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구조조정.자산유동화.

대우조선에 수백억 떼일 중소형證, 신용등급까지 강등될 판

Bonjour Kwon 2017. 4. 7. 09:13

2017.4.6


채무조정안 가결시 50% 손실처리..부결시 90% 손실처리
동부·하이·유안타·KB, 작년 순이익보다 회사채·CP투자 더 많아

대우조선에 수백억 떼일 중소형證, 신용등급까지 강등될 판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대우조선해양(042660)(44,800원 0 0.00%) 회사채 등에 수 백억원을 투자한 중소형 증권사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동부증권(016610)(3,535원 0 0.00%), 하이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은 작년 한 해 벌어들인 이익보다 더 많은 돈을 떼일 지 모르는 위기에 처했다. 17~18일 열리는 대우조선 사채권자 집회에서 운명이 결정된다. 이날 집회에서 채무조정안이 가결되더라도 보유한 사채 절반은 손실로 처리해야 돼 향후 손익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해 순익 훌쩍 넘는 대우조선 회사채 `골칫덩이`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이 이달부터 내년 4월까지 만기되는 회사채 및 기업어음(CP)은 1조3500억원에 이른다. 이중 증권사 5곳이 들고 있는 회사채(CP 포함)는 전체 10%인 1341억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증권사들의 몸집이 작은 만큼 이들이 느끼는 대우조선 회사채 부실의 체감도는 클 것으로 보인다. 동부증권은 대우조선 회사채를 200억원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 당기순이익(개별) 3억원보다 66배 이상 큰 규모다. 하이투자증권 역시 400억원 어치 회사채를 보유하고 있는데 한 해 순이익(13억원)의 30배 수준이다. 유안타증권도 당기순이익은 207억원인데 반해 보유한 대우조선 회사채는 이보다 많은 241억원이나 된다. 그나마 이들 증권사 자기자본은 6000억~1조원 수준이라 100% 손실 처리돼도 자본 건전성엔 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순이익이다. 회사채는 대출채권과 달리 단기매매채권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이들 증권사는 채무불능(디폴트)등에 대비한 손실 처리를 거의 하지 않은 상황이다.

운명은 사채권자 집회에서 결정된다. 17일에는 올해 4월, 7월, 11월에 만기되는 총 9400억원의 회사채에 대해 18일에는 내년 3월과 4월 만기되는 4100억원의 회사채 등에 대한 채무조정안이 논의된다.  

◇동부·유안타·하이 등 신용등급 부정적 영향 우려 

다만 증권사는 채무조정안 가결 여부에 대한 주도권이 없는 상황이다. 사채권자 집회에선 채권액 3분의 1 참석에 참석자 3분의 2의 동의를 받아 채무조정안이 가결되는데 그 여부는 대우조선 전체 회사채의 절반 가량(47.1%)를 보유한 국민연금, 사학연금, 우정사업본부 등의 손에 달려 있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15~16일 내부협의체에서 채무조정안 수용여부에 대한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무조정안이 가결될 경우 보유 채권의 50%는 출자전환, 50%는 3년 만기 연장 및 분할 상환된다. 이 경우 보유 채권의 50%를 감액 손실 처리해야 한다. 만약 부결될 경우 법정관리의 일종인 P플랜(프리패키지드 플랜)이 즉시 가동돼 보유 채권의 90%가 출자전환, 손실 처리금액이 급증한다. 동부증권,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지난 5년 평균 순이익이 각각 134억4600만원, 379억7000만원이기 때문에 대우조선 회사채 손실 여파는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 다만 KB증권 관계자는 “(보유중인) CP 200억원의 매입가가 액면가보다 낮기 때문에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손실액은 적다”고 설명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동부증권, 유안타증권, 하이투자증권은 작년 순이익 규모 대비 익스포져가 비교적 커서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그나마 KB증권의 경우 작년 3억원 적자가 발생했으나 현대증권과의 합병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많았고 자기자본규모가 4조원을 넘기 때문에 대우조선 익스포져로 인한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단 분석이다. 증권사 외에도 금융투자업계에선 하나UBS자산운용, 알파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이 1190억원의 대우조선 회사채 등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증권금융도 200억원을 보유하고 있어 이들도 사채권자 집회에서의 채무조정안 가결 여부에 따라 손실액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XM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