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사회적기업

불황의 새트랜드.. 공유경제 ...美숙박 공유기업 에어비엔비등 2013-01-30

Bonjour Kwon 2013. 1. 3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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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공유경제를 만나다] 첫 번째 시간 : 양석원(이장) 코업 대표(1월 10일

 


 

솔직히 말해보자. 한국은 망해가고 있다. 무슨 말인가 할 텐데, 그 징조만 나열해도 끝이 없을 테니, 뭉뚱그리자. 'OO발 경제위기'는 일상이 됐다. 위기의 일상화, 더 이상 위기가 아니라는 얘기다. 비정상이 정상을 대신한다. 사람들, 더 이상 '위기'라는 말에 놀라지 않는다. 면역이 됐다. 걱정하는 척은 한다. 그러나 이면, '나는 아니겠지'라는 마음이 똬리를 틀고 있다.

중산층 붕괴, 하우스푸어 등 푸어족의 만연, 자영업자의 몰락 등 언론을 연일 장식하는 기사들, 이젠 놀랍지도 않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자살률 1위 자리, 공고하다. 한국청소년상담소 연구결과에 의하면 자살을 고민하는 고등학생은 2008년 214명에서 2010년 476명으로 배 이상 늘었다.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거나 고통스런 세상에 살게 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아이를 낳기 싫다고 말하는 사회. 이런 사회에 미래가 있다고 진심으로 말할 수 있나? 이른바 '싸가지'가 없어야 할 청년들이 기성세대의 위로와 측은지심을 받아야 하는 건 또 어떻고.

멘붕(멘탈붕괴)이 일상용어가 된 지금, 뉴욕타임즈도 대선 이후 한국 젊은 세대의 절망을 다루며, 'men-boong'이라는 단어를 게재하기에 이르렀다. 한국은 곧 세계가 인정할 '멘붕 사회'가 될 것이다. 그토록 바라는 세계화, 이미 도달했다.

왜 절망만 늘어놓느냐고? 우리는 절망이라는 명확한 현실 인식에서 시작해야 한다. 근거 없는 낙관과 뼈대 없는 희망의 개소리에 더 이상 혹해선 안 된다. 분명히 하자. 희망은 없다. 고생 끝에 오는 건 낙이 아니라, 병이다. 고통은 그저 고통일 뿐. 거짓 희망이나 미화가 없는 시선이 필요하다. 그것이 삶을 버틸 수 있게 하고 자기 치유(힐링)할 수 있는 기운을 준다. 기득권이 내세우는 창조 혹은 창의니 상상력이니, 그것은 고장 나고 파탄 난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한 미끼다. '창조성을 바탕으로 한 소규모 아이디어 창업' 따위의 동어반복만 거듭한다. 핵심도 없다.

'창의적 인재 육성'이 어떤 결과를 냈는지도 봐라. 이명박 정부 내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 청소년 사망원인 1위였다. 대학은 취업일꾼 양성소로 전락했고, 취업사관학교라는 타이틀을 자랑스럽게 내건다. 정부가 나서 취업률을 대학평가기준으로 삼는 어처구니없는 일까지 일어난다. '대학'이라는 이름, 떼야 한다. 그냥 취직학원이며 대기업 예비사원 연수원이면 족하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이야기할 '공유경제'가 지금 절망의 세상을 수렁에서 건져낼 구원투수냐? 천만에. 그럼에도, 공유경제를 이야기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희망을 말하기 위해서가 아닌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다.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와 당신 우리가 세상의 야멸찬 풍파에 휩쓸려 변하지 않기 위함이다.

서론이 길었다. 일부 언론이 써대는 '공유경제(Sharing Economy) 시대가 왔다'는 수사는 약간의 허풍이 섞였다. 그러나 이 수사, 마냥 허세로만 여길 순 없다. 공유경제에 대한 거듭된 호명은 기존의 것이 준 폐해에 대한 반발이자 다른 새로운 경제 원리, 사회의 흐름이 작동하기 시작했음을 증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공유도시 서울'의 탄생

20세기 영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E.M.포스터의 《하워즈 엔드》에 나온 유명한 경구(警句), "오직 연결하라(Only connect)". 공유경제를 말하기 위해서는 포스터의 이 말부터 새겨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는 도시, 그리고 서울. 파편화와 개인화를 우리는 도시의 특성으로 오해한다. 그것은 도시의 태생과 도시성을 모르기 때문이다.

도시는 애초 공유성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즉, 도시성의 중요한 지점이 공유공간이다.사람과 사람, 사람과 물건, 물건과 물건, 연결될 수밖에 없는 것이 도시였다. 가령, 뉴욕의 아파트, 아주 좁다. 때문에 밥은 식당에서, 빨래는 빨래방에서, 야구경기는 바에서 해결한다. '홈(Home)'이 우리가 아는 집, 가정만 일컫는 것이 아닌 셈이다. 홈이 도시 곳곳에 퍼져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바깥에 있는 지저분함에 대해 서로 지적하고, 규율을 함으로써 도시는 아름다워진다. 우리의 공간은 즉, 나의 공간으로 여기는 공유성이 진짜 도시의 속성이다. 즉, 최소화된 개인 공간. 이것은 역설적으로 도시 전체를 '나'와 '너', '우리'의 공간으로 생각하게 만든다. 나의 공간은 도시로 확장되며, 자연스레 공유 공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나타난다.

물론 지금의 서울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도시로서 근본을 저버린 것이라고나 할까. 예를 들어, 뉴욕에서 브런치를 먹는 행위는 멋이 아닌 이웃과 사귀는 계기다. 공유공간에서 인사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웃이 된다. 그러나 지금 서울의 많은 우리에게 브런치는 과시적이거나 그것이 뉴욕스타일인양 허세로 소비된다. 귤이 태평양을 건너 탱자가 됐다.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는지, 서울시는 지난 9월 20일 '공유도시 서울'을 선포했다. 나누고 공동으로 사용하고 같이 소비하며, 자원을 개방해 함께 사용하고 사장되어 있는 자원의 가치와 효율을 높이는 도시를 만들자고 시민들에게 말을 건넸다. 유럽과 미국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공유경제의 흐름을 서울시가 정책 차원에서 받아들이기로 한 셈이다.

서울시가 공유에 주목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도시는 원래 '공유를 위한 플랫폼'이라는 담론을 통해

 

 

△새로운 공유경제 활성화 △아름다운 공유문화 회복 △행정효율 제고 및 예산절약 효과 등을 위함이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공유촉진 조례 제정과 공유허브 구축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공유단체·공유기업 인증 등 공유단체나 기업을 지원하는 한편 공유참여 안내시스템 구축 등 시민참여를 확산할 계획이다. '공유'가 도시행정의 중요한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을 것임을 예고한다고 볼 수 있다. 도시생활 또한 자연스레 연동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것은 삶을 바꾸는 어떤 기제가 될 수 있다.

 [서울, 공유경제를 만나다] 웹포스터 (일정 포함)
ⓒ 위즈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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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보다 공유, 사유보다 공유

공유경제 개념이 본격적으로 자리를 튼 것은 2008년경부터다. 미국발 금융위기의 도래로 고장 난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과 개선의지가 들끓는 시점과도 맞물린다. 재화의 팽창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는 문제의식이 싹텄다. 성장은 한계에 다다랐고, 고용의 불안정성에 따른 위기가 터졌다. 세계 경제가 기운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반성과 성찰의 담론이 나오는 가운데, 사람들은 자신이 소유한 것을 돌아보게 됐다. 쓰지도 않는 물건을 소유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비용면에서도 손해 아닌가? 남은 방과 자동차 등을 공유하는 모델이 나타났고, 다양한 물건과 공간, 정보, 지식 등을 공유하자는 흐름이 확산됐다. 인터넷에 이은 스마트폰의 보급이 공유경제의 흐름을 더욱 가속화했다고 볼 수 있다.

미국 하버드대 법대 로렌스 레식 교수가 2008년 '공유경제'라는 단어를 처음 언급했다. "공유경제는 재화를 소유하지 않고 공유, 교환, 임대, 활용하는 협력적 소비다." '대량생산-대량소비'를 동력으로 삼았던 20세기 자본주의 경제가 한계에 다다랐음을 알리는 신호였다.

공유경제라는 언어의 형성은 또한 '소유보다 공유, 사유보다 공유'가 또 다른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음을 알려준 시발이기도 했다. 이는 경기침체와도 맞물렸다. 저성장의 시대, 불황을 뚫을 수 있는 하나의 대안으로도 부각됐다. 경제활동에 대한 인식을 바꾼 계기였기에 지난해 타임지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10개 아이디어'의 하나로 '공유경제를 통한 소비문화'를 꼽았다.

지난해(2012년) 10월14일 영국, 세계에서 처음 '세계 공유의 날'행사가 열렸다. 공유경제의 미래를 논했고, 서로 연결해야 함을 확인했다. 영국만 해도 공유경제 규모가220억 파운드(약 38조원)에 달할 정도로 커졌다. 올해(2013년) 3월 열릴 산업박람회 세빗(CeBIT) 주제도 공유경제로 정해졌다. 세빗의 주최 '도이치메세'는 "공유현상이 기업 성장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흐름은 전통적인 기업들이 공유경제에 뛰어드는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BMW, 폴크스바겐 등 자동차 업체들이 카셰어링 시장에 뛰어들었다. 공유경제를 비즈니스모델(BM)에 적용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집이라고 다르지 않다. 일본에서는 거실과 테라스를 공유하는 셰어하우스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한국에도 금호동의 'Y-하우스' 등 '함께 더불어 사는 집'을 모토로 한 주거소통법이 재시도 되고 있다. 이른바 '공유주택'의 탄생이다. 아울러, 경험과 지식, 기술, 재능 등 무형자산도 공유의 대상이 확산되고 있다.

공유경제와 관련,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에어비앤비'는 온라인 민박사이트에서 출발했다. 서브프라임모기지론 사태로 위기에 처한 하우스푸어와 저렴한 비용으로 잘 곳을 구하는 여행객을 연결시켜주는 사업이었다. 성장은 눈부셨다. 전 세계 190여 개국에서 하루 100만 명이상이 이용하는 서비스가 됐다. 현재 에어비앤비는 숙박뿐 아니라 차량, 주차, 의류, 도서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카셰어링 서비스업체인 '집카'도 공유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공유경제가 씨앗을 뿌리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낯선 것은 아니다. 이미 이웃과 음식을 나눠먹던 문화가 있었고 TV를 같이 보던 시절이 있었다. 함께 일하고 나누는 두레와 품앗이의 전통 또한 우리의 DNA에 있다. 2010년 양석원 대표가 공유사무실(코워킹 스페이스) '코업(CO-UP)'을 열었다. 코업은 공유경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지원활동을 하고 있다. 카셰어링 업체인 '그린카'나 '쏘카', 아이들 의류나 잡화를 교환할 수 있는 '키플'이나 정장공유서비스 '열린옷장', 개인용품을 빌려주는 '원더렌드' 등도 주목받고 있다. 공간을 공유하는 '비앤비히어로' '코자자', 서가공간과 책을 나누는 '국민도서관 책꽂이'도 있다.

특히, 경험, 지혜, 시간 등 무형의 것을 공유하면서 관계 맺기를 촉진하는 사업들도 있다. 경험과 지혜를 공유하고 관계를 맺는 '위즈돔'과 함께 식사를 나누고 대화할 수 있는 '집밥' 등이 그것이다. 엄마가 지닌 육아의 재능을 공유하는 '품앗이파워'도 있다. 누구나 여행가이드가 될 수 있는 '마이리얼트립'과 사람과 지역을 연결하는 공정여행의 플랫폼인 '플레이플래닛'도 있다.

한국의 공유경제 전도사 역할을 하는 양석원 코업 대표의 말을 들어보자. "공유경제는'소유하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모토로 한다. 갖고 있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많다. 공유경제, 어렵지 않다. 보통 '소유'하면 집과 자동차를 먼저 떠올리는데, 집을 온라인 플랫폼에 내놓고 공유하는 회사들이 있고, 차를 공동소유하는 사업도 있다. 지금은 자동차를 갖고 있는 것보다 어떤 수단으로 이동하는가가 더 중요하다. '툴 라이브러리(공구 도서관)'도 마찬가지다. 보쉬 전동드릴이 남자들의 로망이긴 하나,(웃음) 이젠 갖고 있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서울, 공유경제를 만나다

'공유지의 비극'이라는 말이 있다. 공공자원을 구성원 자율에 맡길 경우 자원이 고갈될 위험에 처할 수 있음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개인과 공공의 이익이 상충될 때, 개인이 사리사욕을 취하고자 하면 경제 주체 모두 혹은 공동체 전체가 파국에 이를 상황이나 위험에 처하면 이 말을 쓴다. 민영화라는 이름의 사유화를 조장하기 위해 흔히 인용하는 이론이기도 하다.

그러나 공유경제는 그것이 모든 게 아님을 알려준다. '공유지의 비극'의 허구성을 까발리는 것이 공유경제이다. 빌려주고 공유할 때 관리도 되고, 가치가 창출될 수 있음을 공유경제는 증명한다.

공유경제는 필히 관계를 동반한다. 마을공동체 등에서 재화부터 지혜, 일 등을 공유하면서 자연스레 '관계맺음'을 하는 것처럼, 공유경제를 '경제'라는 협소한 범주에서 바라보거나 해석할 필요는 없다. 그것은 지금 사람들의 의식과 인식을 바꾸거나 변화시키는 삶의 태도라고도 볼 수 있다. 공유경제는 곧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다.

인류 문명의 발생 이후 인간이 믿어온 신은 늘 변화해왔다. 신은 인간본성에 대한 정의를 표상해왔다. 즉, 인간이 이렇게 돼야한다거나 되고 싶은 믿음의 산물이었다. 구석기 시대에는 이것이 벽화로 드러났었고, 신석기 시대, 사람을 닮은 신이 등장했다. 청동기 시대, 동물과 인간이 합쳐졌다. 스핑크스가 대표적인데, 동물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철기시대 들어서, 동물에서 벗어난 인간 자체의 모습을 신으로 상상했고, 그 신이 인간을 창조했다고 여겼다.

인류는 그렇게 다양한 신을 거쳤다. 지금의 신은 '지름신'이다. '소유하라, 그러면 행복할 것이다'라는 지름신이 20세기부터 본격 강림했다. 소유를 가치로 등가교환 하는 인식이 뿌리를 내렸기에 불필요한 소비가 확산됐다. 그러나 인간은 뒤늦게 그 신이 세상을 파국으로 몰아가고 있음을 자각하기 시작했다. 인간 본성보다 탐욕을 자극했음을 깨달았다.

공유경제, 아직은 미미하지만, 그러한 흐름의 궤에 중요한 지점을 차지하고 있는 시대정신이다. 단순히 '경제'로만 바라보고 해석할 무엇이 아니다. 그것은 그동안 파국으로 치달았던 관계를 복구하려는 '회복탄력성'이며, '소비의 과잉' '소유의 함정'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사람은 무엇을 하였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하지 않았는가로 평가받는다"는 오시다 시로시의 시구를 변용하자면, "사람은 무엇을 소유하였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소유하지 않고 공유하였는가로 평가받는다."

사람이 땅에 남긴 무늬를 '터무니'라고 한다. 공유경제는 '터무니 있는' 사회를 위한 발걸음이다. 인류 문명은 터에 무늬를 새기는 일로부터 시작했고, '터무니없다'는 말은 근거 없다, 허황하다의 뜻이다. 사람이 땅에 발을 딛고 사는 존재이기에 이런 말이 생겼는데, 공간, 물건, 협업, 의식, 경험, 지혜 등의 공유는 곧 터에 무늬를 새기는 일인 것이다.

2013년 1월 10일부터 서울시가 주최하고 위즈돔과 코업이 주관하는 '서울, 공유경제를 만나다'는 이런 방향에서 비롯된다. 공유함으로써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는다. '공유도시 서울'을 함께 만들어가자는 '손 내밈'이면서 한국의 공유경제 모델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참가자들은 공유경제 모델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4월25일까지 매주 목요일 저녁 7시30분부터 9시30분까지 서울시 신청사 3층 회의실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가해서 '뇌주름'을 함께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서로에게 번지고 스며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자발적 참여가 공유경제, 공유도시를 만든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말했다. "공유경제가 얼마나 빨리 안착하느냐의 관건은 공유자원의 정보를 집적하는 시스템과 시민의 동참이다." 1월10일 목요일 첫 시간, 공유사무실을 통해 공유경제 기업들의 협업과 대중적 확산을 꾀하고 있는 코업의 양석원 대표를 만난다.

상상해보자. 자신이 소유했으나 사용하지 않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서 생명을 얻고 날개를 다는 순간. 혹은 내 것이 우리의 것으로 변모하는 순간. 그것은 번짐이며, 우리는 연결해야 살고, 번져야 산다. 나는 네게로 번지고, 너는 내게로 번진다.

장석남의 '번짐'을 이 겨울의 詩로 권한다.

水墨정원 9 - 번짐 (장석남)

번짐,
목련꽃은 번져 사라지고
여름이 되고
너는 내게로
번져 어느덧 내가 되고
나는 다시 네게로 번진다
번짐,
번져야 살지
꽃은 번져 열매가 되고
여름은 번져 가을이 된다
번짐,
음악은 번져 그림이 되고
삶은 번져 죽음이 된다
죽음은 그러므로 번져서
이 삶을 다 환히 밝힌다
또 한번 - 저녁은 번져 밤이 된다
번짐,
번져야 사랑이지
산기슭의 오두막 한 채 번져서
봄 나비 한 마리 날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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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오늘(30일) 오후5시30분 서울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글로벌 숙박 공유기업 '에어비엔비(airbnb)'의 공동창업자 겸 CPO(Chief Product Officer)인 조 게비아(Joe Gebbia)와 만난다.

이번 면담은 공유경제 확산을 위해 ‘공유도시 서울’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시와 공유경제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에어비앤비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빈 방을 가진 사람과 방이 필요한 여행객을 연결해주는 대표적인 공유경제 기업으로 지난 2008년 8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창업했다. 현재 192개 국가 3만4000개 이상 도시에서 25만개 이상 객실을 확보하고 있다.

한편 에어비엔비는 이날 홍대 aA 디자인 뮤지엄(마포구 서교동 소재)에서 한국 진출 관련 행사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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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의 조 게비아 창업자가 한국을 찾았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예약한 서울 종로구 효자동의 한 한옥에 묵던 그는 “에어비앤비를 통해 독특한 경험을 하고 나면 다시는 호텔을 이용하지 않을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호텔 묵는다는 것, 이젠 구식이죠… 현지인 집으로 가보세요

 

세계최대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 창업자 게비아씨 ‘한국 진출’ 선언
“한국의 전통 집에는 이름이 있어요. 아세요?” 기자가 물었다. 세계 최대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의 창업자 조 게비아 씨는 대뜸 답했다. “물론이죠. ‘한옥’ 아니에요?”

29일 서울 종로구 효자동의 한 한옥에서 만난 그는 고개를 젓는 기자를 빤히 바라봤다. “한옥에는 각각 이름이 있고, 당신이 하룻밤 묵은 이 집의 이름은 책을 읽고(書) 마음을 일구는(耕) 곳이란 뜻의 서경재”라고 설명했다. 그는 환히 웃었다. “이런 게 내가 호텔 대신 에어비앤비에 묵을 수밖에 없는 이유예요. 진짜 한국을 알 수 있잖아요.”

에어비앤비가 29일 한국 진출을 선언했다. 한국 전담 직원들을 둬 한국 내 사업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이 업체는 일반인이 자기 집의 남는 방을 여행자에게 빌려주도록 돕는 서비스를 한다. 이미 지난해 보유 객실 수에서 세계 최대의 호텔체인인 힐턴(Hilton)을 제쳤고 기업가치는 25억 달러(약 2조7250억 원)가 넘는다.



이 서비스는 ‘작은 숙박업자’가 된 일반인에게 돈을 벌어주는 것뿐 아니라 여행자에게 독특한 경험도 선사한다. 처음 한국에 왔다는 에어비앤비 창업자이자 최고제품책임자(CPO)인 게비아 씨도 그랬다. 온돌 난방, 이불, 창호 등 모든 게 신기했다.

게비아 CPO에 따르면 지난해 에어비앤비를 통해 파리, 로마 등 해외로 여행을 떠난 한국인은 5만 명이 넘는다. 또 같은 기간 한국에서는 외국인을 위한 객실 725개가 새로 등록됐고, 이 한국인 객실 주인들은 1인당 평균 7000달러(약 763만 원)를 벌었다.

그는 “전남 영암에서 열리는 F1 그랑프리나 부산 국제영화제 같은 행사 때엔 외국인 관광객이 늘 숙소 문제를 겪는데 에어비앤비는 그럴 때 특히 효과적”이라며 “지역주민이 돈을 벌 수 있고 동네 상권도 살아나니 자랑스럽지 않으냐”고 덧붙였다.

게비아 CPO는 “굳이 해외에 나가지 않고도 안방에서 세계와 만날 수 있는 것도 에어비앤비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가 묵은 서경재의 주인 권혜진 씨는 “두 차례 들른 프랑스 사진가와 하루 종일 얘기하다 친구가 됐다”며 “원래 친구들을 초대할 ‘한옥 사랑방’을 만들 계획이었는데 세계인의 사랑방이 된 셈”이라고 했다.

영어가 서툴러도 될까. 게비아 CPO는 “여행을 가면 몸짓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도 즐거움”이라면서도 “다른 언어권 사이의 예약과 결제 등을 돕기 위한 국제화 서비스는 올해 안에 대폭 개선해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낯선 사람을 집으로 들이는 데 따른 불안함은 ‘페이스북’을 이용하면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게비아 CPO는 “페이스북의 소셜그래프라는 친구관계 정보를 이용하면 에어비앤비 집주인이 손님의 프로필과 친구관계를 볼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신뢰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페이스북 사용자 가운데는 친구관계나 개인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사생활 보호를 위해서다. 하지만 집주인이 아무것도 공개하지 않는 손님을 받지 않으면 그만이다. 에어비앤비를 경험하려면 남에게 자신을 어느 정도 드러내는 게 필수가 된 것이다.

게비아 CPO는 “지난해 가을 미국 뉴욕 시를 강타한 허리케인으로 이재민이 발생했을 때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던 사람들은 무료로 자신들의 집(총 1200여 채)을 내놓아 이재민을 받아줬다”며 “에어비앤비는 첨단 기술과 멋진 디자인, 그리고 따뜻한 공동체의 조화”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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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의 시대는 가고 '공유'의 시대가 온다

 2013.01.24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장기화되고 있는 경기침체 속에서 이른바 '공유경제'라 불리는 새로운 소비 트랜드가 올해 글로벌 경제의 화두로 떠올랐다고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이 최근 보도했다.

공유경제는 2008년 미국발 경제위기의 충격 이후 새롭게 탄생한 개념으로 미 하버드 법대 로런스 레식 교수가 처음 사용한 용어다. 간단히 말해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것들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해 자원 활용을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을 뜻한다. 여기에는 물건 뿐 아니라 개인과 단체가 가진 재능과 경험 등 무형 자산도 포함된다.

공유경제는 '내가 거의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꼭 내가 소유해야하는가'라는 간단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근 '세상을 바꾸는 10대 아이디어' 가운데 하나로 공유경제를 통한 소비문화를 꼽기도 했다.

이 개념을 실천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08년 미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다. 집주인들은 집을 비우는 기간과 원하는 대여가격, 지켜야할 규칙 등을 제시하고 이를 원하는 사람들은 비용을 지불하고 집을 쓰는 형태다. 처음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이 업체는 현재 10억달러의 시장가치를 자랑할 만큼 성장했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192개국 3만4000여개의 도시에서 하루에 3만5000건의 거래가 이뤄진다.

공유할 수 있는 것인 빈 방뿐만이 아니다. 승용차 공동이용(카셰어링)이나 자전거 대여과 같은 개인 운송수단의 공유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베를린에서 자동차 공동이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이버후드 카'의 창업자 크리스티안 캅테인은 "과거에는 지극히 개인의 소유물이었던 자동차에 대한 전통적 방식의 소유 관념이 변하고 있다"며 "내가 어떤 차를 소유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이용하느냐가 더 중요한 가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알뜰소비를 원하는 젊은층의 소비트렌드와 인터넷·소셜미디어의 발달은 공유경제를 빠르게 확산시키고 있다. 집을 함께 쓰고 옷을 바꿔 입으며 차를 같이 타는 등의 '공유 문화'에 익숙한 젊은 층은 공유경제의 새로운 주역이다. 이와 함께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확산으로 전 세계 소비자들은 언제 어디서나 내가 원하는 물건과 서비스를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또한 공유 서비스를 위한 플랫폼을 무료로 제공해 사용자들을 모으는 대신 광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인터넷 회사들 역시 이익을 본다.

공유경제는 장기불황의 시대에 소비의 욕망을 줄이지 않고서도 비용을 줄일 수 있게 해주는 장점이 있다. 이와 함께 자원고갈과 환경오염과 같은 현대사회의 만성적 문제점을 극복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공유경제는 아직까지 실행하기 쉬운 소비 부문에 국한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 개념이 글로벌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불과 몇 년 만에 새로운 수익창출 모델과 소비트렌드로 떠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그 파급효과는 예상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독일의 사회학자 헤럴드 하인리츠는 "글로벌 소비자들의 4분의 1이 이미 직·간접적으로 공유경제를 경험하고 있다"며 "이러한 사회적 변화는 글로벌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