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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부터 임대·관리·중개까지 부동산 관련서비스 일괄제공하는 ‘종합부동산회사’ 출범, 공인중개사,임대관리업자들 업무영역 침해 거세게 반발

Bonjour Kwon 2014. 2. 2. 08:14

출범 앞둔 종합부동산회사 '역차별 논란'

8만여 복덕방 '막다른 골목'?

김병화 기자 | 2014.02.01

국내 부동산업계가 때아닌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국토교통부와 부동산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종합부동산회사 출범 준비에 한창이다. 현재 타당성 검토 등을 위한 연구용역 입찰을 준비 중이며 연구용역비는 이미 확보한 상태다.

 

종합부동산회사는 개발·임대·관리·중개 등 제반 부동산 서비스활동을 영위하는 부동산전문기업이다. 이미 일본에서는 버블붕괴와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부동산시장이 성숙화단계로 전환된 1990년대부터 주목 받은 기업유형이다. 종합부동산회사는 건설보다 임대·관리·유통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는 패러다임 변화의 ‘태풍의 눈’으로 부상하며 2000년대 일본 부동산산업을 주도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종합부동산회사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준비 중인 것은 사실”이라며 “아직 밑그림조차 그리지 않은 상태로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면 세부적인 방향이 잡힐 것”이라고 밝혔다.

 

종합부동산회사의 출범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업계관계자들의 반응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부동산시장의 환경이 변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개념인 종합부동산회사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활성화되기에는 국내 사정상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역차별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종합부동산회사의 광범위한 영역에 따른 '골목상권' 침해가 이유다. 그동안 공인중개사들의 고유영역으로 구분돼 왔던 부동산 거래 중개도 종합부동산회사의 업무영역에 포함돼 공인중개사들의 반발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거래가 실종돼 다수의 중개업소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는 가운데 대형 종합부동산회사가 중개까지 하게 되면 생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협회 등을 통해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최근 종합부동산회사와 관련해 회원들의 문의가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정부가 아직 뚜렷한 계획이나 방향을 발표하지 않은 만큼 협회도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진 않았지만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대관리업자들의 반응도 차갑다. 임대·관리 또한 종합부동산회사의 영역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2월7일부터 시행되는 ‘주택임대관리업’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주택임대관리 전문기업 라이프테크 박승국 대표는 “국내 최초 도입되는 주택임대관리업이 시행 초읽기에 들어간 것은 임대관리업자들로서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라며 “특히 공인중개사들의 반발로 주택임대관리업에서는 제외시킨 중개까지 허용한다면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주택임대관리업에 대한 기업들의 관망세도 계속될 전망이다. 박 대표는 “기업들의 활발한 참여가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 대다수 기업들은 임대관리업이 수익률이 낮다고 판단해 선뜻 뛰어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중개까지 할 수 있는 종합부동산회사가 출범한다면 기업들은 저울질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설합본호(제315·31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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