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관투자자

대형 오피스빌딩은 대표적 안전자산"2010.1.17

Bonjour Kwon 2010. 1. 17. 08:27

강승일 코람코자산신탁 조사분석팀장

외국 기관투자가들이 선호
지난해 거래량 소폭 늘어

공실률 높아져도 임대료 올라
올해는 '이례적 시장' 가능성

내년 금융위기 충격 완전 탈피
실질 임대료 상승추세로 반전

올해 부동산 시장은 실물경기 회복에 힘입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하지만 기존 아파트 시장은 DTI(총부채 상환비율) 규제에 묶여 있고,신규 분양시장은 다음 달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이 끝나면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투자처를 찾아다니는 유동자금은 새로운 대안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오피스 시장은 갈 곳 잃은 부동자금이 투자할 만한 괜찮은 상품이 될 수 있다.

올해 오피스 시장은 새로운 장을 여는 원년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보는 전문가도 있다. 일반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공모형 리츠(부동산투자신탁)'도 쏟아질 예정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오피스 시장 관련 부동산 투자상품은 아직 많지 않은 편이다. 시장 규모 자체도 작다.

이런 가운데 코람코자산신탁이 국내 부동산투자신탁 분야에서 단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작은 시장 규모이지만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코람코자산신탁 조사분석팀을 이끌고 있는 강승일 팀장(42)은 도시공학박사 출신으로 건축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기본기'가 충실한 오피스 시장 전문가로 손꼽힌다

 

 팀장은 서울 오피스 시장은 투자 가치가 크다고 강조한다. 그는 "서울의 대형 오피스 시장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기관투자가들의 선호도가 높다"며 "세계적 시장조사기관(Pricewaterhouse Coopers)과 ULI(Urban Land Institute)가 공동으로 발행한 최근 자료에서도 아시아 지역 투자 선호도가 1위로 꼽힐 정도"라고 말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참여한 애널리스트의 46.4%가 서울 오피스 시장에 대해 '사자(Buy)'는 의견을 냈다. '팔자(Sell)'는 의견은 13%에 불과했다. 그만큼 외국 투자자들의 눈에 비친 서울 오피스 시장의 투자 매력도가 높고 저평가 돼 있다는 얘기다. 이를 증명하듯 전 세계 오피스거래량은 30~40% 감소하는 데 반해 서울의 거래량은 오히려 소폭 상승했을 정도다.

그렇다면 올해 국내 오피스 시장 전망은 어떨까. 올해 서울 오피스 시장은 △임대료↑ △공실률↑ △매매가격↑ 이라는 '이례적인 시장'이 될 전망이다. 임대료와 공실률이 상승해 투자수익률이 줄어드는 데도 매매가격은 오른다는 다소 엉뚱한 얘기다. 강 팀장은 "이 같은 현상은 공급 증가로 수익률이 감소하더라도 서울 오피스 시장은 여전히 안정적이고 매력적인 투자처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위기 이후 오피스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추세여서 대형 오피스 공실률이 증가할 것"이라며 "공실률이 증가하면서 명목 임대료가 감소하기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명목 임대료는 지난해 대비 4~5% 정도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공실률의 경우 4%대에서 5% 초반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공실률은 1분기에 5.4%까지 늘었다가 4분기에 4.5% 선으로 줄어든 상고하저형 패턴을 띨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강 팀장은 "올해 서울 오피스 임대시장은 금융위기 여파와 공급의 증가로 지난해보다 시장 여건이 다소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며 "올해까지는 시장이 완연한 회복세로 돌아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오피스 매매시장은 회복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기관투자가의 대형 오피스 선호가 높은 데다 주요 지역 대형 오피스 공급은 분기별로 2~3건에 불과한 실정이어서 대형 오피스는 당분간 매도자 우위 시장이 될 예정이다.

강 팀장은 "오피스 매매가격은 대형 오피스를 중심으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향후 임대료 하락과 중장기 오피스 공급 증가 우려 등으로 추가 상승 여력은 많지 않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자체 개발한 모형을 통해 2014년까지 향후 5년간 오피스 시장 전망을 내놨다. 자체 구축한 오피스 구조모형을 활용해 정량적 예측을 시도한 것으로 국내 오피스 업계에서는 최초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의 임대료는 2011년 중반까지 실질 임대료가 하락한 뒤 보합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됐다. 서울시 대형 오피스의 실질 임대료는 지난해 4분기부터 2011년 중반까지 하락세를 보이는 2011년 말에 증가 추세로 반전한다는 것.공실률은 2013년 현재의 두 배인 8%까지 치솟았다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형 오피스 시장의 공실률은 2010~2012년 4~5% 수준에서 등락하다가 오피스 공급이 증가하면서 2013년 말 8%에 접근한다는 예측이다.

강 팀장은 "구조모형을 이용한 중장기 오피스 시장 전망 결과 서울시 대형 오피스 시장은 2011년 하반기에 가야 금융위기 충격에서 완전히 회복될 전망"이라며 "실질 임대료 하락 추세가 2011년 말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금융위기 여파로 자금조달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일부 대형 오피스 개발사업의 준공시기가 지연될 경우 오피스 공급물량 증가로 인한 임대시장 부담은 줄어들게 된다. 최대 공실률이 1%포인트가량 하락하며,2013~2014년 공실률 추이도 비교적 안정세에 접어들게 된다.

GDP(국내총생산)는 오피스 시장의 또다른 변수다. GDP 성장률이 상승하면 공실률 증가 추세가 둔화돼 2013년 말 최대 공실률이 7% 수준으로 떨어지는 반면 GDP 성장률이 하락할 경우 최대공실률은 8.5%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