미 현재도 현대증권 노조는 각종 이슈를 바탕으로 현대증권은 물론 현대그룹을 압박해왔다.

 

장부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시가도 문제다. 무리하게 인수전에 뛰어들 대상이 없는 상황에서 현대상선 등 현대그룹 측이 현대증권을 낮은 가격에 팔 경우 호히려 현대증권 지분을 들고 있는 현대상선의 재무구조가 악화될 수 있어 현대그룹 측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 역시 타 잠재적 인수 후보와 마찬가지로 굳이 무리해서 현대증권을 인수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KB금융 자체의 경영위기도 현재로서는 인수 추진에 힘이 부칠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성장 위해서는 M&A가 필수"

 

물론 비 은행부문 강화가 숙원사업인 KB금융 입장에서는 M&A가 절실한 상황이다. 문제는 업종별로 우량매물이 쏟아지고 있는 최근 상황을 악재와 이에 따른 경영진 공백으로 놓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김인 유진투자증권도 지난 8일 KB금융에 대해 "부족한 성장과 수익성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인수합병(M&A)이 필요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오히려 적극적인 M&A 추진이 위기 돌파의 기틀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