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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 울산공장 .5조 투자한 첨단 110m 복합시설. 원유 가공후 남은 중질유 고부가 제품으로 만들어 수출. 원유 찌꺼기가 황금알로

Bonjour Kwon 2019. 11. 4. 08:21

 

110m 고도화 설비 통과하니 원유 찌꺼기가 황금알로

원호섭 기자

입력 2019.11.03 17:32 수정 2019.11.03 19:38

에쓰오일 울산공장 가보니

 

 

2024년까지 7조 추가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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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에쓰오일이 울산 울주군에 가동 중인 첨단복합시설 야경. 약 4조8000억원을 투자한 이 공장은 잔사유를 고부가가치 석유제품으로 바꿔주는 핵심 설비다. [사진 제공 = 에쓰오일] 울산 울주군에서 태화강을 끼고 공업탑 로터리를 지나면 스테인리스와 특수 코팅된 재질로 만든 배관이 가득한 거대 시설이 보인다. 에쓰오일이 운영하고 있는 첨단복합시설인 '잔사유고도화설비(RUC)' 및 '올레핀하류시설(ODC)' 공장이었다. 부가가치가 낮은 잔사유(원유를 정제하고 남은 기름)를 고부가가치 제품인 '프로필렌'으로 전환하는 설비로, 에쓰오일은 이 공장 건설에 4조8000억원을 쏟아부었다. 에쓰오일 창사 이래 가장 많은 투자였다. 36개월간의 공사기간을 거쳐 지난해 11월부터 제품 생산을 시작한 에쓰오일의 RUC·ODC를 가동 1주년을 앞둔 지난달 30일 방문했다. 오석동 에쓰오일 생산지원부문장(전무)은 "올해 6월 준공이 모두 마무리된 이후 현재까지 안정적인 가동이 이어지고 있다"며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를 통한 석유화학 사업의 다각화를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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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C·ODC는 석유화학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고도화하겠다는 에쓰오일의 미래가 담긴 설비로 불린다. 원유에서 휘발유, 가스 등을 추출하고 남은 잔사유의 양은 원유의 약 40%에 달한다.

 

 

이 잔사유를 벙커C유 등으로 판매하는데 가격이 낮아 기업 입장에서는 팔수록 손해다. 에쓰오일은 잔사유를 압력이 낮은 환경에 두고 다시 끓여 휘발유를 뽑아내는 설비를 통해 잔사유량을 원유의 12%로 낮게 유지해왔다. 하지만 벙커C유 등 잔사유 시장 수요가 꾸준히 줄어드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RUC를 가동했다. RUC의 핵심으로 불리는 '잔사유분해시설(RFCC)' 높이는 무려 110m. 아람코가 개발한 공정 기술을 그대로 적용한 RFCC 내부에서는 가루촉매와 잔사유가 마치 토네이도처럼 하늘 위로 날아가며 화학반응이 일어난다. 이 반응이 끝나면 잔사유에서 휘발유와 프로필렌이 만들어진다. 휘발유는 꺼내어 판매하고 액체 상태의 프로필렌은 배관을 타고 ODC로 이동한다. ODC에서 프로필렌은 '폴리프로필렌(PP)'과 '산화프로필렌(PO)' 등 제품으로 탈바꿈된다.

 

 

PP는 플라스틱의 종류로 자동차 범퍼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며 PO는 자동차 내장재와 전자제품, 단열재 등에 들어가는 폴리우레탄의 기초 원료다.

 

특히 PO는 그동안 SKC가 독점 생산해 공급해온 만큼 국내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많은 양을 수입에 의존해왔다. 에쓰오일은 ODC 가동을 통해 PO의 수입 대체뿐 아니라 수출까지 진행하고 있다. ODC에서 생산되는 PP와 PO의 연간 생산량은 각각 40만5000t과 30만t에 달한다.

 

에쓰오일은 RUC를 통해 전체 제품군에서 잔사유가 차지하는 비중을 12%에서 4%로 낮췄다. 또한 RUC에서 만들어진 휘발유로 인해 경질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74%에서 77%로 늘어났다.

 

 

여기에 ODC에서 PP와 PO를 연간 70만5000t씩 생산하면서 에쓰오일이 만드는 석유화학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제품군의 8%에서 13%까지 늘어났다.

 

오 전무는 "석유화학 포트폴리오에서 기존 71%를 차지했던 '파라자일렌'을 46%로 줄이고, 올레핀 제품은 종전보다 4배 이상 늘어난 37%로 확대하면서 균형 잡힌 제품군을 갖췄다"며 "특히 2020년 1월 시행 예정인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유 황함량 규제 강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RUC와 ODC 인근에 2024년까지 7조원을 투자하는 2단계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2단계 프로젝트가 끝나면 연간 150만t 규모 에틸렌 및 기타 석유화학 원재료와 함께 폴리에틸렌(PE)과 PP 등을 추가로 생산하게 된다.

 

[울산 =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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