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기업 매칭(코파)펀드

공기업자산매각 `코파펀드`활용 .국부 유출 논란 막고,속도조절, 공기업 현물출자 또는 중견기업이 들어오면 대기업투자자보다는 부담 적어

Bonjour Kwon 2014. 2. 21. 09:44

2014.02.07

정부는 연기금과 기업이 1대1로 자금을 조성해 투자에 나서는 `코퍼레이트 파트너십 펀드`(일명 코파펀드)를 공기업 자산의 주요 매입세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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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자산의 해외 국부 유출 논란을 최소화하고 특정 기업에 이익을 안겨주는 특혜 시비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 고위관계자는 "국민연금과 기업이 같이 들어오는 코파펀드가 하나의 대안이 될 것"이라며 "국민연금 같은 공적자금이 들어오면 공기업 자산의 국부 유출 논란을 막고 국내 연기금의 투자처를 확대할 수 있어 훨씬 좋은 모양새를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윤상직 산업통상부 장관은 국부 유출을 막을 수 있는 해결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고 이에 따라 국내 펀드와 연기금 활용론이 거론돼 왔다. 다만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특정 자산을 샀다가 손실을 볼 경우 국민 손실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보완장치를 고민하고 있다.

코파펀드는 전략적투자자(SI)로 나선 기업들이 우선적인 책임을 지기 때문에 투자 손실이 발생할 경우 국민연금의 손실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또한 국고채 5년물 수익률 등 일정 수익을 거둘 때까지는 국민연금에 수익 배분 우선권이 있어 국민연금의 안정적 운용이 가능하다. 일정 목표 수익을 초과하면 기업이 더 많이 가져가는 구조다.

코파펀드에 일부 공기업이 참여하는 방안도 모색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산 매각을 준비하는 해당 공기업이 자사 매물을 현물출자해 코파펀드를 결성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국민연금은 한국전력, 롯데, CJ, 풀무원, 넥센 등 여러 기업들과 코파펀드 조성을 조율해 왔다. 아직까지 특별한 운용 성과를 못 냈지만 공기업 매물이 쏟아져나오는 국면에서 투자 실적을 거둘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전망이다.

정부 고위 인사는 "펀드에 중견기업들이 재무적투자자로 들어오는 것도 이상적"이라며 "특정 대기업에 공기업 자산을 직접 매각하는 방식은 아무래도 부담이 따를 수 있어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공기업 자산을 헐값에 팔았다는 논란을 피하기 위해 매각을 서둘러 강요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필요에 따라서는 `선구조조정 후매각` 기조를 적용해 충분히 제값을 받고 팔 수 있는 시간을 공기업들에 부여할 계획이다.

다만 계속 손실을 유발하는 자산이나 해당 공기업의 핵심 역량과는 관계가 먼 사업은 조기에 처분하도록 유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기업 관계자는 "석유공사가 보유 중인 캐나다 정유공장 날(NARL)의 경우 조속한 매각이 이뤄질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황인혁 기자 / 김유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