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경영(CEO 인터브등)

자산운용사의 성공 방정식. 일관성 있는 `운용철학'과 `운용시스템' 한국대부분의 운용사는 운용철학을 정립해야한다는 발상자체가 없는지도.

Bonjour Kwon 2014. 2. 17. 21:20

2014-02-17

신탁펀드 등 운용업은 창의성이 매우 중요

 

운용철학과 노하우를 전수하는 과정에서 세계적 회사로 성장해외 사례 주목할 때

투자신탁펀드나 변액보험, 변액연금과 같은 간접투자상품 운용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상품을 파는 판매회사(은행, 증권, 보험)보다도 상품을 운용하는 운용사의 선택이 중요하다. 특히 100세시대의 노후자금을 운용하는 연금펀드의 경우에는 장기운용능력을 가진 자산운용사의 선택이 필수이다.

 

그렇다면 어떤 운용사를 선택해야 할 것인가? 운용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운용철학'이고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운용시스템'이다. 운용시스템이 구축되고 일정기간(일반적으로 3~5년)의 운용성적이 나오면 이를 외부의 운용평가기관에게 보이고 평가를 받는다. 투자는 운용회사의 자기 PR광고가 아니라 제3자의 평가기관이 내리는 평가기록을 보고 투자를 한다. 이것이 선진국에서 보는 운용회사와 투자자와의 관계이다. 그런데 문제는 국내의 80개 넘는 자산운용사 중에서 조직에 뿌리 내린 `운용철학'과 `장기운용성적표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자본금요건 등 자산운용사 설립의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에 대부분의 국내 운용사들은 대기업그룹의 계열사이거나 금융기관(은행, 보험, 증권 등)의 자회사이다. 모회사의 필요에 의해 설립된 데다가 필요한 인원은 모회사에서 비슷한 업무를 하던 사람이 옮겨오거나 외부에서 스카우트한 사람으로 구색만 갖추어서 설립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운용사에게 가장 필요한 `운용철학'을 제대로 정립할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어쩌면, 운용철학을 정립해야 한다는 발상 자체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자산운용업'을, 자본금과 사무실과 사람만 모아 놓으면 아무나 간단히 할 수 있는 `업'으로 착각을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다 보니 영업은 과대광고와 스타매니저를 앞세운 마케팅전략에 의해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나마 모회사의 필요에 의해 수시로 경영자와 펀드매니저가 바뀐다. 바뀔 때마다 새로 맡은 사람은 과거를 무시하고 다시 판을 짜서 시작한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팔면 좋은 운용성적을 낼 수 있을텐데, 그 일을 제대로 못했다고 생각되는 과거의 경영자와 운용조직을 부정하고 다시 새로운 조직으로 시작하는 것이다.이런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운용사에게 일관성 있는 `운용철학'과 `운용시스템'을 기대할 수가 없다.

 

반면에, 세계적으로 성공한 운용회사의 경영구조를 보면, 오우너회사이거나 파트너십 형태의 회사, 또는 도제(徒弟)형태의 회사가 대부분이다. 운용업은 제조업이나 다른 금융업과는 달리 특히 개인의 창의성이 중요한 업종이기 때문이다. 오우너회사는 운용의 노하우를 가진 오우너가 필요한 보조인력을 고용하여 운용하는 형태의 회사이다. 오우너는 가족 또는 관계자에게 세습되는 것이 보통이다. 파트너십 형태의 회사는 두 명 또는 수십 명의 파트너에 의해 운용되는 형태인데 이 경우에는 물론 중심이 되는 파트너가 있다.

 

오우너형태와 파트너십형태는 미국의 운용사들이 많이 취하고 있는 유형이다. 반면에 도제형태의 운용사는 유럽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운용의 노하우를 가진 사람이 제자를 데리고 회사를 운용하다가 은퇴를 할 때는 그 중 몇몇의 수제자에게만 노하우를 전수시켜주거나 독립된 운용회사를 만들어 분가하게 하는 형태이다. 이 세가지 유형에서 알 수 있듯이 성공한 운용사는 운용철학 또는 운용의 노하우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수되어 간다는 것이다.

 

물론 세계일류의 대형운용사들 중에는 규모나 조직면에서 오우너회사나 파트너십의 회사라고 보기 어려운 회사도 있다. 그러나 이들 운용사도 출발 당시에는 대부분 오우너회사나 파트너십회사의 형태였으며, 지금도 대기업이기는 하지만 운용철학이나 노하우의 축적 및 전수과정을 보면 앞에 언급한 세 가지 형태 중 어느 한가지 유형에 속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해 하반기 해외의 유명 국부펀드가 보여준 기금운용위탁을 위한 운용사 선정과정은 국내 자산운용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컸다. 이 국부펀드의 기금운용 관계자들이 방문한 국내운용사들은 우선, 지난 몇 년동안 국내펀드시장이 침체를 보인 가운데서도, 상대적으로 좋은 운용성적을 올렸을 뿐 아니라 운용자산 또한 꾸준한 증가를 보인 회사들이었다. 그런데 그 뿐이 아니다. 더욱 더 중요한 것은 이들 운용사 모두가 세계적으로 성공한 운용사 수준의 운용철학과 운용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해 장시간에 걸쳐 철저히 체크를 받은 후에 선정되었다는 점이다. 이제 국내운용사 중에도 세계적인 운용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회사가 나타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생각된다.

 

강창희 미래와금융 연구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