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동향>**********/현대상선그룹

현대상선, 올해 4500억마련(영구채.ABCP등)하여 지나가나 내년 상반기 까지 1조 갚아야.현대엘리베이터 현대증권콜옵션,감독원 감독원 조사

Bonjour Kwon 2015. 11. 13. 08:01

…현정은 회장의 다음 카드는?

기사입력 2015.11.12

 

4500억 마련해 한숨 돌렸지만

내년이 진짜 '리더십 시험대'

 

김보라 산업부 기자 destinybr@hankyung.com

 

 

[ 김보라 기자 ]

 

현대그룹은 요즘 뒤숭숭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매각설이나 합병설에 휩싸이기 때문이다. 관심의 초점은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이다.

 

5년간 적자행진을 벌여 누적적자가 많다. 해운시황도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없다. 채권단으로서도 무조건 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 그러다 보니 한진해운과의 합병설, 현대자동차그룹으로의 매각설 등이 잇따르고 있다.

 

현대그룹은 일단 자체자금 조달을 통해 현대상선의 유동성 문제를 책임지기로 방향을 정했다. 지난 11일 4500억원을 조달해 산업은행에서 빌린 2000억원을 갚았다. 조만간 3070억원어치의 영구전환사채(CB)를 발행할 예정이다. 5000억원의 유동성이 있으면 현대상선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란 게 현대그룹의 계산이다.

 

하지만 시간은 마냥 기다려주지 않는다. 현대상선이 내년 상반기까지 갚아야 할 각종 채무는 1조원대다.

 

현대상선이 11일 조달한 자금 중 2500억원은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이 스마트업유한회사를 통해 모집 주선을 맡았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만기 1년이 지난 뒤 차환이 안 되더라도 투자자들에게 금액을 보전해주는 내용의 대출확약을 했다”며 “만약 현대상선이 차환을 못하면 연 30%에 육박하는 높은 이자를 내도록 옵션을 걸었다”고 전했다.

 

해운시황 개선도 쉽지 않다. 각종 해운분석 기관은 이르면 2017년에나 해운시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운임은 바닥인데 비싼 값에 빌린 선박이 발목을 잡고 있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용선료로만 2조원 이상을 썼다. 올해와 내년에도 비슷한 수준의 금액을 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채권단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사재를 출연하는 등 추가 자구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못 박고 있다. 어떤 식으로든 빨리 처리 방향을 결정하라는 압박이다. 현대증권 재매각을 추진하든지, 현대증권을 살리는 대신 현대상선을 포기하든지 결단을 내리라는 신호도 된다. 그것도 아니라면 제3의 방안을 찾으라는 주문이라고 볼 수 있다.

 

현대상선을 둘러싼 이런저런 얘기가 나돌면서 영업부서가 큰 타격을 보고 있다. 매각설 등을 접한 일부 화주들이 계약을 미루자고 나서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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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증권 빼돌리기?' 제동 걸리나…금융위 "불법성 여부 점검

입력 : 2015.11.16 14:05


현대상선이 현대증권 지분(19.8%)을 담보로 3900억원을 조달하면서 채권자 중 한 곳인 현대엘리베이터에 현대증권 지분을 살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조기매수청구권)을 부여한 것과 관련, 금융위원회가 불법성 등 문제가 없는지 점검하기로 했다.

이번 계약으로 현대엘리베이터는 4000억원에 현대증권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됐다. 현대상선 (4,330원▼ 485 -10.07%)현대엘리베이터 (53,600원▲ 300 0.56%)는 현대그룹의 주력 계열사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16일 “이번 자금 대여 과정에 문제(자산 빼돌리기 등)가 있는지 현대그룹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점검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대엘리베이터가 어떤 식으로든 개입했을 것이라고 추측은 했지만 이런 구조인지는 몰랐다"면서 "현대그룹이 우량계열사(현대증권)를 지키기 위해 결과적으로 현대상선의 현대증권 지분을 현대엘리베이터에 저가에 넘긴 게 아닌지 들여다볼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은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덜기 위해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상선의 신용 보강에 나선 것 뿐이라며 현대엘리베이터에 콜옵션을 부여한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디폴트(부도) 위기에 빠지면 현대엘리베이터도 안전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현대증권을 빼돌리려는 목적은 아니었다”고 모호한 설명만 했다.


[단독] 현대엘리, 현대증권 콜옵션·우선매수권 확보…현대상선 꼬리 자르기 쉬워졌다

금융위가 주목하는 부분은 크게 2가지다. 첫번째, 일반적인 자금 대여에 콜옵션이 부여된 것이 적정한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대상선의 부족한 신용을 보강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보증 정도만 서면 충분한 것 아니냐”면서 “현대엘리베이터에 현대증권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을 부여한 것이 적정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두번째, 가격의 적정성이다. 애초 현대그룹은 일본 오릭스에 현대증권 지분 22%를 6475억원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무산된 이 딜의 매각 금액에 비해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증권 지분 19.8%를 인수할 수 있는 금액은 4000억원(ABCP 투자자 대여금 2500억원+연 5.2% 대출+현대엘리베이터 대여금 1400억원)으로 격차가 크다. 현대상선의 일부 채권자들 사이에서 이번 콜옵션 부여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현대그룹은 이번 계약으로 인해 부실한 현대상선을 ‘꼬리 자르기’하는 것이 수월해졌다. 현대상선은 현대그룹 내 주력 계열사이기는 하지만 빚이 올해 6월말 기준으로 6조원에 이른다. 현대상선의 알짜 자회사가 모두 현대엘리베이터로 넘어갔기 때문에 현대그룹은 현대상선을 처리하는데 있어 부담이 적어졌다.

이번 계약으로 현대그룹 출자구도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현대글로벌→현대엘리베이터→현대증권 및 현대아산'으로 단순화됐다. 현대상선은 앞서 현대엘앤알 지분 전량, 현대아산 지분 절반 정도도 현대엘리베이터에 매각했다.

현대상선은 6조원대 빚만 남게 되며, 알짜 자산이 모두 현대엘리베이터로 넘어갔기 때문에 추가로 빚을 갚을 능력이 약해졌다.

한편 현대그룹의 이번 계약과 관련해 산업은행, 정부 모두 정확히는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정말 몰랐다"면서 "채권은행이라고 해도 딜의 정확한 구조까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