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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해외 M&A 탄력? 부채가 '발목' 켐차이나 부채비율 에비타의 9.5배 달해…지속 가능성에 의문

Bonjour Kwon 2016. 2. 12. 07:59

2016년 02월 05일 11:33 더벨

 

해외로 뻗는 '주식회사 중국'의 재무 건전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중국 역사상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을 준비 중인 중국화공집단공사(켐차이나)의 막대한 부채 비율은 이번 딜의 성사 여부를 떠나 대담함이 곧 리스크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최근 해외에서 막대한 투자를 진행 중인 중국 기업들의 대부분은 레버리지가 매우 높은 국영기업 집단이다. 중국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이 없다면 매우 어렵거나 엄두도 내지 못했을 투자도 부지기수다.

 

중국 기업들의 대담한 해외 기업 사냥의 상징이 된 켐차이나도 예외는 아니다. 켐차이나는 이번 주 스위스 농업기업 신젠타를 438억 달러에 사들이기로 합의했다. 문제는 형편없는 재무제표다. 켐차이나는 지난해 3분기에 8억 8900만 위안의 순손실을 냈고 총 부채는 1565억 위안(240억 달러)에 달한다. 부채 비율은 2014년 말 기준 영업이익(EBITDA)의 9.5배로 국제적 기준에서 '과도한 레버리지'로 규정하는 EBITDA 8배보다도 훨씬 높다.

 

신용평가사 피치의 칼라이 필레이 디렉터는 국영기업인 켐차이나가 국영은행으로부터 무제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점이 재무 측면에서 딜이 성사될 수 있는 바탕이라고 말했다.

 

부채가 막중한 중국 국영기업들이 정부의 지원을 받아 성공적으로 해외 자산 인수를 마무리 짓는다고 해도 과도한 레버리지는 신젠타를 비롯한 다른 피인수 기업에 위험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정부의 지원이 줄어든다면 중국 기업들은 재무제표를 손보기 위해 해외 자회사의 배당을 압박할 수 밖에 없다.

 

FT는 켐차이나의 경우 최근 해외 기업 인수가 매우 산만한 패턴을 보이고 있어 전략의 우선순위가 어디에 놓이는지도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켐차이나는 정유와 살충제, 사료 등이 핵심 사업분야지만 지난해 이탈리아 타이어제조업체 피렐리를 79억 달러에 인수하고 지난달에는 독일 기계장비업체 크라우스마페이를 10억 달러에 사들이기로 합의했다.

 

중국 기업들의 해외 M&A 전략에 대한 의구심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은 켐차이나에서 끝나지 않는다. 중국의 기계장비업체 중련중과(Zoomlion)는 지난달 미국 경쟁사 테렉사에 33억 달러 인수를 제안했는데 정부가 일부 지분을 보유한 적자 기업인 중련중과의 부채 비율은 에비타의 83배나 된다.

 

한편 푸싱그룹은 지난 반년 동안 18개 해외 기업의 지분을 인수하는 데 65억 달러를 지출했다. 회사의 부채 비율은 지난해 6월 기준으로 에비타의 55.7배다. 푸싱은 클럽메드와 태양의서커스와 같은 유명 브랜드뿐 아니라 독일 프라이빗뱅크 Hauck & Aufhaeser를 포함한 다양한 자산을 인수했다.

 

비슷하게 차이나코스코홀딩스는 최근 피레우스항만공사의 지분 67%를 3억 6850만 유로에 인수하고 5억 유로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국영기업 코스코의 총 부채는 지난해 9월 기준 에비타의 41.5배에 달한다. 아시아 최대 원자재 중개업체 노블그룹의 곡물 부문인 노블애그리를 7억 5000만 달러에 인수하기로 한 중국 최대 국영 식품회사 코프코(Cofco)의 총 부채는 에비타의 52배다.

 

최근 중국 기업들의 해외 M&A를 이끄는 동력 중 하나는 국내 경기 둔화에 따른 다각화 전략이다. 그 동안은 위안화 저평가와 높은 국내 자본 투자수익률을 바탕으로 위안화 매출에 만족해 왔지만 상황은 변하고 있다. 국내 업황이 내리막을 걷고 위안화가 더 이상 절상 일변도로 나가지 않는 상황에서 국영기업은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됐다. 하지만 높은 부채 비율은 언제든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는 부분이다.