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동향>**********/현대상선그룹

현대상선, 현대증권·아산·연수원 지분도 담보대출…"예정대로 진행시 2500억 유입"

Bonjour Kwon 2015. 11. 12. 13:30

입력 : 2015.11.11 16:20 | 수정 : 2015.11.11 16:38

현대상선, 산업은행과 연내 만기도래 채무 상환계획 확정
돈되는 계열사 모조리 담보대출…산은 “대출 만기연장은 자구계획 보고 확정”

현대상선이 현대증권 보유주식 외에 현대아산, 현대종합연수원, 현대엘앤알 등 다른 계열사 보유주식까지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을 받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대상선 (5,080원▲ 60 1.20%)은 이들 계열사 보유지분 담보대출을 통해 연말까지 2500억원을 마련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다만 단순 대출일지, 보유증권을 유동화할지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현대상선과 현대그룹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 같은 방안에 대해 합의했고, 산업은행은 이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 최근 금융감독당국에 제출했다.

현대상선의 유동성 확보 계획은 자구계획과는 별개로 이뤄졌다. 이 계획은 연말에 만기가 도래하는 채무는 현대그룹 스스로 상환해야 한다는 산업은행의 방침에 따라 현대그룹 자율로 추진됐다. 

조선비즈가 입수한 현대상선 유동성 확보 방안
 조선비즈가 입수한 현대상선 유동성 확보 방안
그러나 이 같은 유동성 확보 계획 만으로는 산업은행이 내줬던 2000억원 규모의 현대증권 주식 담보 유동화대출(ABL)은 상환할 수 없다. 산업은행은 ABL 만기 재연장 여부는 현대그룹의 자구계획안을 보고 판단할 예정이다.

◆ 산은 “연내 만기 채무는 스스로 상환해야”…현대상선, 돈 되는 것 모조리 담보제공

11일 조선비즈가 입수한 '현대상선 유동성 확보 방안' 채권단 내부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연내 6000억원가량의 유동성 부족 사태를 막기 위해 현대증권 보유 지분은 물론 현대아산, 현대종합연수원, 현대엘앤알 보유 지분까지 담보 대출을 추진 중이다. 사실상 돈이 되는 모든 자산을 담보로 제공할 정도로 현대상선의 자금력이 악화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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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의 한 관계자는 “자구계획은 현대그룹이 근본적으로 유동성 위기를 잠재우기 위해 마련하는 것”이라며 “연내 만기 도래하는 빚을 상환하는 것은 자구계획과 별개”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현대상선에 직접 담보대출을 내주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직접 대여금을 집행할 경우 혈세 논란이 또 불거질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현대상선은 시중은행과 담보대출을 논의하는 한편 증권사들과 계열사 보유 지분을 유동화해서 자금을 마련하는 방안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위 : 억원
 단위 : 억원
현대상선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 중 담보여력이 있는 지분은 현대증권 18.3%, 현대아산 67.6%, 현대엘앤알 49.0%, 현대종합연수원 68.5% 등이다. 채권단은 이들 계열사 지분 가치를 장부가 및 시가로 계산했을 경우 약 3500억원 정도라고 판단한다. 현대상선은 이 지분을 통해 연말까지 총 25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상선이 계획하는 2500억원 규모의 계열사 지분 담보대출은 현대증권 매각이 성사됐을 경우의 현금유입 규모와 비슷하다. 현대상선은 현대증권 매각을 통해 총 6475억원의 현금을 확보해 산업은행이 지원한 자산유동화증권 2000억원과 차입금 등을 상환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이들 차입금을 모두 상환하고 나면 현금 2700억원가량이 남는다.

◆ 영구채 발행도 추진…“근본적인 해결 위한 자구계획 필요”

현대상선은 영구채 발행도 추진 중이다. 현대상선은 벌크선사업 부문과 해외터미널을 분사해 '벌크라인'이라는 회사를 신설하고 신설 회사가 3070억원 규모의 영구전환사채(CB) 발행을 추진한다. 수출입은행, 연기금 등이 참여한 에이치벌크 재무안정 PEF가 영구CB를 인수할 예정이다.

주식담보대출, 영구채 발행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현대상선은 연말까지는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12월 중순쯤 대략 1300억원대 현금을 확보하는 것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만약 산업은행이 12월 23일 2000억원의 유동화대출을 상환받으면 현대상선은 또 다시 자금난에 빠진다. 산업은행은 현대그룹의 자구계획안을 보고 또 다시 대출을 연장해줄지 여부를 판단한다.

결국 관건은 현대그룹이 얼마나 충실히 자구계획안을 작성하느냐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해운 업황이 당장 큰 폭으로 좋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에 최대주주(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사재출연이 있거나 그룹 계열사를 재편하는 방안이 담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