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우투증권인수한 '속빈강정' 농협금융, 임종룡 리더십 중대 기로.,자산규모 290조 '빅4' 자신했지만, 3년째 초라한 성적표 농협은행 1분기 350억 적자

Bonjour Kwon 2014. 5. 16. 05:33

실적부진 지속시 리더십 상처

 

임민희 기자 (bravo21@ebn.co.kr) l 2014-05-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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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협금융지주가 실적부진 등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면서 임종룡 회장의 리더십이 다시금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농협금융지주

출범 3년차에 접어든 NH농협금융지주가 덩치에 걸맞지 않는 초라한 성적표로 단단히 체면을 구겼다.

 

특히 지난해 6월 농협금융 수장으로 취임한 임종룡 회장은 '튼튼한 농협금융'을 위한 핵심과제로 '생산성 높은 금융조직'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으나 우리투자증권 패키지(우리아비바생명, 우리금융저축은행 포함) 인수로 덩치만 키웠을 뿐 실상 내실은 없는 '속빈강정식' 경영행보를 지속하고 있는 셈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올해 1분기에 3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천770억원) 대비 무려 98.3% 감소한 실적이다.

 

주력계열사인 NH농협은행이 35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으나 비은행계열사인 농협생명보험이 232억원, 농협손해보험 151억원, 농협증권 68억원, NH-CA자산운용 32억원, 농협캐피탈 33억원, NH농협선물에서 1억원의 순익을 내 적자 신세를 겨우 모면했다.

 

농협금융의 실적이 크게 부진한 것은 저금리추세 지속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하락과 농협은행의 STX그룹 관련 출자전환 주식 손상차손(1천192억원), 대손충당금(1천34억원) 추가 적립에 따른 비용 증가 때문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대주주인 농협중앙회에 내는 명칭사용료도 실적 감소에 한몫했다. 1분기에 농협은행은 731억원, 농협생명 72억원, 기타 자회사 12억원의 명칭사용료를 부담했다.

 

금융계는 저성장ㆍ저금리 지속으로 금융산업이 어려운 속에서도 다른 금융지주사들이 꾸준한 성적을 내왔다는 점에서 농협금융만 유독 저조한 실족을 보이는 데는 경영미숙 내지는 은행산업 실패 등의 한계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농협은행은 국내 최대인 5천여개(단위조합 포함)의 막강한 영업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데다 충성도 높은 조합원과 지역향토 기업들로부터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격차)과 수수료 등의 이익을 낼 수 있어 결코 적자가 날 수 없는 구조임에도 350억원의 적자까지 냈다.

 

실제로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올 1분기에 5천584억원의 순익을 거뒀고, KB금융지주 3천735억원, 우리금융지주 3천228억원, 하나금융지주는 1천927억원의 순익을 냈다.

 

우리금융지주가 조만간 민영화 작업으로 지주사와 은행이 통합된다는 점에서 농협금융은 자산 규모상 '빅4' 대열에 합류했지만 경영실적은 지방은행(BS금융지주 1천2억원, DGB금융지주 572억원)보다 밑돌았다.

 

사실 농협금융은 2012년 출범 당시 총자산 235조원에서 2년이 지난 지금은 290조원으로 성장했다. 특히 국내 IB부문 강자인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하면서 농협금융의 증권부문은 총자산 37조원, 자기자본 4조 3천억원으로 늘어나 대우증권(3조 9천63억원)을 제치고 국내 1위 증권사로 거듭났다.

 

하지만 ‘실적부진’의 꼬리표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빅4' 도약의 성패를 가늠할 척도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우투증권과 농협증권 합병 시 발생할 수 있는 구조조정 리스크 해소와 증권 등 비은행부문 경쟁력 강화, 농협은행(카드부문)과 농협생명의 개인정보 유출 등 IT보안 강화, 업계 최저수준인 직원 생산성 향상 문제도 임종룡 회장이 풀어가야 할 핵심과제로 꼽힌다.

 

농협금융이 농협은행의 막강한 영업네트워크와 우투증권이라는 '천군만마(千軍萬馬)'를 얻었음에도 향후에도 실적부진이 계속될 경우 임종룡 회장의 경영능력과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농협금융은 출범 2년도 안돼 신충식 1대 회장(100일), 신동규 2대 회장(1년) 등 2명의 회장을 이미 갈아치운 바 있다.

 

한편 농협금융은 지난 2012년 3월 출범 이래 '1조원 순익달성'을 경영목표로 세웠으나 4천918억원의 순익을 내는데 그쳤고, 2013년에도 STX조선해양 등 기업구조조정 여파에 따른 대규모 충당금 적립 등으로 2천930억원의 순익에 머물렀다.

 

농협금융의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지만 농협중앙회는 명칭사용료 명목으로 2012년 4천351억원, 2013년 4천535억원을 챙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