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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급성장 후에 사업기회 안보인다? 물에서 돈 찾아라. 하수를 '불순물 없는' 공업용수로… 화학필터가 1㎚ 미만도 걸러내

Bonjour Kwon 2019. 11. 14. 08:12

 

 

2019.11.14

[Cover Story] 프랑스기업 베올리아 20년간 지켜본 한국은

 

160년 역사 수처리 전문기업

롯데케미칼·SK하이닉스 등에

폐수 처리·용수 공급 서비스

 

해양 투기·매립하던 폐기물

재활용·재이용으로 전환 중

기업 사회기회 더 늘어날것

 

한국 빠른 속도 강점이지만

해외투자 유치 확대하려면

혁신적 기술·아이디어

규제로 차단되는 일 없어야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충청남도 서산시 대산석유화학단지에 위치한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두 공장에서 나오는 폐수처리와 생산공정에 사용되는 물 공급 등 산업용수 관리는 베올리아코리아가 담당하고 있다. 두 공장은 베올리아코리아의 첫 고객이다. 1853년 설립돼 16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 환경 기업인 베올리아가 1999년 한국에 진출하면서 베올리아코리아가 탄생했다. 2000년 3월에 처음으로 두 회사와 계약을 체결한 후 20년 가까이 사업하고 있는 것이다.

 

베올리아코리아가 국내에서 처음 서비스할 당시만 해도 수처리 시설을 전문적으로 운영관리하는 업체가 없었다. 설계·조달·시공(EPC) 사업을 영위하는 건설업체에서 운영까지 맡아서 하다 보니 최소 인력을 배치해 단순 운영 서비스 형태로 시설을 관리하는 수준이었다. 반도체, 석유화학, 제철, 제지 산업 등에 필요한 수처리 서비스를 전문으로 제공하는 노하우와 솔루션을 갖고 있던 베올리아코리아는 국내 고객사를 확대해나갔다.

 

 

 

현재는 SK하이닉스, 동부제철, 금호석유화학, 금호폴리켐, 현대트랜시드, 깨끗한나라, 매그나칩 공장의 산업용수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충남 서산에서 베올리아코리아가 운영 중인 산업용수시설. [사진 제공 = 베올리아] 마르셀 가보렐 베올리아코리아 회장은 최근 매일경제 비즈타임스와 인터뷰하면서 "10~20년 장기 계약을 체결하고 고정적으로 받는 서비스 비용을 바탕으로 고객의 시설을 인수해 개선하는 솔루션을 제공했다"며 "고객이 유틸리티 설비에 투자하는 대신 핵심 제조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베올리아의 노하우와 솔루션을 바탕으로 운영을 최적화해 비용을 절감하고 운영 효율성을 증대하는 등 고객에 가치를 부가하는 `상생(win-win)` 형태로 사업을 진행했고, 환경 산업의 질적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올해로 설립 20주년을 맞은 베올리아코리아는 지난 4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2019 외국 기업의 날(2019 Foreign Company Day)` 행사에서 국내 경제 발전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공로로 산업포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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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 가보렐 베올리아코리아 회장 가보렐 회장은 "국내에서 20년간 진행한 베올리아코리아의 사업을 인정받는 것으로 매우 의미가 있다"며 "베올리아의 새로운 서비스 모델과 노하우를 토대로 한국에 투자하고 선진 기술을 적용한 전략을 인정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20년간 한국에 7억4000만달러를 투자했으며 18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사업하면서 베올리아를 벤치마크한 후발 국내 기업들이 등장했고 이들이 해외로 진출하는 등 국내 물 시장의 경쟁력이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한국 환경 시장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정책과 갈수록 강화되는 환경 규제로 새로운 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기존의 해양 투기, 소각·매립에 의존하던 폐기물 처리 방법이 다양한 기술을 이용한 물질 회수, 재활용, 재이용 등 폐기물 자원화로 전환되고 있다.

 

베올리아는 국내 업체와 파트너십을 통해 플라스틱, 유기성 폐기물, 각종 산업폐기물을 재활용·재이용하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성장할 계획이다.

 

가보렐 회장은 "안전하고 깨끗한 공기와 물 등 좋은 환경에서 살고 싶은 국민 요구가 커지며 환경 서비스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아졌다"며 "특히 한국과 같이 빠르고 중요한 성장을 경험한 국가에서는 물 소비와 시설에너지 측면에서 기업들에 폐기물 최소화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많은 효율성을 요구해 베올리아뿐만 아니라 국내 환경기업에도 더 많은 사업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장점은 빠른 속도"라며 "뭔가 결정되면 진행이 빠르다. 정말 효율성이 높은 나라"라고 칭찬했다.

 

 

가보렐 회장은 한국에서 사업하며 느낀 아쉬운 점도 토로했다. 그는 "새로운 개념을 조금 더 빨리 수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신기술 또는 새로운 콘셉트를 발전시키기에 좋지 않은 상황과 행정적인 규제로 과정이 차단되거나 지연되는 부분이 있어 개선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어 "즉각적인 수용력을 바탕으로 더욱 혁신적인 솔루션을 만들어내려는 노력이 수반된다면 한국 시장은 환경적인 도전과제를 극복하고 다른 나라들에 귀감이 될 만한 좋은 예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가보렐 회장은 베올리아가 최근 지난 5년간 고리와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내 수처리 및 폐수처리 시설을 담당하던 업무의 재계약을 따내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아쉬워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과거 국제 입찰로 진행하던 것을 국내 입찰로 변경하며 국내 업체들만 참여가 가능하도록 해 베올리아의 입찰 참여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는 "베올리아가 한수원에 지난 5년간 매우 좋은 서비스를 해왔다고 생각하는데, 최근 재계약 입찰에서 외국 기업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제외돼 재계약을 못한 부분이 아쉽다"며 "보이지 않는 차별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경우가 계속 이어진다면 외국 기업이 국내에 진출하는 것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철 기자 / 사진 =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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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를 '불순물 없는' 공업용수로… 화학필터가 1㎚ 미만도 걸러내

 

입력 2017.07.11

 

[전국 4곳서 하수를 공업용수로 만드는 시설 가동… 4곳선 공사 한창] - 포항·오산·포천·아산서 가동 중 포항 시설은 국내 최대 규모로 연간 보령댐 3개 분량 물 공급 - 파주·구미·천안·보령선 건설 중 LG 자회사, 파주서 내년 1월 가동… LCD산업단지에 공업용수 공급 - 화학필터로 '깨끗한 물' 만든다 UF필터로 30㎚ 이상 솎아내고 역삼투압 필터로 1㎚ 미만 걸러

 

전 세계적으로 도시화와 산업화, 기후변화 등으로 물 부족 문제가 심해지면서, '물 재이용'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물 재이용 기술이란 빗물이나 하수 오·폐수 등 버려지는 물을 생활용수나 공업용수, 하천 유지수 등으로 다시 쓸 수 있게 정수(淨水)하는 걸 뜻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물 재이용 기술을 이용해 버려진 하수를 공업용수로 재활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하수 재활용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하수 재활용 시설을 설치하면 댐 등 기존 공업용수 공급 시설과 경쟁하는 구도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 부족 문제는 심화하는데 공업용수 수요가 크게 늘면서 전국 각지에 하수 재이용 시설이 앞다퉈 들어서고 있다.

 

◇포스코 단지에 댐 3개 분량 용수 공급 시설

 

국내엔 현재 경기도 오산과 포천, 충남 아산, 경북 포항 등에 하수를 공업용수로 바꿔주는 시설이 들어서 있다. 이 중 가장 오래된 것은 경기도 오산의 재처리 시설로 2009년 4월부터 매일 1만2000t의 공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선 2014년 8월부터 가동에 들어간 경북 포항의 재처리 시설을 본격적인 시작이라고 본다. 이곳에선 매일 10만t의 공업용수를 인근 포스코 국가산업단지와 동국제강 등에 공급하고 있다. 국내의 하수 재처리 시설 중에선 최대 규모다. 이 시설을 통해 연간 2920만t 물을 절약하는 효과를 얻고 있는데 이만큼 물을 얻으려면 충남 보령댐 크기 댐이 3개 가까이 필요하다. 일반 수도요금보다 재처리수의 공급 단가가 더 싸기 때문에 매달 아끼는 물값만 2억900만원 수준이다. 강에 흘려보내는 하수량이 줄면서 하천의 수질도 좋아진다.

 

/그래픽=김현지 기자

 

경기도 파주, 경북 구미, 충남 천안·보령 등에서도 하수 재이용 시설 공사가 한창이다. 이 중 가장 먼저 가동에 들어가는 것은 LG전자 자회사인 LG히타치워터솔루션이 짓고 있는 경기도 파주의 재이용 시설이다.

 

파주 시민들의 생활하수를 처리하는 하수 처리장에서 내보내는 물을 끌어와 다시 걸러낸 뒤 파주LCD 산업단지에 공급한다. 내년 1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게 되면 매일 4만t의 공업용수를 공급하게 된다. 포항 시설에 이어 국내에선 두 번째 규모의 시설이 된다. 디스플레이 제품은 만드는 과정에서 작은 먼지 하나라도 들어가면 불량품이 되기 때문에 세척과 습도 조절에서 불순물이 없는 고급 산업용수가 필요하다.

 

◇이온 물질까지 걸러내는 화학 필터

 

 

화학약품이나 미생물을 이용하는 전통적인 정수 방식은 많은 양의 찌꺼기가 발생하거나 부유 물질을 완벽하게 제거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기술 개발을 거듭하고 있는 화학 필터를 사용하면 이런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 포항과 파주 등 대규모 하수 재이용 시설들은 모두 화학 필터 기술을 이용하고 있다.

 

파주 시설을 예로 들면, 인근 하수처리장에서 끌어온 물을 응집제를 첨가한 뒤 효성굿스프링스의 UF(UltraFiltration) 필터로 한 번 걸러낸다. UF 필터엔 미세한 구멍이 뚫려 있어 물에서 30~50㎚보다 큰 입자를 걸러낼 수 있다.

 

1㎚(나노미터)는 10억 분의 1미터로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10만 분의 1 정도에 해당한다. 이렇게 한 번 걸러낸 물을 다시 LG화학의 RO 필터(역삼투압 필터)로 다시 한 번 걸러낸다. LG히타치워터솔루션 이종일 차장은 "1차적으론 UF 필터에서 큰 입자들을 걸러내고, 2차적으로 RO 필터에서 작은 입자들을 걸러낸다"며 "RO 필터는 1㎚보다도 작은 이온 성분까지 걸러낼 수 있다"고 말했다.

 

미세한 구멍이 뚫린 얇은 막 양쪽에 깨끗한 물과 오염된 물을 놔두면 깨끗한 물이 오염된 물 쪽으로 이동한다. 농도가 낮은 용액이 농도가 높은 용액 쪽으로 이동하는 이른바 '삼투압' 현상이다. 그러나 오염된 물 쪽에 높은 압력을 가하면 반대로 오염된 물이 깨끗한 물 쪽으로 이동한다. '역삼투압' 현상이다. 이 과정에서 오염물질은 얇은 막을 통과하지 못한다. RO 필터는 이 역삼투압 원리를 이용해 물을 정화한다.

 

이채은 환경부 생활하수과장은 "화학 필터를 사용하면 오·폐수를 사람이 마실 수 있는 수준까지 걸러내는 것도 기술적으론 가능한 상태"라며 "물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도 장기적으로 하수 재이용 사업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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