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관투자자

2009.10연기금 상반기 수익률 비교공제회·노동부, 주식시장 활황

Bonjour Kwon 2010. 1. 30. 08:33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해 말, 연기금들은 올해 목표수익률을 예년에 비해 대폭 낮춰 잡았다. 금융위기 여파가 올해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시장을 지배하면서 연기금들도 '지키는 투자'로 운용전략을 수정한 것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올해 연기금의 상반기 실적은 '서프라이즈' 그 자체였다. 연기금별로 차이를 보였지만 대부분 지난해에 비해 월등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일등 공신은 누가 뭐라 해도 '주식 시장'이었다. 벤치마크라고 할 수 있는 코스피 상승률을 훌쩍 뛰어넘으면서 전체 수익률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하반기 들어 주요연기금이 주식투자 비중을 늘려나가고 있어 수익률 상승폭은 그만큼 확대될 전망이다.

◇공제회·노동부 주식활황 수혜

올해 상반기(1~6월) 전체 기금운용 수익률을 보면 공제회와 노동부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주식운용부문에서 같은 기간 벤치마크인 코스피 상승률 19.11%를 훌쩍 뛰어넘어 수익률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상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그간 투자를 진행했던 대체투자의 자산가치가 회복된 것도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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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조9467억원을 운용하는 교원공제회는 13.55%(부동산 임대수입 포함)의 수익률을 기록, 가장 높은 성적을 보였다.

행정공제회는 3조9583억원을 운용해 10.8%의 성과를 올렸다. 특히 행정공제회는 주식투자 비중이 24.77%를 차지해 조사한 연기금 중 주식시장 활황의 가장 큰 혜택을 입었다.

고용·산재보험도 우수한 성과를 달성했다. 고용보험은 기금운용 수익률 11.90%를 기록했으며, 산재보험도 9.86%의 성적을 보였다.

보수적인 투자를 하는 고용·산재보험이 이같은 호실적을 기록한 배경은 주식부문 투자비중을 유지한 동시에 대체투자 부분에서 ELF 등 주식연계 파생상품의 수익률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투자 성향에 따라 수익률 희비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갖고 있는 공제회들은 활황장세에서 두각을 보인다.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등 공적연기금은 가입에 강제성을 띈다. 이에 반해 행정공제회, 교직원공제회 등은 회원들이 이자와 서비스 등 조건을 보고 공제회 가입여부를 결정한다.

회원들이 자율적으로 가입여부를 판단하다보니 일반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지급할 수 밖에 없다. 결국 공제회들은 회원들에게 6~7%의 이자를 지급하기 위해 적어도 연간 8% 이상의 수익은 내야한다. 연기금에 비해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 행정공제회의 전체 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주식투자와 대체투자는 각각 24.77%, 42.06%를 차지한다. 교원공제회도 각각 13.19%, 22.80%씩 편입했다.

반면 채권투자 비중은 지방행정공제회 5.30%, 교원공제회 18.28%에 불과하다. 국민연금과 사학연금의 채권투자비중이 각각 80.18%, 62.79%를 차지하는 것과 비교해보면 운용방식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연말 전체 기금운용 수익률 증가할 듯

국민연금과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등 공적 연기금들도 나름대로 선방했다는 평이다.

사학연금은 9.72%로 조사한 공적 연기금들 가운데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공무원연금은 7.7%, 국민연금은 5.10%의 성과를 올렸다.

국민연금은 규모가 크고 채권투자비중이 높다보니 5%대 수익률에 머물렀다. 또 상반기 국민연금이 위탁운용자금과 직접운용자금을 포함해 주식시장에서만 2조원 가량을 회수한 것도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한 이유다.

반면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은 채권투자비중이 60%를 넘어서고 있지만 BBB급 회사채를 적극적으로 편입하면서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다.

하반기에는 공적연기금도 운용수익률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7월에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은 장기투자형과 절대수익추구형 위탁운용사를 추가로 선정해 주식투자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사학연금도 지난 7월과 8월에 주식부문에 신규로 자금을 집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