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

메리츠금융지주.70억에 56.3%인수(회사가치113억),IMM등500억 출자자헐값매각반대(태그어롱만 가진).검찰조사.와 노조고용보장도 변수

Bonjour Kwon 2015. 8. 17. 07:41

2015-08-16

 

500억 출자한 재무적 투자자 3곳 ‘거액 손실 발생’ 반발 / 이달 말 자산실사 앞두고 회사 노조 고용보장 요구 나서

 

매각이 추진되는 두산캐피탈이 이르면 이달 말쯤 인수 우선협상자인 ‘메리츠금융지주’로부터 자산실사를 받을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최근 일부 주주의 매각 반대와 검찰 조사 등 막판 돌발 변수가 불거져 귀추가 주목된다.

 

여기에 두산캐피탈 노조는 회사 경영권 매각 과정에서 사측으로부터 어떠한 사전 통보도 받지 못했다며 반발하고 나서, 향후 매각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두산그룹은 가능한 10월말까지 두산캐피탈 매각과 관련된 모든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 짓겠다는 입장이이서, 이 같은 현안 문제가 어떻게 처리되지 관련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 공개매각 막판에 재무적 투자자들 강력 반대 ‘왜’

 

두산그룹은 사업구조 재편과 공정거래법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년째 두산캐피탈 매각을 추진해왔다.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 자회사를 둘 수 없고 금융을 비주력사업으로 판단한 두산그룹이 2012년부터 매각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마땅한 인수자가 나서지 않으면서 수년째 매각되지 않았다.

 

그렇다 최근 우선협상대상자로 메리츠금융지주를 선정되면서 매각절차가 막바지에 들어갔다. 메리츠금융지주와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이 올 상반기 두산캐피탈 매각공고 때 제시한 대상 주식은 최대주주 두산중공업아메리카, 두산인프라코어아메리카, 연강재단 등 3개 주주사가 보유한 보통주 지분 29%(812만주)와 우선주 100%(875만주)다. 우선주 1주를 보통주 2주로 쳐 전환한다고 감안했을 때 총 2562만주가 되고 매각지분은 56.3%가 된다.

 

이를 메리츠금융지주가 70억 원으로 인수하기로 했다. 때문에 인수대금을 기준으로 두산캐피탈 전체 지분을 환산해 보면 총 지분(100%)의 가치는 113억 원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이 같은 낮은 가격으로 매각이 결정되면서 그간 이 회사에 투자해온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하나투자증권, IMM인베스트먼트 등 사모투자펀드(PEF)들은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하게 됐다.

 

지난 2011년 투자한 이후 두산캐피탈의 계속된 적자로 부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정도로 재무구조가 형편없어진 탓에 재미를 보기는커녕 주식가치가 헐값이 됐기 때문이다. 사실 두산그룹은 4년 전에 이들 PEF에게 손을 내밀었다. 밥캣 인수에 따른 위험이 계속되자, 재무건전성 개선과 DICC 두산캐피탈 지분을 일부 처분해 재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실제 지난 2011년 4월 두산그룹은 두산캐피탈 유상증자를 위해 이들을 재무적 투자자(FI)로 제안, 500억 원의 자본을 조달했다. 재무 건전성 개선 및 해외 자회사 성장 위한 자본 확충을 위한 이 증자는 당초 주주 대상으로 진행됐지만 두산중공업 등 주주들이 모두 불참, 실질적으로는 실권주 전량을 이들 FI이 인수했다. 인수 주식은 보통주 800만주에 주당 발행가는 6250원(액면가 5000원)이다.

 

이들 FI은 현재 두산캐피탈 지분 21.7%를 보유중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시니안유한회사 8.5%(주식 314만주·투자금 196억 원), 하나대투증권의 하나제일호PEF 5.8%(212만주·132억 원), IMM의 넵툰유한회사 7.4%(271만주·169억 원)다. 이들의 투자 총액은 497억 원이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 두산그룹과 메리츠금융지주가 논의한 가격으로 환산할 경우 이들 3곳 PEF이 보유한 지분의 가치는 24억8600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 당초 투자금액에서 95%나 폭락한 것이다. 이와 관련 재무적 투자자 측 한 관계자는 “FI의 투자가 이뤄진 이듬해인 2012년부터 두산캐피탈은 매년 엄청난 규모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그래프 참조>

 

이는 두산캐피탈 헐값 매각으로 이어져, 결국 이들 F1의 보유 지분 가치가 4년 만에 고작 20억 원 남짓으로 쪼그라들게 됐다는 것. 이 기준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 PEF로서는 결과적으로 투자 4년 만에 187억 원의 손실을 보게 됐고, 하나대투증권과 IMM의 PEF 역시 평가손실이 각각 127억 원, 16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F1는 두산그룹이 두산캐피탈을 메르츠금융에 70억 원에 매각한다고 해도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 PEF들은 두산그룹이 두산캐피탈을 외부에 매각할 때 자신들의 보유 지분도 함께 팔 수 있는 테그얼롱 옵션만 가지고 있는 상태다. 이에 이들 PEF들이 두산캐피탈의 투자에서 완전히 실패한 것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고 테그얼롱 옵션을 행사를 하지 않고 메리츠금융지주 소유가 된 두산캐피탈 지분을 계속 가지고 있으면서 기업가치가 오를 때까지 기다리는 방법도 있지만, 만기가 정해진 펀드 특성상 언제까지 계속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실정이다.

 

게다가 두산그룹 측은 과거 두산그룹과의 구조조정에 참여해 상당한 수익을 냈기 때문에 이번엔 한발 물러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두산그룹 측 한 관계자는 “두산그룹과 PEF가 드래그 얼롱(Drag-along, 동반매각청구권)을 맺었지만 PEF 수익 보장을 위한 조건이나 의무가 두산그룹에는 없다”고 일축했다.

 

◇ FI들, 1000억 PF 부실대출 의혹 검찰에 고발 등 두산그룹 압박

 

이에 이들 재무적 투자자들은 과거 두산캐피탈이 특정 업체에 1000억 원대 부실 대출을 했다며 의혹을 제기하면서 두산그룹을 압박하는 동시에 당시 부동산 대출 팀장 김 모씨 등 전·현직 임원 5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고발된 내용에 따르면 두산캐피탈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서울 남대문 일대 복합 사무지구 개발 사업을 추진하던 부동산 개발회사인 N사에 1000억 원대 PF 대출을 집행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대출금에 대한 적정 담보 규모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부실 대출을 했다는 게 고발인 측 주장이다. N사가 확보한 담보는 대부분 해당 부지의 토지로, 담보 설정 규모는 약 500억 원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두산캐피탈은 2011년 N사의 개발 사업이 최종 무산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대출 규모를 늘렸으며 이후 사업장 부실채권(NPL)을 약 400억 원에 매각하면서 최종적으로 600억 원대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2011년 3억 원에 불과했던 두산캐피탈 영업 손실은 2012년 1200억 원대로 불어났다.

 

검찰은 조만간 피고발인을 잇따라 불러 대출이 N사에 직접 이뤄진 이유와 대출 과정에서 불법이 있었는지 여부 등을 캐물을 방침이다. 일반적으로 PF대출은 시행사가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받지만 N사는 직접 대출을 받았다. 고발인 측은 N사가 부동산 대출 팀장이던 김 씨의 친인척이 소유한 회사이며, 자금을 일부 횡령한 정황도 있다고 검찰 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사 대상에는 두산그룹 최초 여성 최고경영자(CEO)인 정모 전 대표를 비롯해 김모 전 대표, 현직 상무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 두산캐피탈 노조, 매각 과정서 소외 그리고 고용보장 요구 ‘어쩌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회사 노조마저 최근 설명서를 통해 회사 경영권 매각 과정에서 아무런 정보를 제공받지 못했다며 반발하고 나선 상황. 일례로 이 회사 노조는 두산그룹과 경영진은 매각에 대한 아무런 정보공개를 하지 않은 채 퇴직 인원수만 결정해 버렸다며 매각시 전 직원 고용보장 합의를 이행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강호 두산캐피탈 노조위원장은 “회사 경영자가 여러 차례 ‘회사가 매각될 경우 인건비 절감을 위해 어느 정도의 감원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매각 과정에서 직원 생존권이 철저히 무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사실 지난 2009년 지주회사로 전환한 두산그룹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상 금융·보험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두산캐피탈 지분을 해소하기 위해 수년째 매각을 추진했다”고 설명한 뒤 “특히 지난해 미국계 사모펀드 JC플라워가 인수를 저울질하다 무산됐고 이 과정에서 고용불안을 느껴 지난해 9월 사측과 ‘경영권 변동 관련 합의서’를 재작성 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3년 11월 두산캐피탈이 산은금융지주와 인수협상을 진행할 당시 노사가 처음 맺었던 합의서를 수정·보완한 것이다.

 

노사는 합의서에 “두산캐피탈과 두산캐피탈노조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경영권 변동(지분매각·유상증자 등)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합의한다”며 “회사는 ‘투자자가 주금납입일 이후 3년 동안 대상회사(두산캐피탈) 직원과의 고용관계를 정당한 사유 없이 해지·변경·중단 또는 정지하거나 근로조건을 불이익하게 변경하지 않는다’라는 문구가 본계약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한다”고 명시했다. 고용안정협약 성격을 띤 합의서다.

 

단체협약에도 고용안정 조항이 있다. 단협 제33조(인원정리) 4항에 따르면 “회사는 회사의 분할·합병·일부 사업의 양도·경영권 변동 등으로 조합원 신분에 변동을 초래하게 되는 경우 고용 및 단체협약 승계에 관해 책임지기로 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최근 매각과 관련한 언론보도가 이어지면서 노조는 사측에 매각정보 공유와 고용안정에 대한 입장을 묻는 공문을 수차례 보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제기한다. 이 위원장은 “지난 2006년 말 두산그룹이 경영권을 인수한 이후 전략적으로 집중한 선박금융 등 거액 여신의 자산건전성 악화로 대규모 적자를 발생시켰다”며 “올 상반기에도 소폭 적자를 기록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회사가 매각되는 것을 막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직원들을 위해서 그간 희생했던 부분에 대해 공감해주고 고용안정을 보장해주는 게 도의적인 측면에서 맞다”고 강조한 뒤 “현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근로자의 고용안정을 침해하는 상황이 이어질 경우 단계별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두산캐피탈 직원은 임원을 제외하고 정규직이 총 103명이다. 하지만 사측 관계자는 “메리츠금융지주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 외에는 (고용승계 등) 구체적인 진행사항을 알지 못한다”고 말한 뒤 “다만 이달 말쯤 메리츠금융지주가 두산캐피탈 자산을 실사할 때 고용승계 등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겠냐”며 덧붙였다.

 

◇ 메리츠금융지주 인수 땐 조달금리 인하 등 경영 정상화 청신호

 

만약 두산그룹 계획대로 오는 10월 중 메리츠금융지주에 매각될 경우 두산캐피탈 신용등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신용평가사들은 전망이다. 이들 신용평가사는 최근 등급평가에서 두산캐피탈의 등급 방어 요건으로 유상증자 또는 재무구조가 튼튼한 대주주의 인수 등을 제시한 바 있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메리츠금융그룹의 자산 26조8000억 원, 자본 3조 원의 재무여력과 신용도(AA 안정적)를 고려할 때 두산캐피탈에 대한 지원 능력이 충분한 수준”이라며 “아직 정밀 자산실사와 본계약 체결 등의 절차가 남아있고, 기타 주주와의 협상 결과도 지켜봐야 하지만 본계약 체결이후 매매대금 납부가 완료되는 시점에 두산캐피탈의 신용등급을 재검토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메리츠금융에 소속될 경우 차입이나 유상증자 등을 통해 향후 사업에 필요한 조달비용은 상당부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수익성 개선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이들 신용평가사는 두산그룹으로부터의 이탈이 두산캐피탈 신용등급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기업평가 한 관계자는 “두산캐피탈 영업자산에서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중공업 등 캡티브마켓 관련 자산 비중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상대적으로 최근 비(非) 캡티브마켓 매출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지 캡티브마켓에 대한 절대의존도가 사업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최근 그룹 및 계열사 재무구조가 꾸준히 악화됨에 따라 이미 그룹 차원의 비경상적 지원 가능성은 두산캐피탈 신용등급에 거의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매각 이후에도 과거의 영업 기반이 유지되는지 여부가 신용평가에 주요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며 “건설·중공업 관련 매출이 과거와 동일하게 유지되기는 어렵겠지만, 과거 KT캐피탈 등 매각 사례를 볼 때 계약 과정에서 기존 렌탈·리스 계약을 일정 물량 보전해준 사례가 있는 만큼 두산캐피탈도 매출 기반이 급격히 감소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두산캐피탈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부실자산 정리 과정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고, 운용자산이 축소되는 등 회사의 재무안정성이 나빠진 것을 고려한 것이라고 신용평가사들은 설명했다. 캐피탈업계 역시 메리츠금융지주가 인수할 경우 다시 정상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메리츠금융지주는 여신전문금융 자회사로 메리츠캐피탈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오토금융과 기업금융 등 여신금융분야에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특히 건설·설비기계금융 영업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두산캐피탈의 인수로, 지주 내 시너지가 강화될 것으로 내다본다.

 

모(某) 캐피탈사 고위 관계자는 “메리츠캐피탈과 두산캐피탈이 서로 부족한 부분에서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메리츠금융지주가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