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고 소송등

부동산 펀드 '늪'에 빠진 운용사 '괴로워'2012.02.21 머니투데이

Bonjour Kwon 2012. 2. 21. 13:44

지수 오르는데 소송에 환매에 몸살

코스피 지수가 연고점을 갈아치우며 '축포'를 터뜨리고 있지만 자산운용업계는 펀드 자금이탈과 잇단 송사로 몸살을 앓고 있다.

부동산 경기 악화, 거래업체의 사기, 펀드 매니저의 개인적인 횡령 등 갖가지 이유로 올 들어서 10여건의 소송에 휘말렸다. 일부 운용사는 수 십 억원에 달하는 배상금을 지급, 실적 악화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21일 금융투자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흥국투신운용은 시행사를 상대로 '사업시행자 명의변경절차 이행' 청구 소송을 제기해 지난 16일 1심에서 승소했다.

설정액 360억원에 달하는 흥국운용 부동산펀드는 총 1000억원 규모의 노인휴양시설(실버텔) 건설 PF(프로젝트파이낸싱)에 투자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악화로 사업이 진척되지 않자 소송을 통해 시행사로부터 시행 건을 넘겨받은 것이다.

흥국투신운용 관계자는 "선순위로 담보를 잡고 있는 토지와 함께 시행 건을 다른 사람에게 매각하거나 경매를 통해 파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시행사가 항소를 할 순 있지만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소송이라 결과가 바뀌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흥국투신 뿐 아니라 KB자산운용, 골든브릿지자산운용, 하나UBS자산운용 등이 부동산 펀드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들 운용사는 송사에 휘말렸거나 만기를 연달아 연장하며 애를 먹고 있다.

일부 운용사는 수십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불했다. 산은자산운용은 '선박펀드' 소송 건으로 지난 9일 70억원을 대출 받아 배상금을 마련했다. SK증권 (1,455원 상승15 -1.0%)과 산은운용이 함께 펀드를 조성했는데, 선박업체 대표의 사기로 해산이 됐다. 손실을 본 삼성생명이 소송을 제기해 연대 배상하라는 판결이 났다.

대신자산운용은 펀드매니저 횡령사건으로 수년간 뒷수습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달 말 더케이손해보험 등이 제기한 손배소 1심 판결에 따라 75억3500만원을 가지급금 형태로 지급했다. 이는 2011회계연도 재무제표에 특별손실로 처리될 예정이라 운용사 실적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우리자산운용도 '파워인컴 펀드'와 관련한 소송으로 수년째 골머리를 앓고 있다. 손실을 본 개인 투자자들이 소송을 제기, 지난달에 판매사와 연대배상하라는 판결이 났다. 이어 이달에도 또다른 투자자가 유사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 밖에 다올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 총 9개 운용사가 올 들어서만 10여건의 송사에 휘말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요즘 펀드 자금이 계속 이탈하고 있어 수익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소송까지 당한 운용사는 정말 괴로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 참에 매니저 횡령이 발생했거나 부동산 펀드 손실이 난 운용사는 리스크 관리, 컴플라이언스(내부통제) 등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