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펀드 (국내)

부동산펀드 상품 속속 늘어…3개월새 1.5배

Bonjour Kwon 2010. 12. 24. 08:58

3분기 1조 1526억원
미분양아파트ㆍ오피스빌딩 투자 많아
매경 기사입력 2010.11.16

 

 

 

미분양 아파트나 오피스 빌딩 등에 투자하는 부동산펀드가 늘고 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서 손을 뗀 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금융권이 개발사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험부담이 작은 실물 부동산 자산을 매입하는 부동산펀드에 관심을 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16일 메리츠종금증권 부동산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올 3분기 부동산펀드 설정액은 1조1526억원으로 전 분기(6628억원)에 비해 1.5배 늘었다.

부동산펀드 건당 설정액도 397억원으로 전 분기 192억원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3분기에 설정된 부동산펀드 가운데 45%(5215억원)는 미분양 아파트 매입 펀드였다. 또 부동산개발 PF펀드가 2442억원, 미분양펀드 이외 실물 부동산 매입펀드가 2437억원이었다.

미분양펀드가 이처럼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은 미분양 해소가 시급한 건설사와 새로운 수익상품이 필요한 금융권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미분양펀드는 주로 3년 만기로 아파트 분양가 80%가량을 시행사에 지급한 후 만기 때까지 연 6~7% 금리를 받는 조건으로 설정된다. 유동화를 통해 자금을 확보한 시행사는 계속 미분양 아파트를 팔아 빌린 돈을 갚는 구조다.

대출만기 때까지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으면 시공사가 이를 되사주거나 일정 금액 신용 보강을 해주는 단서조항도 달려 있다.

지난 9월 2541억원 규모로 설정된 `아시아연산사모부동산투자신탁`은 부산 `연산자이` 미분양을 매입한 펀드로 투자자들이 투자지분별로 우선 회수권을 갖는데 가장 후순위인 640억원에 대해서는 시공사인 GS건설이 신용 보강을 해주는 조건이다. 투자자금이 회수되지 않으면 640억원까지는 GS건설이 책임진다는 의미다.

유진자산운용이 울산지역 미분양 219가구를 매입한 `유진푸른하우징사모부동산투자신탁1호`는 펀드 만기 때까지 팔리지 않는 아파트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주기로 약정을 맺었다.

투자자들은 손해 볼 가능성이 거의 없는 투자인 셈이다.

시행사들은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부담은 있지만 막혔던 자금 사정에 숨통이 트인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시공사인 건설사 역시 공사 미수금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황규완 메리츠 부동산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시중금리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부동산시장 주변에 투자 수요는 풍부하다"며 "위험부담이 큰 개발사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미분양주택 매입이나 임대수익이 보장되는 대규모 오피스빌딩 매입 등에 수요가 꾸준히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근 하나대투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설정된 부동산 펀드는 부동산 PF가 막히면서 돈 굴릴 곳이 없던 금융사들로서는 미입주 아파트를 담보로 잡고 분양가 80%가량을 대출해준 후 확정이자를 받는 새로운 형태의 대출로 보고 투자에 나서면서 크게 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아직까지 미분양펀드가 대형 건설사가 시공한 현장에 국한되고 있어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중견 건설사들은 별다른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은 한계"라고 지적했다.

[이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