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경영(CEO 인터브등)

조선일보 91 창간특집] [한국의 스타 금융인] 대우·<舊>동원증권, 한국투신

Bonjour Kwon 2011. 3. 7. 13:09

증권·자산운용사 CEO 어디 출신 많나?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어 각 증권사 CEO 속속 배출
자산운용업계는 한투·대투·국투 출신이 포진

주식시장과 펀드시장에서 굵직한 신화를 만들어낸 CEO들의 족보를 추적해보면 증권 쪽에서는 대우증권과 옛 동원증권(현재 한국투자증권과 합병)이, 자산운용에서는 한국투자신탁(현재 한국투자증권과 한국투자신탁운용으로 분리) 출신이 적지 않다. 한국 자본시장이 커오는 동안 자본시장 전문가를 배출하는 '사관학교' 역할을 이들 회사가 담당해온 것이다.

증권가 CEO 사관학교 대우증권

대우증권은 IMF 쇼크 이전까지만 해도 오랫동안 여러 분야에서 증권가 1위를 지켜오던 전통의 명가다. 그동안은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출신이 여러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을 휩쓸며 화제가 됐고 이제는 대우증권 출신 CEO 역시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한국투자증권 유상호 사장이다. 유 사장은 1990년대 대우증권 런던현지법인 부사장을 지내며 영국계 기관투자자의 대규모 한국 주식매매 중개를 독식하다시피 하며 '전설의 제임스(Legendary James·James는 유 사장의 영어 이름)'라고 불렸던 인물이다.

대우사태로 내리막길을 걸었던 대우증권을 다시 업계의 중심으로 복귀시킨 토러스투자증권의 손복조 사장(당시 대우증권 사장)과 교보증권 김해준 사장도 대표적인 대우증권 출신 CEO이다. 박종수 전(前) 우리투자증권 사장은 대우증권 헝가리 은행에서 쌓은 경력을 바탕으로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우리투자증권을 국내 대형 증권사로 육성해냈다.

대우증권이 키워낸 자산운용사 CEO도 시장을 누비고 있다. 2년 반 만에 업계 순위가 열 계단 뛰어오른 산은자산운용김호경 대표가 대표적인 대우 출신 자산운용사 CEO다. 대우증권 재직 시절 파생상품과 위험관리 부분에서 경력을 쌓은 최홍 ING자산운용 대표는 랜드마크 자산운용 사장 재직시절 처음으로 국내에 적립식 펀드를 히트시키며 주가 2000 돌파의 발판이 된 펀드 붐의 도화선을 당긴 인물이다. 김석중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사장도 대우증권 국제조사부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상무 등을 거친 대표적인 '대우맨'으로 꼽힌다.

한투를 차지하고 미래를 분가시킨 옛 동원증권

CEO들의 '고향'을 더듬어 보면 최근에 눈에 띄게 부상한 것이 옛 동원증권이다. 동원증권은 국내 굴지의 투신사였던 한국투자신탁을 합병하면서 중형 증권사에서 일약 업계의 중심으로 떠오른 회사다.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이 당시 동원그룹에서 독립하며 인수합병(M&A)한 한국투신의 이름을 살리고 동원의 이름을 포기하는 어려운 결단을 했다.

이름은 사라졌지만 동원증권은 한국 금융의 변혁을 이끈 풍운아(風雲兒)들을 배출해 냈다. 증권CEO에서 은행장으로 변신하며 전혀 다른 경영을 선보였던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을 비롯, 한국 금융의 지도를 바꿔놓은 미래에셋그룹박현주 회장이 동원증권 출신이다.

특히 미래에셋은 박현주 회장이 옛 동원증권에서 동료들과 함께 나와 출발한 회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부회장과 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 등 미래에셋의 두 주력사 부회장이 모두 박 회장과 옛 동원증권에서 한솥밥을 먹은 사람이다.

IMF 쇼크 직후 현대투자신탁운용에서 스타 펀드 매니저로 떠올랐던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 역시 동원증권에서 상품운용을 했었다

 

자산운용업계의 본가 한국투자신탁

우리나라에 아직 펀드가 뿌리내리기 전, 한국의 자산운용을 담당한 것은 한국·대한·국민 3대투신사였다. 지방투신사들도 있었지만, 이들 '3투신'의 인력이 현재 자산운용업계와 투자자문업계에 다수 포진해 있다. 이들 회사에서 펀드 운용을 배워 독립하고, 다른 자산운용사에 스카우트되면서 실질적으로 이들 3개 투신 출신의 펀드 매니저들이 자산운용업계를 이끌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과거 한국투자신탁 시절 스타 펀드 매니저 출신 자산운용사 대표 CEO가 많이 눈에 띈다.

박종규 유리자산운용 사장은 옛 한국투자신탁에서 평균 수익률 1위 펀드 매니저로 명성을 쌓았다. 국내 투자자들에는 생소한 '하이일드(High yield)펀드'를 내놓으며 투자 영역을 확대한 전길수 슈로더투신운용 대표도 1980년 한국투자신탁에 입사해 슈로더투신운용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까지 14년간 국제부문 업무를 담당했다. 김석규 GS자산운용 대표와 권봉주 알파에셋자산운용 대표도 과거 한국투자신탁의 스타 펀드매니저를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