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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요즈마 펀드’로 국외진출 벤처 육성.'90년 후반의 벤처붐 다시 일으키겠다는 뜻 ! 펀드손실은 정부투자분 우선부담. 저가매입권도부여

Bonjour Kwon 2014. 2. 25. 20:57

2014.02.25

 

벤처 활성화 대책

 

코스닥 활성화 위해 코스피와 분리 검토도

“코스닥 분리땐 거품 가능성” 우려

 

박근혜 정부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벤처 기업 활성화 방안에 많은 내용을 할애했다. 경제 성장률 4% 달성을 위해 1990년대 후반과 같은 벤처 붐(바람)을 일으키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벤처기업은 위험성은 높지만 첨단 기술과 아이디어로 신사업에 뛰어드는 기업을 말하는 것으로, 국내의 경우에는 1997년부터 2000년까지 붐을 이뤘다. 벤처기업수가 1995년 500여개에서 2000년에는 1만개 수준으로 늘어났고, 코스닥 시장을 통해 벤처기업에 대한 자금 수혈도 원활했다. 하지만 2000년 미국 정보기술(IT) 산업 거품이 꺼지면서 한국에서도 벤처 기업 거품이 꺼졌고, 투자자들이 투자 원금을 날리는 경우도 속출했다.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벤처 기업 지원 방안 중 눈에 띄는 부분은 국외시장 상장과 외국기업에의 인수합병(M&A) 등을 염두에 두고 2천억원 규모로 조성하기로 한 한국형 ‘요즈마 펀드’다. 요즈마 펀드는 이스라엘 정부가 1993년 정부와 민간이 위험을 분담하되, 수익이 발생하면 민간기업에 정부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부여했던 펀드를 말한다. 정부는 정부 지분 40%와 외국 투자자 등 지분 60%로 펀드를 조성하며, 투자자에게 정부 지분을 저가로 구매할 수 있는 옵션을 부여하고, 정부 지분 한도에서 손실을 우선적으로 부담하는 인센티브를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운용사는 한국과 외국의 벤처캐피털이 함께 참여하도록 해서, 외국 벤처캐피탈이 직접 운용하는 국외 진출 전용펀드를 통해 국내 기업을 발굴·육성하도록 활용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유망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엔젤투자도 2000년 5493억원에서 2012년 296억원으로 94.6% 급감했다며, 청년창업투자와 함께 엔젤투자 펀드에 정부와 민간 합동으로 7600억원 규모를 확충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벤처기업협회는 “청년창업펀드와 엔젤투자 펀드 및 한국형 요즈마 펀드 조성을 통해 창업기업의 자금조달 방식을 융자중심에서 투자중심으로 전환하고 벤처투자 회수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논평을 냈다. 벤처기업협회 관계자는 “이전에 발표된 지원 방안이 집대성된 것으로 보인다. 벤처캐피탈 활성화를 통해 융자보다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점 등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벤처기업 자금원인 코스닥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코스닥을 2005년 이전처럼 코스피와 분리 운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런 코스닥 시장 분리 운영이 벤처 활성화에 도움이 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의견도 있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대가 바뀌었는데 시장을 별도로 운영한다고 해서 코스닥이 더 활성화되리라는 보장은 없다”며 “코스닥 시장 분리와 함께 시장 규제 완화까지 있다면 오히려 과거 벤처 거품 붕괴 때와 같은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