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동향>**********/현대상선그룹

쉰들러 '설 길 잃다' 허치슨 현대상선 지분 취득..파생상품 없이도 경영권 방어 가능해져

Bonjour Kwon 2014. 6. 20. 09:30

 

2014년 06월 17일 16:29 더벨

 

현대상선이 마켓밴티지(Market Vantage Limited)를 상대로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서면서 그동안 파생상품 계약을 문제 삼아 경영권 흔들기에 나섰던 쉰들러홀딩AG(이하 쉰들러)는 힘을 잃게 됐다. 현대엘리베이터가 파생상품 계약을 모두 해약하더라도 현대상선으로 이어지는 우호지분이 마켓밴티지 덕에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마켓밴티지를 대상으로 전환우선주를 발행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키로 했다. 양측이 이미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상태로, 유증 규모는 1140억 원가량이다. 총 발행주식수는 1362만2000주가 될 예정이다.

 

 

 

유증이 모두 완료되면 마켓밴티지의 지분율은 기존 1.73%에서 9%까지 올라서게 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계열사인 케이프포춘(Cape Fortune B.V) 지분 1.6%까지 합치면 허치슨그룹 관계사 지분은 총 10.6%에 달하게 된다. 2004년 KCC 및 현대중공업 등 범현대가와 경영권 분쟁이 일어났을 당시에 처음 지분을 매입했던 비중과 비슷한 수준이다.

 

허치슨그룹은 그동안 꾸준히 현대그룹 및 현정은 회장의 우호지분으로 경영권 방어의 최전방에서 '백기사' 역할을 했다. 때문에 2004년 지분을 첫 매입한 이후 꾸준히 현대그룹 우호지분으로 평가를 받아왔다. 이를 보면 유증 완료 후 현대상선의 현대그룹 우호지분은 총 37.3%까지 늘어나게 된다. 파생상품계약을 제외하고 현대엘리베이터, 현정은 회장 및 특수관계자, 대우조선해양을 포함한 지분율이다.

 

이로써 현대그룹은 '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보다 견고하게 만들 수 있게 됐다. 그동안 파생상품을 통해 '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의 연결고리를 방어해왔지만, 이제는 파생상품 계약이 없이도 안정적 경영권 방어가 가능하다. 현대그룹은 그동안 현대상선 주식을 연계한 파생상품 계약을 다수의 재무적투자자(FI)들과 체결하는 형태로 지분율 약세를 극복해왔다.

 

허치슨그룹의 조력으로 파생상품 계약이 없이도 안정적 지배구조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는 점이 의미하는 바는 크다.

 

기본적으로 파생상품 계약은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주주 쉰들러가 지속적으로 공격해왔던 부분 중 하나다. 회계장부 열람 가처분, 파생상품 신규 계약 및 연장 금지(위법행위청구유지의 소) 등 각종 소송전의 빌미를 준 것도 바로 파생상품 계약이었다.

 

현대그룹은 이를 "경영권 방어를 위해 피치못하게 맺고 있는 파생상품을 공격해 신규 투자자 유치를 방해하고, 적대적 M&A를 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규정했다. 반면 쉰들러는 "적대적 M&A 의도는 없으며, 주주로서 피해를 입고 있고 경영진의 배임 및 횡령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제기한 소송일뿐"이란 입장을 취했다.

 

뭐가 됐든 파생상품 계약을 배제하면 지배력이 약했던 현대그룹으로서는 쉰들러의 공격이 경영권에 큰 위협이 됐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동안 '백기사' 역할을 해왔던 허치슨그룹이 우호지분을 크게 늘리면서 현대그룹은 파생상품 계약이 없이도 경영권 방어를 안정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 결국 허치슨그룹의 지분 늘리기는 쉰들러의 압박과 경영권 위협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고 볼 수 있다.

 

한편 현대그룹은 향후 만기가 돌아오는 파생상품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상태다. 지난해 3조3400억 원대 자구안을 내놓는 과정에서 채권단(산업은행)의 요구로 결정한 방안이다.

 

이에 따라 파생상품으로 묶여있던 1520만 주에 달하는 현대상선 주식을 재매입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자금 사정에 따라서는 지분이 장중에 풀릴 가능성도 있었다. 허치슨그룹에 도움을 요청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일 것으로 해석된다.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

 

 

[ 관련기사 ]

현대그룹, 허치슨에 또 '백기사' 요청 이유는?

현대엘리, 쉰들러에 이사회의사록 공개했다

현대엘리베이터, 손실폭 줄어든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