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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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측은 "일홀딩스㈜는 팬오션이 발행하는 신주발행금액 8500억원 중 6800억원을 취득할 예정"이라며 "자체보유자금과 인수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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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 구성
유력 후보였던 KKR, 막판에 응찰 포기
▶마켓인사이트 12월16일 오후 5시7분
닭고기 사업에서 출발한 하림그룹은 팬오션 인수로 기존 사료, 축산, 식품가공 및 유통사업과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하림 관계자는 “김홍국 회장(사진)이 사료사업을 더 키우기 위해선 국제 곡물유통사업 진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국내최대 민간사료기업의 도전
하림은 국내 최대 민간 사료 기업이다. 연간 230만t의 곡물을 수입해 사료를 만들어 연간 1조4000억원대 매출을 올린다. 사료 매출 규모는 농협 다음이다. 사료사업을 안정적으로 하기 위해선 해외에서 농장 등 기반을 마련하는 것과 동시에 해상운송사업을 벌일 필요가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팬오션이 하림으로부터 인수대금을 받으면 1조2000억원 규모인 회생채권자들의 빚을 갚게 돼 내년 상반기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졸업하게 된다.
◆하림, “자금조달 문제없다”
하림은 1조원이 넘는 팬오션 인수자금 마련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하림그룹은 하나대투증권 주선으로 인수금융을 끌어 쓸 예정이지만 상장 계열사 네 곳(하림홀딩스 하림 팜스코 선진)에서 보유한 현금만 9000억원에 달해 상당수 자체 자금으로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인수 대금은 두 가지 방식으로 지급한다. 우선 8500억원은 팬오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나머지 2000억원은 3년 만기 회사채를 매입하는 방식이다. 회사채 매입은 팬오션이 법정관리를 졸업하면 곧바로 상환받을 수 있어 큰 부담이 없다.
◆‘안갯속’이었던 M&A전
투자은행(IB)업계는 팬오션 입찰 당일까지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인수가 유력할 것으로 예측했다. KKR은 60억달러에 달하는 아시아지역 투자용 블라인드펀드(투자대상을 정하지 않은 펀드)를 통해 팬오션 인수를 적극 검토해왔다. 김 회장이 당초 9000억원대로 예상한 인수 가격대를 입찰 당일인 16일 1조원대 이상으로 올려 최종 참여한 것도 KKR과 ‘한판 승부’를 겨루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KKR이 막판에 인수를 포기하면서 사실상 하림그룹이 팬오션을 인수하게 됐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민은행으로부터 수천억원대의 인수금융 지원을 약속받을 정도로 의지가 강했던 KKR이 막판에 인수의지를 접은 것에 대해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고 말했다.
해운업계에선 KKR 등 수익 극대화가 목적인 외국계 PEF가 팬오션을 인수할 경우 회사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법원은 지난달 25일 팬오션 인수 후보자의 조건으로 8500억원 유상증자란 높은 문턱을 만들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던 삼라마이더스(SM)그룹, 도이치뱅크, 한국투자파트너스 등도 팬오션 인수전 참여를 포기했다.
팬오션은 지난 9월 말 현재 매출 1조1892억원, 영업이익 1576억원을 기록했으며 부채비율은 지난 6월 말 700%에서 연말까지 200% 이하로 낮아질 전망이다. 팬오션 관계자는 “시황이 안 좋을 때도 벌크선운임지수(BDI)와 무관하게 이익을 꾸준히 낼 수 있도록 장기운송계약(CVC) 위주의 안정적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며 “미확정 채무도 감소하고 있어 내년 실적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