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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벌크부문 영구CB 투자자 PEF 등록 완료…"이달내 현대그룹에 3070억원 유입" 산업은행 “현대그룹 유동성 위기는 아직 진행형”

Bonjour Kwon 2015. 11. 8. 14:38

2015.11.08

 

현대증권 매각 불발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상선이 벌크선 사업부 등을 떼어내 자회사 ‘벌크라인’을 만들고 이 회사의 영구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3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 벌크라인의 영구 CB를 인수할 예정인 한국수출입은행, 연기금 등 투자자들은 최근 금융감독원에 영구 CB 인수 목적의 사모펀드(PEF) 등록을 마쳤다.

 

 

 

영구 전환사채(CB)는 채권과 유사하면서도 만기가 30년 이상이라 자본으로 분류되는 영구채와,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CB의 특성을 결합한 상품이다. 투자자는 오랜 기간 이자만 받다가 주식 전환을 요구할 수 있다.

 

8일 금융권 및 IB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 자회사인 벌크라인의 영구 CB 발행 작업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IB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 자회사가 발행하는 영구 CB를 인수하는 PEF 등록이 최근 마무리됐다”면서 “사실상 모든 절차가 끝난 것이며 이달 내 현대그룹에 3070억원이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PEF명은 에이치벌크 기업재무안정 사모투자전문회사다.

 

현대상선은 지난 9월 말 미국에 위치한 캘리포니아 유나이티드 터미널(CUT), 워싱턴 유나이티드 터미널(WUT) 등 두 곳의 터미널과 벌크전용선 17척의 사업부를 분리해 자회사 벌크라인을 만들었다.

 

현대상선이 자회사를 신설해 영구 CB를 발행하는 이유는 적자 구조인 현대상선보다 사업성이 나은 벌크선 사업부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벌크라인이 소유한 벌크선 17척은 포스코를 비롯해 동부발전 등 국내 발전소 4곳과 유연탄 수송 장기계약을 맺고 있다.

 

마지막으로 벌크선 17척 화주들의 영구CB 발행 동의 절차가 남았다. 화주들은 영구 CB 발행에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화주 동의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이번 3070억원 영구 CB 발행으로 현대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산업은행은 현대증권 지분을 담보로 한 2000억원 대출을 2개월 연장해주고 이달말까지 현대그룹에 추가 자구계획안을 내놓으라고 요구한 상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해운업 시황이 좋지 않아 현대상선의 내년도 재무안정성이 우려된다”면서 “현대증권 매각 불발 등으로 당초 계획했던 유동성 확보 계획이 어긋나면서 현대그룹의 고민이 깊어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그룹의 주력 계열사 중 하나인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5일 2000억원 규모의 영구 CB를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영구 CB 발행자금으로 현대상선이 보유한 자회사를 인수하거나 현대상선 부채를 상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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