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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난' 중소·건설사, 자산매각 실적마저 '제로'

Bonjour Kwon 2014. 5. 28. 06:33

2014-05-28

 

올 들어 한건도 처분 안돼, 알짜 자산은 이미 팔려…남은 물량 주인찾기 난항

 

 유동성 위기에 처한 중견·중소건설사들의 자금조달 창구 중 ‘최후의 보루’로 인식되는 자산 매각이 올 들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알짜로 꼽히는 자산들의 처분이 이미 이뤄진 데다 추가로 내놓을 만한 자산도 장부가격보다 시장가치가 낮아 주인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유형자산을 처분하기로 결정한 건설사는 단 1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삼환기업, 동양건설산업, 범양건영, 벽산건설 등이 유형자산을 잇따라 처분하고 현금 확보에 나섰다.

 

 그러나 올 들어서는 유형자산을 매각하기로 결정하거나 매각 계약을 체결한 건설사들이 자취를 감췄다.

 

 실제 삼환기업은 작년 11월 하나다올자산운용을 상대로 서울 종로구 운니동 본관 사옥을 1370억5200만원에 매각했다.

 

 범양건영도 지난해 6월과 11월에 걸쳐 제주시 건입동 토지·건물을 각각 275억2570만0000원, 120억6100만원에 처분했고 9월에는 포항시 오천읍 토지·건물을 141억원에 정리했다.

 

 동양건설산업은 작년 7월 보유 중인 서울 성수동 토지·건물을 대선건설에 485억원을 받고 팔아 유동성을 확보했다.

 

 하지만 올해 자산 처분 소식을 전해온 중견·중소건설사는 전무하다.

 

 중견·중소건설사들의 유동성 위기가 장기화하면서 그동안 시장이 관심을 가질 만한 자산들은 대부분 처분이 이뤄졌다.

 

 그나마 남은 자산도 대부분 시장가치보다 부풀려져 있어 거래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장부가격에 비해 낮은 가격으로 처분할 경우 건설사들은 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 아니라 오히려 재무구조가 악화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서다.

 

 자산 매각을 통한 자금조달이 사실상 끊긴 중견·중소건설사들과 달리 대형건설사의 자산 매각은 속속 이뤄지고 있어 대조적이다.

 

 GS건설은 최근 부동산펀드를 상대로 용인기술연구소를 610억원에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장부가격(594억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매각이 체결되면서 GS건설은 현재 추진 중인 파르나스의 보유 지분은 물론 서교자이갤러리, 대차자이갤러리 등의 매각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현대건설도 지난달 현대모비스에 충남 서산농장 토지 일부를 375억원에 처분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산매각은 회사채, 기업어음(CP) 등 금융시장을 통해 자금조달이 어려운 중견·중소건설사들에게는 마지막 수단”이라며 “그러나 현재 보유 중인 자산 중 시장가치가 높은 것들이 많지 않아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