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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증권 본입찰, 현대그룹측 요청으로 (구조조정후 몸값7000억대로 높힐 목적?)내년 1월로 연기. 헐값 매각을 피하기 위해 `시간 끌기`?

Bonjour Kwon 2014. 10. 24. 14:43

2014.10월 20일

 

올해안에 마무리될 예정이던 현대증권 매각절차가 내년으로 연기된다. 인수전 흥행에 실패하면서 몸값이 낮아진 것이 매각을 미루는 원인으로 풀이된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당초 이달 27일로 예정된 현대증권 매각 본입찰이 현대그룹측 요청으로 내년 1월 중순 께로 미뤄질 전망이다.

 

현대증권 매각주관사인 산업은행은 최근 "입찰안내서 발송을 매각측 사정으로 연기하니 양해를 바란다"는 내용의 공문을 인수후보들에게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은행은 이번주 일본 금융그룹 오릭스, 중국 푸싱그룹, 국내 사모펀드(PEF) 파인스트리트 등 3곳의 인수후보들에게 입찰안내서 및 주식양도계약서(SPA) 초안을 보낼 예정이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매각연기 사유에 대한 별다른 설명없이 단순히 연기됐다는 연락만 받았다"며 "실사 등에 비용이 계속 투입되고 있는데 차일피일 일정이 미뤄지고 있어 당황스럽다"라고 말했다.

 

현대그룹은 인수전 흥행 실패에 따른 헐값 매각을 피하기 위해 `시간 끌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당초 참여가 예상되던 현대차그룹ㆍ현대중공업그룹 등이 빠지면서 현대증권 인수전 흥행은 김이 빠진 모양새다. 현대그룹은 앞서 구조조정을 마무리한다는 이유로 이미 한차례 매각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현대그룹 측은 현대증권의 매각가를 7000억원 이상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인수전에 참여한 후보들은 5000억원 이상의 가격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현대그룹이 원하는 가격을 받으려면 내년초까지 새로운 인수후보들이 나타나야 하는 실정이다.

 

현대그룹은 지난해 발표한 3조3000억원 규모 자구안 중 이미 2조8200억원을 조달한 상황이라 현대증권 매각이 급하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상선 LNG 사업부문 매각 9700억원, 부산 신항터미널 투자자 교체 2500억원 등 사업부문 매각으로 1조2200억원을 조달했다.

또 현대엘리베이터 증자 1803억원, 현대상선 외자유치 1170억원 등으로 2973억원을 확보했다. 이외에도 현대로지스틱스 지분매각을 통해 6000억원을 마련했고, 현대상선 지분 유동화를 통해 내년 초 약 1500억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현대증권 구조조정 성과 등이 실제 실적으로 나타난 후 몸값을 높여 매각을 추진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 급한 불을 끈만큼 급하게 매각을 추진할 이유는 사라진 셈"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