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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오상證, 사드 후폭풍에도 韓진출 초읽기…中본토증권사 최초 - 자본금 83억원 출자 결정, 금융위 본인가 신청 - 기관대상 공격적 영업 예고,.

Bonjour Kwon 2016. 11. 29. 08:01

2016.11.29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중국 자오상(招商)증권이 국내 법인을 설립하고 이르면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나선다.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논란으로 한·중 관계가 얼어붙은 가운데 중국 본토 증권사의 첫 국내 진출 사례라는 점에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자오상증권은 최근 열린 이사회에서 한국 법인(자오상증권한국유한공사)에 자본금 83억원을 출자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와 함께 금융위원회에 투자중개업 본인가를 신청했다. 앞서 지난 8월에는 예비인가를 신청해 승인을 받았다. 이르면 12월중 본인가를 획득하고 영업을 개시할 방침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예비인가를 받은 뒤 특별한 결격사유가 발생하지 않으면 본인가 승인도 순조롭게 진행되는 편”이라며 “12월중에는 본인가가 날 것”이라고 점쳤다.

 

자오상증권은 국내 영업인가를 획득하는 첫 중국 증권사다. 대만 유안타증권이 동양종금증권을 인수하며 국내 시장에 진출했지만 중국 본토 증권사는 아니었다. 이미 국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공격적인 영업을 예고하고 있다. 자오상증권은 지난 2011년 한국사무소를 설립하고 기관 등에 리서치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국내 기관들이 해외 투자비중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변동성이 큰 중국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후강퉁(상하이·홍콩거래소간 교차거래)에 이어 선강퉁(선전·홍콩거래소간 교차거래) 시행도 앞두고 있어 중국 투자수요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자오상증권 한국 법인의 자본금 규모는 크지 않지만 무시할 수 없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자오상증권의 자기자본은 8조7000억원으로 아시아 10위권이다. 통합 미래에셋대우(6조7000억원)보다도 2조원 가량 많다. 국내 진출을 전략적으로 추진한 만큼 본사 차원의 적극적 지원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자오상증권 모회사인 자오상은행은 중국 최초의 민영은행으로 자산규모가 900조원에 이르는 메가 뱅크다. 중국내 광활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다양한 기업영업(RM)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특히 자오상증권은 사드 배치 여파로 한·중 관계가 악화한 상황에서도 국내 법인 설립을 예정대로 진행했다. 중국계 자금이 인수 의향을 밝힌 ING생명과 KDB생명 등 다른 금융권역의 인수·합병(M&A) 거래도 교착상태에서 벗어나 재추진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는 대목이다.

 

이재호 (haoha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