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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A' 초우량 돌아오니.. A급이하 부작용도 커졌다

Bonjour Kwon 2013. 9. 9. 16:10

2013.09.09 07:25

 

하반기 AAA급 공사와 민간기업 만기도래 집중..월 1.5조 발행 추정

우량에 수요 몰려 양극화 심화..미매각 물량도 늘어날 전망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우량 기업들의 귀환으로 회사채 시장은 활기를 찾았지만 양극화와 미매각 물량 증가 등 부작용은 더 확대되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달부터 ‘AA’급뿐 아니라 ‘AAA’급 초우량 회사채의 발행이 늘어나 ‘A’급 이하 회사채에 대한 매력이 크게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월평균 1조원 미만이었던 AAA급 만기도래 물량이 이달부터 연말까지 월평균 1조~1조5000억원 규모로 크게 늘어난다. 이에 따라 차환을 위한 AAA급 회사채 발행도 잇따를 가능성이 크다.  

 

SH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등 AAA급 공사뿐 아니라 국내에서 4곳에 불과한 AAA급 기업 중 KT와 SK텔레콤도 하반기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다. 이 중 KT는 이미 4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추진에 나섰다.  

 

업계는 AAA급까지 가세하며 이달에만 회사채 발행이 4조5000억~5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기 전인 지난 4월 수준이다.  

 

문제는 우량 기업들에 수요가 몰리면서 ‘BBB’급은 물론 A급 기업들마저 시장에서 외면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A급 기업들은 기관 투자자가 참여하는 수요예측에서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AAA급 초우량 회사채를 두고 기관투자자들이 A급 기업에 눈길을 줄 리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A급 기업들은 발행금리를 높여 기관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높은 이자를 제시, 이자비용 부담을 늘려야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는 것.  

 

실제로 최근 시장에서는 ‘AA-’급인 네이버가 수요예측에서 참패를 당해 금리를 높이기도 했다.  

 

임정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AAA급은 우수한 펀더멘털과 탄탄한 수요를 기반으로 발행 물량이 증가해도 금리를 높여야 하는 부담이 없다”며 “그러나 A급 기업은 발행이 늘어나면 금리가 직접적인 부담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AA급 이상 회사채가 한꺼번에 몰리며 미매각 물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회사채 시장이 활성화됐다고는 하나 아직 미국의 양적완화 우려에 따른 금리 변동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회사채 수요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김은기 한화증권 연구원은 “이달만 해도 회사채 발행의 70%가 AA등급”이라며 “AA등급의 견조한 수요에도 불구, 쏟아지는 회사채 물량에 미매각 물량은 8월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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