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고 소송등

허위서류에 속은 信保… 수백억 챙긴 사기대출.구조.

Bonjour Kwon 2015. 8. 27. 06:53

 

2015.08.27 03:00

[건설업자 등 20여명 구속… 상당수 부도 내거나 개인적으로 빼돌려 國庫 손실]

 

보증용 페이퍼컴퍼니 설립… 거래내역 조작, 매출 부풀려

자재 납품회사와 짜고 가짜 거래계약서 만들어 수십억 공사처럼 꾸미기도

 

회사 재무 상태를 속인 허위 서류로 신용보증기금(신보)의 보증을 받아내 은행에서 수백억원을 사기 대출한 혐의로 건설업자 등 20여명이 검찰에 구속됐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대출 후 사업을 부도내거나 대출금을 개인적으로 빼돌린 사실이 검찰 수사로 드러났다. 이 바람에 정부 출연금 등으로 운영되는 신보가 수백억원 빚을 떠안았다. 신보가 보증 심사를 허술하게 해 국고(國庫) 손실을 가져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손준성)는 매출액을 부풀린 허위 서류를 신보에 제출해 신용보증을 받고, 이 보증서를 근거로 은행에서 수십억원을 대출한 혐의(사기 등)로 건설업체 대표 진모씨 등 20여명을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검찰은 이 외에 다른 기업인 수십명도 비슷한 혐의를 잡고 이번 주 중 기소할 방침이다. 이번에 구속된 피의자들은 준(準)정부기관인 신보의 보증서가 있으면 신용이나 담보가 부족한 기업도 시중은행에서 쉽게 대출할 수 있다는 점을 노리고 보증 심사 자료를 위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에 따르면, 중소 건설업체를 운영하는 진씨는 2010년 하반기부터 2012년 초까지 가짜 거래계약서 등을 만들어 신보에 제출해 '대출 보증서'를 발급받고, 이 보증서로 시중은행에서 20여 차례에 걸쳐 23억원을 대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진씨는 자기 회사에 자재를 납품하는 회사와 짜고 가짜 '거래계약서'를 만들어 수십억원대 공사를 하는 것처럼 꾸몄다.

 

신보는 진씨가 제출한 서류를 바탕으로 '진씨가 대규모 건설공사를 진행하다가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고 판단해 신용보증서를 발급했다. 진씨는 이 보증서를 은행에 제출해 거액을 대출했고, 얼마 뒤 회사는 부도를 맞아 빚이 신보에 넘어왔다.

 

구속된 20여명 중 상당수는 신보의 대출 보증을 받기 위해 페이퍼 컴퍼니(장부상 회사)를 만들어 거래 내역을 조작해 매출을 부풀린 것으로 조사됐다. 설비업체 대표 윤모씨는 자신이 허위로 만든 페이퍼 컴퍼니로부터 자재를 살 것처럼 꾸며 신보 보증서를 발급받았고, 이 보증서를 은행에 제출해 2011년 4월부터 61회에 걸쳐 28억원을 부정 대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윤씨는 회사를 도산시키고 도주했다가 수배 끝에 붙잡혀 이번에 구속됐다. '자재 구매 자금이 부족하다'며 신보에서 보증서를 발급받은 한 피의자는 9억원을 대출해 이 가운데 4억2000만원을 개인 계좌로 빼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이 가짜 서류로 사기 대출한 액수만 500억원대에 달한다"며 "피의자 대부분이 돈을 갚을 능력이 되지 않아 대출금 상당액을 신보가 대신 갚았다"고 말했다. 신보는 대출 보증을 서줄 때 기업이 국세청에 제출한 서류와 대법원에 등기한 재산 자료 등을 바탕으로 1차 심사를 한 뒤 현장 실사(實査)를 하지만, 피의자들이 제출한 허위 서류를 가려내지 못했다. 신보 측은 "사기 대출 후 빚을 갚지 않은 기업의 채무를 신보가 갚았거나 대신 갚을 계획"이라며 "사기 대출 피의자들에게 민사소송을 내 피해 금액을 받아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의자 대부분이 파산 상태라 돈을 받아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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