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행사.건설사

한국판 도널드 트럼프. 진격의 부영…해외 주택사업 첫발, KEB하나은행 본사 9050억대에 인수( 3.3㎡당 3989만원 최고기록).센터포인트1.5배

Bonjour Kwon 2017. 6. 15. 07:08

 

2017.06.14

 

■ 베트남 하노이서 756가구 분양

 

부영그룹이 베트남에서 첫 해외 주택사업을 개시한다.

 

14일 부영그룹은 하노이시 하동구 모라오신도시 CT-2~7블록에 건설하고 있는 부영 국제아파트 중 CT-4·7블록에 해당하는 756가구를 분양한다고 밝혔다. 모라오신도시 부영 국제아파트는 총 3482가구의 대단지로, 지하 2층~지상 30층 총 10개동 규모다. 견본주택은 하노이시 한디코(Handico)빌딩 2층에 있다. 베트남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개방하면서 전체 가구 수의 30%까지 외국인에게 분양할 수 있다.

 

CT-4블록 부영 국제아파트는 73~107㎡ 364가구, CT-7블록은 73~107㎡ 392가구로 구성된다. 동선을 고려한 단지설계는 물론 판상형 벽식 설계와 전 가구에 넓은 창과 발코니를 적용해 자연 환기와 통풍이 원활하도록 했다.

 

아울러 하노이 2A지상철과 200m 떨어져 있어 역세권 입지를 확보했다. 단지는 또 하노이 시청에서 11㎞, 노이바이 국제공항과 32㎞ 떨어져 있으며 하노이~호아빈을 잇는 AH13 고속도로에서 차로 2분 거리에 있다. 주변 생활 환경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CGV시네마, 그랜드프라자, 하노이 박물관, 국립컨벤션센터, 하동종합병원 등 생활·문화시설 등이 가까운 거리에 있다. 단지에서 자동차로 30분 내 거리에는 타인오아이 공업단지(8.6㎞), 뜨리엠 중소공업단지(13㎞), 라이주 공업단지(11.8㎞), 빈뚜이 공업단지(17㎞) 등이 있어 향후 배후 수요도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 하나銀이사회서 우협 선정…3.3㎡당 3989만원 최고기록

 

부영그룹이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옛 외환은행 본점) 빌딩을 약 9000억원에 인수한다. 부영은 삼성생명 태평로 본관과 삼성화재 을지로 사옥에 이어 또다시 도심 노른자위 땅에 위치한 초대형 빌딩을 2조원 가까이 사들였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부영을 KEB하나은행 본점 빌딩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양측은 다음달 본점 인수와 관련된 업무협약(MOU)을 맺은 뒤 3개월여간 정밀 실사를 거쳐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부영은 풍부한 현금을 보유한 전략적투자자(SI)"라며 "인수 자금 조달에 문제가 발생하는 거래 종결 리스크가 가장 낮아 일찌감치 유력 후보로 꼽혔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영의 유동자산 규모는 5조원대에 달한다. 부영그룹이 제시한 하나은행 본점 매입가는 9050억원 안팎으로 가장 높았다. 이는 단위면적(3.3㎡)당 3989만원으로 빌딩 거래 사상 최고가인 광화문 센터포인트(2606만원)의 1.5배를 웃도는 국내 최고가 수준이다. 대지면적 기준으로도 3.3㎡당 2억6099만원에 달해 전국에서 가장 비싼 땅인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매장(2억8380만원), 회현동 우리은행 본사(2억7390만원), 명동 토니모리 매장(2억6301만원)의 뒤를 잇게 된다. 이번 거래 성사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등 오너 일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부영은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지난해 서울 태평로 삼성생명 본관(약 5800억원)과 을지로 삼성화재 사옥(약 4000억원)에 이어 올해 초 인천 송도 포스코건설 사옥(약 3000억원)을 사들였다.

 

[ㅡㅡㅡㅡㅡ

 

이중근 부영 회장과 도널드트럼프의 '평행이론' 2017.06.15

 

최근 부영그룹이 도심지 주요 대형 빌딩 매입에 광폭 행보를 보이면서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다른 대기업들이 현금 유동성을 위해 건물자산을 처분하는 것과는 정 반대로 부동산 매입에 적극 나서면서 독보적인 큰 손으로 부각했다. 업계 일각에선 한국판 도널드 트럼프로 비교되기도 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부영은 지난 14일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옛 외환은행) 본점 건물 매각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이번 입찰에는 부영 이외에도 부동산자산운용사 등 6~7곳이 참여했지만 이 가운데 부영이 9000억원을 넘는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하면서 최종 후보자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 한 관계자는 "매각주관사의 입장에서는 최대한 높은 가격으로 건물을 팔아야 성공적으로 평가한다"면서 "입찰에 참여한 기업이 특별히 지불 능력에 무리가 있어 뒷감당이 올 상황이 아니라면,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낸 부영이 빌딩을 인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부영과 KEB하나은행은 정밀 실사와 본계약 등 건물 매각 절차를 진행하는데 이 과정에서 특별한 이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부영이 이번 KEB하나은행 본점까지 인수하게 되면 지난 1년 여 기간 동안 대형 오피스 빌딩 매입에만 2조원이 넘는 투자를 한 셈이다.

 

앞서 부영의 대형 빌딩 매입은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지난해 2월 서울 태평로2가 삼성생명 사옥(5800억원)을 시작으로 9월 을지로 삼성화재 사옥(4400억원)을 연달아 사들이면서 오피스 시장의 핵으로 떠올랐다. 올해 들어서도 인천 포스코건설 송도사옥(3000억원)을 인수하며 지금껏 1조3000억원 정도를 투입했다.

 

투자은행(IB) 한 관계자는 "그간 도심내 프라임빌딩 시장의 큰 손으로는 자산운용사들이 꼽혀왔지만 최근 부영이 보여준 공격적인 행보는 이례적"라면서 "대기업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오히려 사옥을 매각하고, 임대로 사용하는 편이 많은데 부영은 위험분산을 위해 리츠나 펀드 등을 통하지 않고 단독으로 나서는 만큼 확고한 빌딩 사업 의지로 보여진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부영이 빌딩 시장에서 보여주는 광폭 행보는 현 미국 대통령이자 부동산 재벌인 '도널드 트럼프'와 비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30여년 간 임대주택시장이라는 한 우물만 파며 입지를 굳힌 부영이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빌딩 임대업, 호텔·리조트 사업에 적극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부동산재벌 트럼프 가문은 1930년대 대공항 시절,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 건설사업을 시작하며 사업에 성공한 바 있다. 이후 맨해튼 부동산 시장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부동산개발업을 진행하며 부를 축적, 현재 미국 전역에서 호화 콘도와 맨션 등을 400개 이상 소유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부영 역시 기존 임대주택사업을 넘어 지난 2011년 무주덕유산리조트 인수를 시작으로 콘도와 호텔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2015년에는 제주 중문관광단지에 제주부영호텔&리조트를 열었고, 지난해에는 강원도 오투 리조트를 인수해 운영 중이다.

 

이외에 서울 성수동 뚝섬 일대에 1107실 규모, 중구 소공동 용지에는 850실 규모의 호텔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 연수구 옛 대우자동차판매부지 49만9575㎡ 땅에 7200억원을 들여 놀이시설과 숙박시설 등의 테마파크를 짓는다.

 

국내 대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골프장을 보유한 곳 역시 부영이다. 국내의 경우 안성, 순천, 나주, 무주, 태백, 제주 등 7곳 144홀, 해외는 라오스, 캄보디아 2곳 45홀 등 총 9곳에서 189홀을 운영 중이다. 이처럼 많은 골프장을 보유한 기간은 10년에 불과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자산규모만 22조에 달하는 부영이 지주사를 비롯해 계열사 가운데 상장사가 단 한 곳도 없어 정기 공시 의무나 자본 조달 관계에서도 자유로울 것"이라면서 "국내 주택시장의 양적 성장이 한계에 다다른 만큼 앞으로도 빌딩매입, 호텔·리조트 등 부동산투자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5월 발표한 '2017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부영은 재계 순위 16위(공기업 제외)다. 계열사는 22개로 전년도에 비해 4개 회사가 늘었고, 자산 총액은 21조7000억원에 달한다.

 

데일리안 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